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핀크 대표이사가 한국금융신문과 만나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사업과 주요 사업 계획 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핀크식 사내벤처 도입·8가지 서비스 후보군 실험 추진
조현준 대표는 핀크 대표이사로 부임한 지난 1년간의 소회로 “지난해 CEO로서 가졌던 1차년도 3대 계획들이 계획대로 진행돼 다행이다”라고 밝혔다. 조현준 대표는 3대 계획으로 ▲재무구조 개선 ▲핀크식 사내벤처 도입 ▲핀크의 정체성 확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어 조현준 대표는 핀크식 사내벤처를 도입해 대주주인 파트너들이 벤처사업을 주도하는 문화로 방향을 틀었다고 자평했으며 핀크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8가지 후보군을 추려 실험에 착수했다. 8가지 실험군 중 하나가 리얼리2.0이다. 조현준 대표는 “리얼리 2.0은 핀크 외에는 없다”며 “나머지 7가지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내 오픈하는 것을 목표로 하면서 늦어도 올해 나오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밝혔다.
특히 조현준 대표는 올해 기존 사업들 중에서도 핀크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지분투자 참여하는 사내벤처 사례를 만들어 3차년도에는 핀크의 모든 사업을 대주주인 파트너들이 주도하는 문화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1차년도에 준비해 둔 8가지 세상에 없던 서비스 후보군들을 구현해 3차년도에는 실제 그 중 하나 이상이 핀크의 정체성이 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조현준 대표는 “두 번째 사업이 달성될 수 있도록 하면서 전년 대비 적자 확대 범위를 20억원 이내로 관리해 생존연한에 지장을 주지 않는 것도 목표로 한다”라고 밝혔다.
중장기 목표로는 핀크식 사내벤처를 완성해 아이디어만 있어도 핀크를 플랫폼 삼아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조현준 대표는 “과거 은행원으로서 여러 구상을 품었지만 직접 은행을 창업할 수 없는 한 그 구상을 펼칠 수 없었다”며 “금융그룹, 대기업, 빅테크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핀크에 찾아와 설득에 성공하면 하나금융그룹의 면허와 자본과 신용을 공유해 그 꿈을 펼치고 그 결실을 하나금융그룹과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성원의 약 30%~35% 정도는 단위 사업의 대주주가 되어 핀크의 생산성을 이끌고 이렇게 산출된 생산성에 힘입어 나머지 65~70%의 구성원들은 지원하기만 하면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를 지킬 수 있게 되는 문화,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가치를 추구하며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조현준 대표는 하나 이상의 세상에 없던 서비스를 전세계에 전파해 핀크의 글로벌 정체성을 확립해 나갈 계획이다.
조현준 대표는 “핀크가 현재 테스트 중인 포겟(Forget) 앱을 전세계에 무료로 배포해 전세계의 포겟앱 사용자들이 각자의 거래은행에 요청해 디지털인감증명을 발급받고 전세계의 비대면 상대방과 서로 디지털인감증명을 교환하는 방법으로 서로 신원과 신용을 검증하는 세상을 구현하면 포겟이 핀크의 글로벌 정체성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출진단 서비스 정교화 분석 정확도 제고
핀크는 현재 금융상품 중개와 금융SNS ‘리얼리’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상품 중개는 현재 핀크의 주 수익원으로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신용카드, 체크카드, 보험상품 등을 비교·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조현준 대표는 “다양한 제휴 기관 확보가 상품 경쟁력과 직결돼 금융상품 비교 추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제휴 기관 수”라며 “중소 핀테크사들의 상황이 녹록하지 않은 상황에서 핀크는 서비스와 기능에 차별성을 두고 대표적인 예로는 대출진단 서비스가 있다”라고 밝혔다.
대출진단서비스는 대출 조회에 앞서 대환 가능성을 진단하는 서비스로 플랫폼마다 옮겨 다니며 일일이 조회해야 하는 고객들의 수고와 번거로움을 줄이고 사전·사후 신용관리를 제공해 고객들이 대출을 유리한 조건으로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마련됐다.
