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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배터리 리밸런싱 고심…최재원·최창원 선택은?

기사입력 : 2024-06-03 00:00

(최종수정 2024-06-0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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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효율 사업’ 정리 미션인 최창원 의장
최재원 부회장, 배터리사업 애정 ‘각별’

SK 배터리 리밸런싱 고심…최재원·최창원 선택은?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SK그룹이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중심으로 사업별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조정)을 진행하는 가운데 전기차 수요 둔화에 직면한 배터리 사업 개편안을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이다.

배터리 사업은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 회장 친동생 최재원닫기최재원기사 모아보기 SK 수석부회장이 경영복귀 이후 그룹 미래 먹거리로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핵심 비즈니스다. 최 수석부회장은 SK 배터리 사업을 초기단계부터 기획하고 키웠다. 배터리 사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 둔화로 상황이 밝지만은 않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지난해 58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4분기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첫 분기 흑자전환에도 실패했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손실 3315억원이 나왔다. 미국 조지아 공장 가동으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했으나, 배터리 광물 가격 하락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등 변수가 발생했다.

자체 현금창출력이 아직은 부족해 재무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1분기말 기준 총차입금 규모가 19조원에 이른다. 전사적 비용 효율화가 진행중이나 내년까지 헝가리 3공장, 중국 4공장, 미국 포드 합작 1·2공장 등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이마저도 쉽지 않다. 회사는 올해만 7조5000억원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이지만 SK그룹은 배터리 사업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보고 있다. SK온을 이끌고 있는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은 지난 4월 타운홀 미팅에서 “전동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자 정해진 미래”라고 강조했다.

다만, 배터리 사업을 키우고 싶은 최 수석부회장과 달리, 최창원 의장은 비효율적 사업을 정리하는 ‘긴축’ 임무를 부여받았다.

최 수석부회장 사촌 동생인 최창원 의장은 SK디스커버리 계열사를 독립 경영하다 작년 12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낙점돼 그룹 경영에 본격 참여하고 있다.

올해 4월 최 의장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그간 SK그룹 계열사들이 거시 경제 변수나 지정학 리스크 등 환경 변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일부 최고경영자(CEO)들이 무리한 투자로 사업을 벌였다는 자기반성이다. 이에 비핵심 자산은 매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문제는 SK온이 전기차 업황 반등 시점이 불확실한 가운데 빚을 내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SK그룹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SK온과 SK엔무브를 합병해 상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SK엔무브는 SK이노베이션 윤활유 자회사다. 지난해 영업이익만 1조원 벌어들일 정도로 현금흐름이 뛰어난 알짜 기업이다. 그러나 이 방안이 알려지면서 SK엔무브 직원들이 크게 반발했다. SK엔무브는 2년 연속 그룹 최대 수준 성과급을 지급한 반면, SK온은 적자를 이유로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 지난 2021년 SK엔무브 지분 40%를 인수해 2대 주주에 오른 재무적투자자(FI) IMM크레딧솔루션도 기업 가치 훼손을 우려할 가능성이 높다.

SK아이이티테크놀로지(SKIET) 매각설이 나오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IET는 SK온에 배터리 핵심 소재 분리막을 공급하고 있다. SK온 부진으로 분리막 출하량도 하락해 지난 1분기 영업손실 67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SK엔무브 합병설과 SKIET 매각설과 관련해 “배터리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은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확정된 사안은 없지만 아이디어 차원에서 논의했다고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창원 의장이 관장하고 있는 리밸런싱 작업은 이달 SK 확대경영회의에서 중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 회의는 최태원 회장, 최창원 의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등 그룹 최고경영진이 모여 경영 현황을 점검하고 하반기 전략을 점검하는 자리다.

배터리 사업 교통정리와 관련해서는 뾰족한 묘수가 보이지 않는 만큼 올해말까지 업황을 주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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