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GRS(대표 차우철)이 운영하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는 지난달 29일부터 ‘왕돈까스버거’를 정식 출시했다. 이 제품은 롯데리아가 지난해 12월 테스트 메뉴로 선보였던 것으로, 당시 2030세대 젊은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고물가 기조에 한 끼 식사가 부담되는 만큼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려는 젊은 고객들을 적확하게 파고들었다.
롯데리아는 앞서 1999년 국내 최초 쌀로 만든 번인 라이스버거를 출시했다. 이후에도 오징어버거, 라면버거, 마라버거 등 일반 햄버거와 다른 메뉴들을 내놓았다. 당대 트렌드를 접목한 이색 제품이었다. 혹자는 롯데리아의 이러한 전략을 무근본 마케팅이라고 부른다.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롯데리아는 소기 성과를 보였다. 가장 최근만 하더라도 전주비빔 라이스버거는 출시 한 달 만에 80만개나 판매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새로 나온 왕돈까스버거도 보는 재미를 확실히 잡았다. 패티가 번보다 큰 것은 종종 보았으나, 번을 감싼 적은 처음이었다. 한 입도 모자로 한 손에 넣는데도 어려울 정도였다. 제품에는 돈까스 소스가 따로 동봉했으며, 포장지에는 햄버거 먹는 방법이 기재됐다. 이름처럼 돈까스가 메인인 제품이었다. 돈까스 위에는 양배추, 피클 등이 올려져 있었다. 소스를 빵 위에 뿌려 먹으니 경양식 돈까스와 같은 맛이 났다. 또한, 칼로리만 948kcal 달해 한 번에 다 먹기에도 힘에 부쳤다. 반 정도 먹다 보면 배가 남산만큼 부풀어 오른다. 롯데리아는 자체 분석에서 이 제품을 구매한 고객 중 남성이 73%를 차지한다고 했다. 이에 제품 중량을 10g 더 늘렸다고 한다. 주력 타깃층을 남성에 맞춰 제품 외형보다는 가성비 쪽으로 튼 것이다.가격도 단품 7500원, 세트 9400원으로 1만원 밑이다.
롯데리아는 1979년 국내에 첫 매장을 낸 후 지난 40여년 간 파격을 거듭했다. 1996년 우엉버거로 시작해 라이스버거, 라면버거, 폴더버거, 밀리터리버거, 마라버거, 오징어버거 등 이색 버거를 론칭했다. 이들 대부분은 한국인 특유의 추억이나 공감대가 담겨있다. 실제로 롯데리아의 파격 실험은 대부분 성공적이었다. 라이스버거의 경우 1999년 당시 한 달 만에 30만 개가 판매되면서 신드롬을 일으켰다. ‘새우 라이스버거’와 ‘김치 라이스버거’ 등 후속 제품도 등장할 정도였다. 최근에도 전주비빔 라이스버거가 옛 추억을 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밀리터리버거는 ‘군대리아’를 모티브로 해 성인 남성 고객을 추억으로 유인했다. 이에 롯데리아의 색다른 제품을 기대하는 소비자들도 느는 추세다. 이는 롯데리아가 전국 1300여 개 매장을 둔 햄버거 프랜차이즈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브랜드가 40여년 넘다 보니까 리브랜딩 차원에서 다양한 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이색적인 제품을 지속해서 선보이고 있다”라며 “왕돈까스버거도 고물가 시대 가성비 제품으로 두 달여 기간 정식 판매하게 됐다”라고 했다. 이어 “참신한 제품 경쟁력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여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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