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등 코오롱그룹 주력 3사는 오는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규호 부회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등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각각 공시했다. 이 부회장은 현재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사내이사에 이름 올리고 있다.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그룹 핵심 4사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
이 부회장이 그룹 경영 중심에 본격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는 계열사를 돌아다니며 경영수업을 받거나 주로 신사업을 발굴하는 일을 맡았다.
이 부회장은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차장으로 입사해, 코오롱글로벌 건설 부장으로 현장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으로 분할하면서 이 회사 대표와 함께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리고 1년 만인 작년 연말 인사에서 지주사 부회장으로 오르며 그룹 전략을 총괄하는 자리에 올랐다.
입사로부터 11년 만에 현재 그룹내 최고직위인 부회장까지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 것이다.
당시 이 명예회장도 “능력을 인정받아야 최고경영자(CEO)가 될 수 있다"며 "아니면 주식을 한 주도 물려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정당성을 인정받을 기회는 위기에서 찾아왔다.
지난해 ㈜코오롱은 매출 5조8895억원으로 전년대비 4.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6.6% 감소한 1037억원을 기록했다. 2021~2022년 3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다가 5년만에 2018년(1050억원) 수준으로 주저앉은 것이다.
주력 사업인 코오롱인더스트리 산업자재 계열이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익성이 뚝 떨어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국에 이어 중국으로 확장한 패션 사업도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여기에 필름 사업 적자는 누적되고 고금리로 인한 이자비용도 부담이 되고 있다.
그나마 새로운 먹거리로 대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한 슈퍼섬유 아라미드는 성장성이 기대되지만 아직 주력 사업을 대체할 수준엔 미치지 못한다.
코오롱글로벌은 건설업 불황 여파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92%나 감소했다. 비주택 부문 수주를 늘리고 풍력발전사업 확대한다는 전략이지만 단기간 회복은 어려워 보인다.
마땅한 돌파구가 없는 상황에서 이규호 부회장이 젊은 감각으로 체질개선을 주도한다는 복안이다.
입사 11년 만에 부회장 직함을 단 이 부회장이지만 회사 내부 사정을 파악하기엔 충분한 시간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는 지난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차장으로 입사해 현장 경험을 쌓고, 코오롱글로벌 건설 부장,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 COO(최고운영책임자),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이사 등 사내 주요 사업을 두루두루 경험했다.
코오롱은 "이 부회장은 10여년간 다양한 직군의 근무 경험을 통해 조직 이해도가 높아, 지속성장을 위한 경영능력 발휘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 부회장 개인으로는 향후 지주사 지분 승계를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한 포석이 될 수도 있다. 이웅열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코오롱 45.83%, 코오롱인더스트리 1.19%, 코오롱글로벌 0.38% 등이다.
계열사 지분이 전혀 없는 이규호 부회장은 사내이사로 이름 올린 4개사 급여와 상여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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