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성장에 이자이익 증가세…일회성 대손비용 감소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 3분기 합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총 4조7347억원으로 집계됐다. KB금융은 이날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먼저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이어 25일 신한금융과 우리금융, 29일 하나금융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앞서 4대 금융은 올 상반기 순이익 9조원을 넘어서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바 있다. 가계·기업대출 증가로 이자이익이 큰 폭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달 2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594조1503억원으로 6월 말 대비 20조4827억원 증가했다. 2분기 증가액(10조4074억원)과 비교하면 2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정책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잇달아 인상하면서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NIM 축소도 일부 방어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예금금리는 하락하면서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금리 차이)는 확대됐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대 은행의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평균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0.44%포인트로 전월(0.33%포인트 대비) 0.11% 포인트 벌어졌다.
대손비용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일회성 요인보다는 자산건전성 악화로 인한 보수적 충당금 적립 등 경상비용을 중심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지속적으로 우려가 제기되던 부동산 PF의 경우 현재까지는 각 회사의 예상 범위 내에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만큼 올 2분기 수준의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여전히 소호 등을 중심으로 건전성 레벨 악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경상적인 대손비용은 지속적인 악화 추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NIM 하락에도 불구하고 대출성장률이 상당히 높게 나타나면서 이자이익 감소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PF 추가 충당금 규모도 우려보다 크지 않아 대손비용이 전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시중금리 및 환율 하락 등으로 채권관련 손익과 외화환산익발생 등이 예상되지만 주식시장 부진 등에 따라 전체 비이자이익은 전분기보다는 다소 감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KB, 순이익 선두…'증가율 1위' 신한, 증권 운용 손실 변수로
회사별 실적 컨센서스를 보면 KB금융은 올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한 1조5145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예상된다.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 규모다.순이익 증가율 기준으로는 신한금융이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의 순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9% 증가한 1조3336억원이다.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KB금융의 순이익 컨센서스와 비교하면 1800억원 넘게 격차가 벌어진다.컨센서스대로라면 KB금융이 올 상반기에 이어 금융지주 1위 자리를 차지할 전망이다. KB금융은 상반기 2조78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신한금융(1조4255억원)을 300억원가량 앞섰다.
신한금융은 최근 신한투자증권에서 발생한 운용 손실 사고가 실적 변수로 꼽히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1일 올해 8월 2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 공급자(LP) 운용 과정에서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매매를 하다가 13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손실 추정 금액은 신한투자증권의 올 상반기 순이익의 63%에 달하는 규모다. 이와 관련한 충당금이 3분기 실적에 반영될 경우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컨센서스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신한투자증권은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14.4% 감소한 207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하는 데 성공했지만 운용 손실 금액에 대한 회계 반영시점에 따라 다시 적자를 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선주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신한투자증권의 예상손실금액은 3분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라며 “자본력과 이익창출력을 감안하면 예상손실금액은 감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예상 대비 손실규모가 크게 확대될 경우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 지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3분기보다 6.98% 늘어난 1조22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우리금융의 경우 순이익이 1년전 대비 3.9% 줄어든 8617억원에 그쳐 나홀로 1조원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KB·하나, 밸류업 공시...4대 금융 연간 순이익도 역대급 예상
이익 개선을 바탕으로 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는 KB금융과 하나금융이 지난달 24일 발표된 한국거래소의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가순자산비율(PBR) 요건 미달로 제외된 만큼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KB금융과 하나금융은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공시할 계획이다. 앞서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지난 7월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면서 CET1비율 관리 방안을 제시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경우 목표환원율 제시 보다는 주주환원에 대한 예측가능한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이고 하나금융은 4대 금융 가운데 유일하게 3분기 여신 성장을 거의 하지 않아 CET1비율 상승에 따른 추가 자사주 매입 가능성 열려있는데, 1000억원~15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며 “거래소는 연말께 지수 구성 종목 변경을 예고했는데, 밸류업 공시에 따른 인센티브 반영으로 양사 모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3분기에도 실적 호조가 이어지면서 4대 금융은 연간 기준으로도 역대급 실적을 쓸 가능성이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4대 금융이 올해 17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4대 금융의 올해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는 총 16조681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14조9279억원)보다 11.7% 늘어날 전망이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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