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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차 정의선號 4년…차원 다른 리더십

기사입력 : 2024-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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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호룡 기자
▲ 곽호룡 기자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겨울이 오고 있다. 여느 해보다 추운 겨울일 거 같다. 구조조정, 희망퇴직 등과 같은 살벌한 단어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그런데 현대자동차그룹을 보면 표정이 달라진다. 코로나가 창궐한 2019년 이후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달 취임 4주년을 맞은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차그룹 회장이 거두고 있는 놀라운 성과다.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판매 순위에서 현대차그룹은 토요타·폭스바겐그룹에 이어 3위 자리를 지켰다. 판매량 730만대로 4위 르노 연합(640만대)과의 차이를 전년인 2022년 70만대에서 90만대로 크게 벌렸다.

지난 1999년 현대차가 내세운 목표는 ‘글로벌 톱10’ 진입. 쉽지 않은 목표였지만 현대차그룹은 2010년 톱5에 진입하며 남다른 성장세를 과시했다.

2018년 정의선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당시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실질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선 때였다. 경영환경은 극도로 불안했다. 미국에서는 ‘세타2 엔진’ 결함으로 매년 수조원 비용이 발생하고 브랜드 신뢰도 추락했다. 2010년대 중반까지 현대차·기아 고속 성장을 이끌던 중국 시장에서는 사드 사태 이후 한 푼도 벌어들이지 못했다.

정의선 회장은 먼저 조직 체계부터 다시 세웠다. 군대조직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던 현대차그룹을 개개인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꾸고자 했다. 정 회장은 “스타트업처럼 의사결정이 자율적으로 결정되는 문화로 변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위임원들에게 각종 자료가 첨부된 종이서류와 PPT(파워포인트) 보고를 지양하고 “포인트만 간략히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본사에서는 자율복장과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직급도 단순화하고 10대 그룹 최초로 정기공채를 폐지하고 수시채용을 실시했다. 본사가 결정하던 해외전략도 현지 법인에 권한을 최대한 부여했다. 현지 시장 트렌드 변화는 각 법인이 가장 신속하게 읽어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가 옳았다. 정 회장 체제 아래 현대차그룹은 신속한 조직으로 탈바꿈했다. 가장 극적인 반전을 이룬 곳이 미국이다. 주로 아반떼·K3·쏘나타 등 세단을 팔던 현대차그룹은 투싼·스포티지·싼타페·쏘렌토 등 SUV 비중을 키웠다. 팰리세이드, 텔루라이드 등 새롭게 개발한 SUV도 인기를 끌었다.

중국은 ‘아픈 손가락’이지만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거의 매년 중국 사업담당을 교체하는 등 반등에 힘썼지만 효과가 없자, 노후공장을 매각하고 중국 생산물량 일부는 동남아·중동 등으로 돌렸다. 그 결과 지난 2분기 기아 중국법인은 흑자 전환을 해냈다.

전등화 분야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세가 커지자 하이브리드 비중을 높이는 등 트렌드 변화에 신속히 대응했다. 하이브리드는 전기차보다 마진이 높아 수익성을 키우는 효과를 내고 있다.

시장 변화에 대한 발빠른 대응은 정 회장이 강조하는 ‘고객경영’ 결과다. 그는 회장 취임 이후 4차례 신년사에서 고객이라는 키워드를 38회로 가장 많이 언급했다. 정 회장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에 집중하면 결과가 따라온다고 확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이 주도하는 혁신을 통해 짧은 기간에도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었다. 위기 속에서 리더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그가 입증하고 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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