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대한노인민국’이 그리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한국은 당장 올해부터 인구 절반이 노인이 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AI), 팬데믹, 기후변화만큼 심각한 위기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이웃 나라 일본이 이미 10년전 초고령국가에 진입했다는 거다. 누구도 걸어가 보지 않은 길은 가야 하는 AI, 팬데믹, 기회변화 등과 달리 ‘초고령사회’는 먼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대상을 살펴볼 수 있는 셈이다. 말하자면 ‘슬기로운 시니어 생활’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거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구구조의 재앙적 변화를 의미하는 ‘초고령사회’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사회적, 문화적 변화가 변화를 인정하고 그 변화에 적극 참여해 적응하는 ‘신고령사회’로 가는 길을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저자는 일본 전문가다. 매일경제신문 도쿄 특파원을 역임했고 일본 게이오대 경제학부 연구원을 지냈다. ‘액티브 시니어의 지역 참여 활성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고령화 사회 전문가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일본 전문가이면서 고령화 사회 전문가인 저자가 20년 넘게 관찰해온 초고령사회 일본의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 초고령사회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크게 두 가지로 보았다. 먼저 중장년층과 젊은 층의 가치관이 어우러지면서 새로운 문화가 생겨났다는 점, 그리고 고령화 정책과 기술이 현장 중심으로 발전하며 고령 친화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함께, 천천히’라는 키워드가 초고령사회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핵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역 사회에서는 치매카페와 같은 모임이 생기고, AI택시와 같은 혁신적인 교통수단이 도입되면서 고령자들의 편의를 증진시키고 있다. 대형 마트에서는 고령자들을 위한 특화된 서비스인 ‘슬로 계산대’가 운영되며, 젊은이들은 고령자의 짝꿍 역할을 하면서 IT 기기 사용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고령자들의 요양을 위한 혁신적인 시도로는 ‘버스가 오지 않는 정류장’을 만들어 치매 환자들의 배회를 예방하는 요양원이 있고, 의료와 간병이 하나로 통합된 ‘의료·간병 복합체’와 ‘커뮤니티 케어’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더불어, 일본에서는 초고령 대학인 ‘어른 대학’이 운영되어 시니어들이 다시 한번 학창 시절을 즐길 수 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니어 비즈니스들도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일본의 편의점은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확대했고, ‘메디컬 피트니스’와 같이 건강과 피트니스를 결합한 새로운 건강수명 비즈니스도 등장했다.
이 책은 이러한 변화된 사회적 현상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소개하면서 일본의 초고령사회에 대한 고민과 시도를 전달한다.
저자는 “일본 고령화는 우리나라 미래를 예견하는 거울”이라며 “우리는 일본의 성공 사례들을 통해 우리만의 고령화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초고령사회 일본이 사는 법 / 지은이 김웅철 / 출판사 매경출판 / 1만8,000원
이창선 한국금융신문 기자 lcs2004@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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