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중으로써는 경쟁사인 한화그룹에 협력사를 잃은 것이다. 지난해 필리조선소를 소유한 노르웨이 해양·해상풍력·에너지 전문기업 아카(Aker) 그룹이 한화 측에 인수제안을 하며 논의가 진행됐다는 점을 HD현중이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한화그룹은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 지분(100%)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미국 정부는 존스법(Jones Act)을 통해 자국 연안을 운항하는 함선을 자국 내에서 건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한화오션과 HD현중이 관심 갖는 미 해군 MRO사업을 위해서는 조선소 인수가 필수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당시 보도가 나올 당시에는 인수가 진행되는 과정에 있었기 때문에 한화 측에서 이를 공식으로 인정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고 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필리조선소 인수에 난감한 상황이 됐다. 경쟁사인 한화오션이 필리 조선소 인수에 나선 가운데 이에 대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
당시 HD현대중공업은 협약에 따라 필리조선소에 함정·관공선 설계 및 자재 패키지 공급을 지원하고 미국 해군, 해경, 연방 해운청 함정과 관공선 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필리조선소가 한화오션에 넘어가게 되면서 HD현중의 해당 협약내용이 지속될 지는 불투명해졌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매도인 측으로부터 해당 MOU는 구속력이 없는 형태의 합의 문건이란 확인을 받았다"면서도 "한화오션이 HD현대와 K-방산 수출 및 내수 시장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인수 이후에도 법과 원칙에 따라 국익을 위해 협력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현재 필리조선소 인수는 미 정부의 승인을 남겨두고 있는데 미 정부에서도 이번 인수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 장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각) 해군 홈페이지 올린 성명에서 한화그룹의 필리조선소 인수에 대해 "새로운 해양치국 판도를 바꾸는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미 해군과 250년간 관계를 맺어온 필라델피아에는 양질의 일자리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홍윤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ahyk815@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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