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GRS(대표 차우철) 롯데리아와 신세계푸드(대표 송현석) 노브랜드버거는 지난해 ‘상식 밖’ 햄버거를 잇달아 선보였다. 번(버거용 빵)부터 예사롭지 않다. 번을 뒤집은 것도 모자라 그 위에 피자처럼 토핑했다. 밥알에 알싸한 고추장을 입혀 삼각김밥처럼 만든 것도 있다. 패티도 듣도 보도 못한 내용물들로 구성돼 있다. 햄버거로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짜장 소스로 양념을 내거나 왕돈까스가 통째로 튀겨져 있다.
1979년 국내 영업을 시작한 롯데리아는 독특한 햄버거를 꾸준히 선보였다. 1996년 우엉버거를 시작으로 라이스버거, 라면버거, 폴더버거, 밀리터리버거, 마라버거 등을 잇달아 내놓았다. 기존 햄버거와 전혀 달라서 업계에서는 ‘롯데리아는 무근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이 가운데 1999년 롯데리아가 내놓은 라이스버거는 출시 한 달 만에 무려 30만 개가 판매되는 등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롯데리아는 작년에도 ‘전주비빔 라이스버거’와 ‘왕돈까스버거’를 론칭해 ‘햄버거 파괴왕’ 명성을 이어갔다.
왕돈까스버거는 패티만 성인 남성 손바닥 크기를 압도할 정도로 크다. 돈까스 위에는 양배추, 피클 등이 쌓여있다. 달짝지근한 소스를 햄버거 위에 뿌려 먹으면 경양식 돈까스 맛이 난다. 이 제품도 지난해 12월 약 2주간 전국 16개 매장에서 시범적으로 판매됐다. 물량 4000개가 완판되면서 목표 판매량 110%를 달성했다. 롯데리아는 이에 지난달 왕돈까스버거 중량을 10g 더 늘려 햄버거 하나에 948kcal로 만들었다. 출시 2주 만에 50만 개 이상이 판매됐다.
2019년 문을 연 노브랜드버거는 햄버거 후발주자다.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햄버거 시장에서 가성비로 승부수를 띄웠다. 노브랜드버거 대부분 제품은 아무리 비싸도 1만원을 넘지 않는다. 또 다양한 고객 성향을 고려해 용량을 낮춘 0.5인분 샐러드나 식물성 재료로 만든 번도 선보였다. 노브랜드버거의 이 같은 전략은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고, 론칭 5년 만에 248개의 매장을 두게 됐다.
페퍼로니피자 치킨은 번을 뒤집은 채로 그 위에 스위스 치즈를 토핑했다. 번 사이에는 치킨이 들어있어 햄버거 하나로 치킨, 피자를 동시에 맛볼 수 있다. 지난해 7월 첫 선을 보인 후 현재까지 60만 개가 판매되는 등 스테디셀러 반열에 올랐다.
짜장버거는 단품이 2900원, 세트도 5000원을 넘지 않는 극강의 가성비를 자랑한다. 짜장과 햄버거라는,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메뉴를 적절하게 조율했다. 계란에다 치즈를 더한 ‘짜게치버거’도 선보이는 등 가성비 마케팅을 펼쳤다. 사이드 메뉴도 감자가 아닌 군만두로 구성해 짜장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11월 출시 후 현재까지 50만개 팔렸다.
노브랜드버거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 가성비 높은 제품을 선보이는 것과 동시에 참신한 마케팅으로 제품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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