대출진단서비스는 신용평가사와의 제휴를 통해 약 600만명의 신용평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의 신용상태에 대한 정교한 분석과 진단을 모든 대환대출 과정에 제공한다.
대출 조회 전부터 실행 후까지 채무상황별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해 고객이 현명한 대출 결정을 내리고 신용도를 개선하도록 지원한다.
또한 신용도를 결정하는 주요 조건 신용점수, 소득, 부채, 현금성 자산 등을 1년 전의 것과 대조해 보여주고 신용도가 올랐다고 판단될 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금리인하요구권’ 관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마이데이터를 통해 최근 출시한 주택담보대출 알아보기 서비스도 간소화했다. 조현준 대표는 “마이데이터에 대출·신용점수 등의 정보를 연결하거나 ‘집주인 인증’을 하면 입력 절차를 간편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번거로운 절차가 줄어 고객은 자신에게 맞는 조건의 대출 상품을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5월 대환대출 인프라가 구축돼 현재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을 비대면 플랫폼을 통해 보다 낮은 금리로 손쉽게 갈아탈 수 있다.
조현준 대표는 “신용대출과 주담대 모두 상품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기관으로 제휴사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며 “신용도와 조건이 다양한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1금융권, 2금융권, 보험사, P2P 등으로 제휴사와 상품 종류를 다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환대출 가능성을 진단하는 대출진단 서비스를 정교화해 분석의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다.
조현준 대표는 “특히 핀테크사 내 금리인하요구권 개방에 대한 혁신금융서비스가 금융당국 주도하에 논의 중인 가운데 대출진단 내 금리인하요구권 서비스를 발전시켜 차주들이 금리 부담을 완화하고 신용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사후 관리도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핀크는 지난해 8월 직업과 연차 등 비슷한 커리어 조건을 가진 사람들을 연결하고 이들이 서로의 연봉과 자산을 비교하고 관찰하면서 성공적인 생애설계를 할 수 있도록 ‘리얼리’를 전면 개편했다.
조현준 대표는 “별다른 마케팅 투자 없이도 꾸준히 월 사용자 수(MAU)가 늘고 있어 점차 핀크에 방문자를 몰아주는 서비스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조현준 대표는 “리얼리의 특징은 Their Data(타인들의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자신의 데이터를 제공하는데 주안을 두고 있다면 핀크의 리얼리는 사용자와 유사한 집단의 타인들의 데이터를 함께 제공해 자신의 데이터와 비교할 수 있게 하는데 있다. 조현준 대표는 “사용자들을 자산규모 기준으로 나눠진 각각의 우주 행성에 배치해 같은 행성에 배치된 사용자들끼리 자산과 연봉을 비교할 수 있게 한다”라고 밝혔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지난 2022년 시행된 이후 약 2년이 지난 가운데 핀크는 마이데이터 출시 전 금융결제원의 요청에 따라 정보제공자와 사업자가 연동 및 검증 테스트할 수 있도록 CBT(비공개 베타테스트) 앱을 제공하고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하며 마이데이터 서비스 안정화에 기여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업계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 이후 선도적으로 서비스 활용 영역도 넓혀가고 있다. ‘리얼리’를 필두로 ‘대환대출’, ‘신용점수올리기’, ‘카드몰’, ‘간편송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들을 마이데이터 기반으로 개편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마이데이터 사업자로서 마이데이터2.0 표준화에 대응하고 폭넓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서비스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확장 및 개선 노력으로 현재 핀크 마이데이터 누적 가입자 수는 42만명에 이른다.
다수가 반대하는 사업모델에 주력
핀크는 지난 2016년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이 각각 51%와 49%씩 출자하여 설립한 핀테크 기업으로 2022년 SK텔레콤이 보유한 핀크 지분 49%도 하나금융이 취득하면서 하나금융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다. 조현준 대표는 “핀크는 하나금융그룹의 유일한 핀테크 기업으로서 관계사들의 디지털 전환 및 혁신을 앞당기는 역할을 맡고 있다”며 “9년여간의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와 기술력을 공유하며 관계사의 디지털 서비스 구축에 조력자 역할을 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혁신성이 돋보이는 서비스와 상품을 만들어 관계사에 제공하고 있다. 업계 최초의 금융 SNS ’리얼리’와 ‘대출비교서비스’를 하나은행의 ‘하나 원큐’에 제공하고 있으며 하나은행, 하나카드 등의 관계사들과 손잡고 혜택 높은 디지털 전용 상품을 공동 개발하기도 했다.
