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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의 임세령·임상민 ‘자매경영’

기사입력 : 2024-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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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늦어도 언니는 지주사 부회장
지주사 지분은 동생이 2배 더 많아

▲ 대상 오너일가이미지 확대보기
▲ 대상 오너일가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대상그룹 임창욱 명예회장 두 딸 임세령닫기임세령기사 모아보기 부회장과 임상민 부사장 ‘자매 경영’이 단단해지고 있다. 언니 임세령 부회장은 지주사 대상홀딩스, 동생 임상민 부사장은 핵심 계열사 대상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직급으로만 보면 언니 임세령 부회장이 더 높지만, 지분은 동생 임상민 부사장이 2배가량 더 많다.

대상그룹은 고(故) 임대홍 창업주가 1956년 선보인 국산 조미료 ‘미원’ 빅히트로 성장한 기업이다. 1987년 장남 임창욱 명예회장이 그룹을 물려받아 2세 경영을 이어갔다. 그러나 임 회장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경영에 손을 뗐고, 그룹은 전문경영인(CEO) 체제로 재편했다. 당시 임세령·임상민 자매는 20대였다.

대상그룹은 2016년 조직개편을 하면서 임세령·임상민 자매를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시켰다. 이어 두 자매를 나란히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등기이사는 인수·합병(M&A) 같은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이사회 일원이다. 오너 일가가 등기임원이 되는 것은 책임경영을 통해 그룹 내 입지를 강화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대상그룹은 지주사 대상홀딩스와 핵심 계열사 대상을 비롯해 42개 회사를 두고 있다. 대상은 장류, 간편식을 취급하는 청정원과 김치류를 제조하는 종가 등 브랜드를 운영한다. 지난해 매출은 4조1075억원으로, 국내 식품기업에서는 CJ 제일제당과 동원F&B에 이은 규모 3위 기업이다.

지배구조를 보면 지주사 대상홀딩스가 지분 39.28%(1360만8456주)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대상홀딩스는 동생 임상민 부사장이 지분 36.71%(1329만2630주)를, 언니 임세령 부회장이 지분 20.41%(738만9242주)를 나눠 가졌다.

단순히 현재 지분만 보면 동생 임상민 부사장 경영 승계가 유력하다. 그러나 언니 임세령 부회장도 지난달 열린 대상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등 그룹 내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1977년생 임세령 부회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뉴욕대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대학교 재학 중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회장과 결혼했고, 2009년 이혼하면서 대상그룹 경영에 뛰어들었다.

이듬해 임 부회장은 대상그룹 외식 프랜차이즈 계열사인 대상HS 대표를 맡았고, 2012년 대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선임돼 회사로 복귀했다. 이어 대상 식품BU 마케팅담당 전무, 마케팅담당 부회장을 역임하다 2021년 대상홀딩스 전략담당 부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지난해 6월 미국 식품기업 ‘럭키푸즈’를 인수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대상은 럭키푸즈 인수로 미국에서 김치나 소스류, 가정간편식 등 판로를 확보했다.

1980년생 임상민 부사장은 이화여대 사학과와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 런던비즈니스스쿨 MBA 등 학력을 쌓았다. 그는 언니보다 2년 일찍 대상그룹에 첫발을 내디뎠다. 2007년 대상그룹 계열사 UTC인베스트먼트 투자심사부 차장으로 입사했다. 2009년 대상 PI본부 차장에 올라 본사에서 그룹 경영혁신 업무를 맡았다. 2012년 대상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으로 신사업 발굴과 글로벌 사업을 수립했다.

그는 꼼꼼한 성격으로 경영환경에 맞는 세부적 예산운용안을 짜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후 임 부사장은 대상아메리카 부사장, 대상홍콩 중국사업전략담당을 거쳐 글로벌 전략가로 초석을 다졌다.

이처럼 대상그룹은 자매간 균형이 잡히면서 아직은 승계 여부를 점칠 수 힘든 상황이다. 언니 임세령 부회장은 지주사 대상홀딩스에서 계열사 경영 전반을 총괄하고 동생 임상민 부사장은 핵심 계열사인 대상에서 미래 먹거리 사업을 추진한다. 대상 측은 이 같은 자매 경영 구도에 대해 각자 분야에서 경영능력을 입증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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