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시장이 서서히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고, 9월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까지 예고되면서 얼어붙었던 재개발·재건축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에 수주가 거의 없었던 건설사들도 속속 수주 소식을 알리고 있는 한편, 도시정비 수주액 ‘1조 클럽’에 가입하는 건설사들도 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말 기준 3조8799억원의 수주고로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부산의 재개발 최대어로 꼽혔던 촉진2-1구역(1.3조원)을 필두로 노량진1구역 재개발(1조927억원)과 고양 별빛마을8단지 리모델링(4988억원) 등 굵직한 사업을 연달아 수주했다.
지난해 1위였던 현대건설은 3조3060억원의 수주고로 2위를 지키고 있다. 대전 도마변동16구역 재개발(7057억원)부터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7740억원)에 이르기까지 전국 곳곳에서 알짜배기 사업들을 품에 안았다.
주말 사이에도 수주 소식이 속속 이어졌다. 먼저 DL이앤씨는 지난달 31일 공사비 4292억원 규모의 도곡개포한신 재건축사업을 수주했다. 지난 7월 있었던 ‘잠실우성4차 재건축사업(약 3817억원)’에 이어 강남권에서 연이은 성과다. DL이앤씨는 도곡개포한신 재건축사업의 단지명을 ‘아크로 도곡’으로 제안했다.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만의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주거 가치를 제안해 조합원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대우건설 역시 지난 8월 말 열린 ‘개포주공5단지 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정기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됐다. 공사비는 6970억원 규모다. 대우건설은 사업장 번지수인 개포동 187의 의미를 살려 단지명을 ‘개포 써밋 187’로 제안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신반포16차 재건축사업을 시작으로 총 4건, 1조3554억원의 수주고를 달성했다. 현재 수주 추진 중인 부산 괴정5구역도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있어 수주고는 더욱 늘어날 예정이다.
여전히 굵직한 사업장들도 대기 중이라 순위표는 얼마든지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공사 선정 예정인 공사비 1조원 이상 사업지는 ▲한남5구역 재개발(1조7000억원) ▲한남4구역 재개발(1조5700억원) ▲신반포2차 재건축(1조2830억원) ▲신길2구역 재개발(1조700억원) ▲마천3구역 재개발(1조255억원) 등이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회복됐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지만, 그렇다고 수주를 안하는 것은 굶어죽겠다는 소리니 안할 수도 없다”며, “사업성이 보장된 곳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어서 연말로 갈수록 경쟁 수주가 심화될 것 같아 내부적으로도 깊은 고민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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