그룹 관계사들과 상품 제휴, 공동개발, 서비스 제공, 공동 마케팅 등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며 시너지도 창출하고 있다.
핀크는 적금상품(하나 T핀크적금), 신용카드(투뿔카드), 체크카드(핀크카드) 등의 특화 상품 제조와 카드몰, 보험상품 비교·추천, 대출중개, 번개대출, 대환대출 등 상품 및 서비스를 제휴하며 하나금융그룹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핀크의 경우 킬러 상품 창출 및 신규 고객 확보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관계사들은 핀크 전체 이용자의 70%를 차지하는 MZ세대(10~30대)와 잠재고객인 씬파일러들로 고객층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조현준 대표가 도입한 핀크만의 독특한 사내벤처 문화로 조직문화가 보다 생산적이고 진취적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핀크식 사내벤처는 직원이 제안한 사업에 5%를 출자하면 50%의 지분매수선택권을 부여해 해당 사업의 지분 최대 55%를 확보할 수 있는 제도이다.
회사 사업의 지분 55%까지 출자자로 참여한 이들에게 사업의 대주주들이 될 기회가 제공하고 실제 이 제도를 이용해 신규 사업이 승인되기도 했다. 해당 사업은 올해 세상에 존재 않던 서비스 하나를 출시할 예정이다.
조현준 대표는 “핀크식 사내벤처제도를 통해 사업의 업무를 일부라도 분담하는 직원들이 그 사업의 대주주가 되면서 핀크의 일하는 문화는 큰 변화가 찾아왔다”며 “개인 자금을 투자할 만큼 비전이 보이는 사업을 대주주로서 담당할 때 직원들의 태도가 적극적으로 바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내벤처제도를 활용하면 핀크의 인적 및 물적 자본은 물론, 하나금융그룹의 인프라를 활용해 남들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창업이 가능하다”며 “직원들의 참여가 많아지며 현재 3개의 신규사업(안)이 추가로 사내벤처 신청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조현준 대표는 경영 철학으로 ▲미래는 알 수 없다 ▲침묵은 해도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다수가 공감할 수 없는 사업모델을 도모한다 등을 꼽았다.
조현준 대표는 “미래는 알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은 아무리 자신 있어 보이는 사업이라도 그게 사례 등을 통해 검증되기 전까지는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을 뿐 성공 가능성을 알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조현준 대표는 “내부에 하는 말과 외부에 하는 말이 동일하다는 평가를 종종 듣는데 CEO라면 불가피하게 표리부동해야 한다는 것이 전통적인 가치임을 인정하지만 거짓말은 아무리 성공적이어도 유효기간이 짧다는 믿음이 있다”며 “그 거짓말의 유효기간이 지나면 신뢰의 상실이 올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조직을 위한 선의의 거짓말이더라도 한번 거짓말이 들통 나면 신뢰를 잃고 한번 거짓말을 하면 그 거짓말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거짓말을 구상해야 하므로 거짓말보다는 침묵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조현준 대표는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사업모델은 이미 누군가가 선점하고 있고 선점하고 있지 않다면 다수가 시도했지만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구현되지 못한 것”이라며 “누군가가 선점한 시장을 핀크처럼 후발주자가 비집고 들어가기는 힘들다”라고 밝혔다.
이어 “하나금융그룹 내부의 다수 관계자들이 쉽게 동의할 수 있었던 기존 사업모델은 현재의 담당자들에게 맡겨두고 다수가 반대하는 사업모델들에만 주력한다”며 “핀크가 올해 선보일 8가지 세상에 없던 서비스들 중 6가지가 다수가 공감할 수 없었던 사업모델들이다”라고 강조했다.
김경찬 한국금융신문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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