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표는 이달 4일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부산국제영화제에는 티빙의 오리지널 시리즈인 ‘좋거나 나쁜 동재’와 ‘내가 죽기 일주일 전’ 등의 콘텐츠가 공식 초청됐다. 그중 ‘좋거나 나쁜 동재’는 CJ ENM 채널 계열사인 tvN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캐릭터를 떼내 만든 스핀오프 작품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10부작 중 3회까지 먼저 공개됐다.
구체적으로 윤 대표는 CJ ENM의 강력한 지적재산권(IP)을 발판으로 플랫폼 간 시너지를 창출, K콘텐츠 생태계를 선도하겠다는 청사진을 펼쳤다. 이를 위해 ▲우수하고 유망한 크리에이터 확보로 선진 제작 시스템 구축 ▲리니어(TV)-디지털 플랫폼 간 시너지 창출 및 선제적 유통구조 확립을 통한 경쟁력 확보, 티빙의 콘텐츠 포트폴리오 최적화 및 수익모델 다각화 ▲지속 가능한 글로벌 사업구조 확립 등의 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CJ ENM은 콘텐츠 제작사인 스튜디오스를 통해 신인 크리에이터를 발굴하고 있다. 스튜디오스에서는 칸 영화제 수상작인 ‘헤어질 결심’과 국내 최초 뮤지컬 영화인 ‘영웅’, tvN 상반기 히트작 ‘선재 업고 튀어’ 등이 탄생했다.
CJ ENM은 아픈 손가락이었던 티빙이 프로야구 독점 중계와 콘텐츠 흥행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구독자를 되찾았다. 지난 2020년 61억 원 적자를 낸 티빙은 2021년 762억 원, 2022년 1192억 원, 2023년 1420억 원의 영업손실을 이어갔다.
이후 티빙은 1350억 원을 투입해 오는 2026년까지 KBO 프로야구 유무선 독점 중계권을 손에 넣었고, 올해 3월에는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수익 창출에 나섰다. 티빙의 전략은 맞아떨어졌다. 올 상반기 티빙의 구독자 수가 740만 명을 기록하며 전년(574만 명)보다 28.9% 증가한 것이다.
다만, 아직 갈 길은 멀다. 티빙은 올해 1, 2분기 각각 385억 원과 117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작년보다 적자 폭이 줄긴 했으나, CJ ENM으로서는 여전히 부담이다.
실제로 CJ ENM의 최근 3년간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이 2021년 2969억 원에서 2022년 1374억 원으로 반토막 나더니 2023년에는 146억 원의 영업손실에 빠지며 적자 전환했다. 특히 지난해 1·2분기에는 내리 적자를 낼 만큼 어두운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CJ ENM은 콘텐츠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같은 해 3분기 적자를 끊어낸 CJ ENM은 올해 들어서도 1·2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CJ ENM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1조9979억 원) 대비 16.1% 오른 2조3189억 원이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4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807억 원 적자에서 반전을 이뤘다.
윤 대표는 CJ ENM 단독대표로 취임하면서 고삐를 당겼다. 1972년생인 윤 대표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온 후 1999년 CJ그룹에 입사했다. 그는 CJ대한통운과 CJ제일제당의 슈완스 인수와 같은 CJ그룹의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추진해온 인물이다.
CJ 경영전략1실장과 CJ대한통운 경영지원실장 등의 요직을 거쳐 2022년 CJ ENM 커머스부문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CJ ENM 커머스 사업인 CJ온스타일에서 모바일 원플랫폼 전략을 도입해 150개 이상의 신규 브랜드를 들여왔고, 모바일 라이브커머스를 성장시켰다. 이 같은 성과에 윤 대표는 올해 CJ ENM 단독대표로 직함을 바꿔달았다.
그는 CJ그룹에서 재무·자금, 기획, 경영, M&A, 커머스 등 전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 대표가 역량을 발휘했던 CJ온스타일의 경우 최근에 콘텐츠커머스를 선보이면서 홈쇼핑업계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배우 한예슬과 안재현, 가수 선예와 소유, 방송인 김소영 등을 섭외해 예능 형식의 콘텐츠로 꾸민 커머스 사업을 펼친 것이다. CJ온스타일 핵심 상품군인 패션과 뷰티, 리빙, 프리미엄, 유·아동, 신상품 등을 테마로 라이브쇼를 시작, TV와 모바일 그리고 유튜브를 연계한 신개념 플랫폼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 역시 CJ ENM이 추진하는 콘텐츠 IP 사업과 무관치 않다.
윤 대표는 “내년은 CJ ENM 창립 30주년으로, CJ ENM의 IP 경쟁력을 글로벌로 전파해 문화 사업의 새로운 생태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No.1 IP 파워하우스’로 거듭날 것”이라며 “유능한 창작자들이 꿈꾸는 콘텐츠가 실현되고, 함께 전 세계로 뻗어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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