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생 김남정 회장은 참치 회사였던 동원그룹 외형 성장 일등공신이다. 여느 오너 2세와 다르게 사원부터 시작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김 부회장은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부회장 재직 10년간 동원그룹 입수합병(M&A) 10여 건을 성사시켰다. 축산 도매 온라인몰 ‘금천’, 물류 기업 동부익스프레스, 원통형 배터리 캔 제조사 엠케이씨(MKC) 등을 인수했다.
최근에는 부산 신항에 국내 최초 자동화 항만인 ‘동원 글로벌 터미널 부산(DGT)’도 구축했다. 이에 동원그룹은 수산·식품·소재·물류 등 4대 밸류체인을 두게 됐다. 그룹 매출은 지난 2013년 1조4438억원에서 지난해 8조9486억원으로, 10년 만에 6배나 몸집이 커졌다.
김남정 회장은 그간 ‘탈참치’에 적극 나섰다. 특히 아버지 김재철 명예회장이 공들여온 과학·IT 분야에서도 답을 찾고 있다. 김 명예회장은 인공지능(AI) 인재 양성을 위해 지난 2020년 카이스트에 사재 500억원을 출연했다. 국가 미래가 AI 혁명에 달렸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에 카이스트는 김 명예회장에 과학기술학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하고 AI대학원을 ‘김재철AI대학원’으로 변경했다.
최근에는 자체 AI 플랫폼 ‘동원GPT’를 개발해 업무 혁신에 나섰다. 문서 작성부터 데이터 분석, 인사, 총무 등 사내 정보를 한곳에 모았다. ERP(전사적자원관리), MES(생산관리시스템) 등과도 연계해 효율성도 높인다. 임직원 대상 AI 실습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김남정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도 참여한다. 지난 3월 이사회 개편 과정에서도 카이스트 교수를 신규 영입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앞서 동원산업은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남정 부회장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 또 기존 3명 사내이사와 3명 사외이사를 재선임하는 안도 통과시켰다. 사내이사로는 김남정 회장과 박문서 동원산업(지주) 대표이사, 민은홍 동원산업(사업) 대표이사가 이름을 올렸다.
사외이사로는 김주원 전 카카오 부회장, 김종필 법무법인 율우 대표변호사, 윤종록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가 재선임됐다. 신규 사외이사로 심현정 카이스트 김재철AI대학원 교수가 합류했다.
이들 면면은 화려하다. 김주원 사외이사는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과 카카오 부회장, 카카오뱅크 이사회 의장 이력을 갖고 있는 경제통이다. 김종필 사외이사는 대검찰청 정보통신과장,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 등을 역임한 검사 출신 법률 전문가다.
윤종록 사외이사는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대표 인물로,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한국지능로봇산업협회장 등을 거쳤다.
현재 카이스트에서 과학·IT 분야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심현정 사외이사는 연세대 글로벌융합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다 카이스트로 옮겨 컴퓨터 비전, 기계학습 등을 연구하고 있다.
동원산업은 이사회 내 경영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경영위원회는 김 회장 등 사내이사가 담당한다. 이사회 감시 역할을 하는 내부거래위원회나 감사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채워졌다. 이사회 의장은 독립성을 보장해 김주원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김남정 회장은 “지난 50년간 동원그룹을 이끌어온 김재철 명예회장 업적과 경영 철학을 계승할 것”이라며 “과감한 투자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고객뿐 아니라 임직원과 관계사,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를 받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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