28일 LG그룹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은 최근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전자계열사를 시작으로 그룹의 사업 현황과 내년 전략 등을 점검하는 ‘사업 보고회’를 진행 중이다. 내달 정기 인사가 예정된 만큼 구광모 회장이 이번 사업 보고회를 통해 내년 그룹을 이끌 경영진 구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올해 LG그룹 신임 부회장 신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력한 부회장 승진 인사로 꼽히는 인물이 바로 조주완 LG전자 사장이다.
2021년부터 LG전자 대표에 올라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조주완 사장은 1987년 금성사(LG전자 전신) 입사 이후 지금까지 LG전자에 몸담고 있다. 특히 그는 2002년 LG전자 DA사업본부 해외사업전략그룹장을 시작으로 2016년 LG전자 북미지역대표까지 약 12년간 LG전자의 해외사업을 담당해올 정도로 글로벌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성과도 확실하다. 조주완 사장 취임 이후 LG전자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가전 시장이 불황에 빠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확실한 경영 상황에서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LG전자는 조주완 대표 취임 첫 해 2022년 사상 첫 연매출 80조원을 돌파했으며 올해까지 3년 연속 최대 매출을 경신할 전망이다. 또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LG전자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약 4조119억원으로 사상 첫 4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실적뿐만 아니라 주주환원 등 주주가치 제고도 점차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앞서 지난 17일 한국IR협의회가 주관하는 ‘2024 한국IR대상’에서 기업부문 최고상에 해당하는 금융위원장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는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일관되면서도 진정성 있는 행보를 인정받은 것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재무적으로는 2030년 ‘7·7·7(연평균성장률 및 영업이익률 7%, EV/EBITDA 멀티플 7배)’을 달성하고 LG이노텍을 제외한 연결 매출액 기준 100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현재 사업구조에 머무르지 않고 ▲플랫폼 기반 서비스 ▲B2B 가속화 ▲신사업 육성 등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중점 추진해 나가고 있다. LG전자는 오는 2030년 이들 세 가지 포트폴리오 전환 영역이 전사 매출의 52%, 영업이익의 76%까지 끌어 올린다는 방침이다.
조주완 사장도 지난달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전장에 이은 1조원 규모의 유니콘 사업들을 발굴해 사업 포틀로리오 개편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2027년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를 10% 이상으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LG전자 밸류업 프로그램에 포함된 주주환원정책은 2024사업연도부터 2026사업연도까지 3년간 적용된다. LG전자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25% 이상(지배기업소유주지분 귀속분 기준, 일회성 비경상 이익은 제외)을 주주환원에 활용한다.
또 투자자들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올해부터 시작한 기본(최소)배당액 1000원 설정 및 반기배당을 지속해 나가는 한편, 향후에는 분기배당에 대해서도 검토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검토중인 계획은 물론이고, 추가로 정해지는 내용에 대해서는 결정 즉시 수시로 시장과 투명하게 소통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능력 위주의 인사를 강조한 만큼 취임 이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조주완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다만 구광모 회장이 취임 이후 부회장단을 점차 축소하며 경영 구조 효율화와 원톱 리더십도 강화해 온 만큼 현상 유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또 조주완 사장의 비전 실현의 연속성을 위해 유임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2018년 LG그룹의 부회장단은 권영수, 박진수닫기박진수기사 모아보기, 조성진, 차석용, 한상범, 하연회 부회장 등 총 6인 체제였다. 2019년에는 박진수, 한상범, 조성진 부회장이 물러났으며, 2020년 하현회 부회장, 2022년 차석용 부회장, 2023년 권영수 부회장이 차례로 사임했다. 현재는 구광모 회장이 직접 지명한 신학철, 권봉석 부회장 2인 체제다. 두 사람에 대한 구광모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만큼 유임 역시 유력하다.
구광모 회장이 본인 주도의 ‘ABC(AI, 바이오, 클린테크) 전략’으로 그룹 사업체계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도 현 체계를 유지할 수 있다. 일례로 LG그룹과 마찬가지로 부회장 2인 체제인 SK그룹이나 아예 부회장단을 두고 있지 않는 현대차그룹이 오너 중심의 강력한 경영 체계와 효율화를 유지하고 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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