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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금)

‘외국 사모펀드 인수 6년차ʼ 애큐온저축은행, 누구 품으로 [저축은행 매물 분석 ③]

기사입력 : 2024-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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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평균 4년 후에 엑시트해 차익 실현
PBR 기준 기업가치 4350억~6770억원 예상

‘외국 사모펀드 인수 6년차ʼ 애큐온저축은행, 누구 품으로 [저축은행 매물 분석 ③]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저축은행 M&A 가능성으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시장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회사들에 대해 현재 상황·실적·기업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자산 기준 5위권 규모의 애큐온저축은행이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저축은행 매물로 거론되는 회사들 중 최대 규모다. 50여년의 시간 동안 4개의 사모펀드 최대주주를 맞이했던 애큐온저축은행이 다음에는 어떤 주인을 맡게 될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여러 손을 거친 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의 전신은 1972년 2월 설립된 지역소매 금융기관 삼아무진㈜이다. 이후 삼아무진은 삼아상호신용금고, 할부전업대아상호신용금고, 대아상호신용금고, 한솔상호신용금고 등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2002년에는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 개정에 맞춰 한솔상호저축은행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어 2005년 HK상호저축은행으로, 2010년 HK저축은행, 2017년 애큐온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꿨다.

설립 후 50여년간 10번 가까이 사명을 바꾼 애큐온저축은행은 상호 변경 횟수 만큼이나 많은 최대주주 변화를 겪었다. 특히 사모펀드 최대주주가 4번이나 바뀌었다.

삼아무진㈜은 1978년 대한투자금융㈜에 인수됐다가 1983년과 1994년 각각 해태, 한솔그룹에 편입됐다. 2003년 한솔그룹은 미국계 펀드 퍼시피캡 퍼시픽림 펀드(PPRF)에 애큐온저축은행(당시 한솔저축은행)을 매각했다. 처음 사모펀드에 매각된 시기였다.

이후 2006년 10월 국내 토종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에슐론이라는 기업을 설립해 저축은행을 인수했고 2008년 부산 동관 저축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어 2014년에는 부산HK저축은행을 흡수 합병해 규모를 키웠다.

2014년 9월에는 KT가 에슐론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저축은행이 사모펀드가 아닌 일반기업으로 편입됐다. 그러나 1년만인 2015년 8월 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JC플라워가 KT로부터 에슐론 지분을 전량 인수했다. 이어 2016년 7월 JC플라워는 애큐온저축은행의 잔여 지분을 모두 인수한다.

JC플라워는 저축은행을 품기에 앞서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애큐온캐피탈의 전신인 KT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의 전신인 HK저축은행을 MBK파트너스로부터 사들여 인수합병했다. 이후 인수합병한 캐피탈의 자회사로 저축은행을 인수해 'JC플라워-애큐온캐피탈-애큐온저축은행' 지배구조를 형성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이 현재 상호로 변경된 것도 이 시기다. JC플라워는 인수한 캐피탈을 통합해 애큐온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다가 2017년 초 애큐온캐피탈과의 통일성을 만들기 위해 저축은행의 이름을 애큐온저축은행으로 바꿨다.

지배구조 정비를 끝낸 JC플라워는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의 실적 개선에 집중했다. 다행히 당시 저축은행 업황이 조금씩 살아나면서 자산 규모가 커지고 수익성이 높아지는 성과가 나왔다.

이 틈에 JC플라워는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에서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2019년 8월 JC플라워는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 베어링PEA가 설립한 아고라 엘피(Agora, L.P.)에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의 지분을 전량 매각한다.

이어 2022년에는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이 설립한 사모펀드 운용사 EQT파트너스가 베어링PEA 인수하면서 애큐온저축은행은 스웨덴 사모펀드 하에 속하게 됐다.

2023년부터 고꾸러진 실적
현재 저축은행 중 외국계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곳은 애큐온저축은행이 유일하다. 사모펀드는 이익실현을 위해 5년 내에 수익을 올리고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나서는 것이 보편적이다.

금감원이 발표한 '기관전용 사모펀드 동향 및 시사점'에 따르면 2022년 해산된 기관 전용 PEF의 평균 존속기간은 3.9년으로 집계됐다. 사모펀드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통상 4년을 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EQT파트너스가 올해로 저축은행 인수 6년째를 맞아 이익 실현을 위해 매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애큐온저축은행의 실적 부진 등으로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애큐온저축은행의 최근 실적 상황은 좋지 않다. 애큐온저축은행은 JC플라워 하에 있던 ▲2017년 251억원 ▲2018년 176억원 ▲2019년 281억원의 연간 당기순이익을 창출했다. 이어 베어링PEA로 주주가 바뀐 후부터는 ▲2020년 279억원 ▲2021년 621억원 ▲2022년 573억원의 연간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23년부터 흐름이 빠르게 나빠지기 시작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78.5% 감소한 375억원의 누적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순익 하락에 수익성 지표도 떨어졌다. 기업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가를 나타내는 ROA는 전년 동기 대비 1.68%p 떨어진 -0.47%, 순자산 대비 수익성을 나타내며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가를 보여주는 ROE는 전년 동기 대비 23.48%p 하락한 -5.94%를 나타냈다.

건전성 지표인 NPL 비율은 같은 기간 2.82%p 오른 6.02%를 나타냈다. 연체율도 4.54%로 전년 동기 보다 12.70%로 전년 동기보다 2.17%p 증가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의 수익성·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는 건 PEF 인수 후 공격적으로 확대했던 영업자산이 최근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부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애큐온저축은행의 최근 3년간 대출채권 증가율은 평균 41%로 업계 평균치인 21%와 비교해 2배 가까이 높다. 최근 국내외 경기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잠재위험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2022년 하반기부터 애큐온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저하되는 추세이며, 2023년 1분기 당기순손실 63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 저하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산 기준 저축은행 업계5로 올라선 것은 주목할 만한 내용이다. 2023년 3분기 기준 애큐온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5조9379억원으로 ▲SBI저축은행(16조1468억원) ▲OK저축은행(15조931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9조3544억원) ▲웰컴저축은행(6조4260억원)에 이어 5번째다. 기존에 5위 자리를 차지했던 페퍼저축은행을 누르고 순위를 높였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자산을 꾸준히 키워오고 있다. 2019년까지 총자산 규모가 2조원에 머물렀던 애큐온저축은행은 ▲2019년 2조 3532억원 ▲2020년 3조 4993억원▲2021년 5조 542억원 ▲2022년 6조 1192억원으로 총자산을 빠르게 확대했다.

2019년 베어링PEA 인수 후 내세웠던 2023년 자산 4조5000억원 목표는 2년만인 2021년 달성했다. 다만 과거의 영광을 찾기엔 아직 갈길이 멀다. 애큐온저축은행은 2013년까지 전체 79개 저축은행 중 총자산 규모 1위를 지켜왔다. 그러나 2014년 SBI저축은행에 업계 1위를 넘겨주며 2위 자리를 유지하다가 2016년부터 다시 순위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높아진 기업가치에도 쉽지 않은 매각
저축은행은 금융당국이 신규 인가를 내주지 않는 업권이라 라이선스가 귀한 사업이다. 더욱이 애큐온저축은행은 서울을 영업구역으로 하고 있어 가장 좋은 조건의 매물일 수 있다.

다만 역시 핵심은 매각 가격이다. 저축은행 업계는 일반적으로 PBR(주가순자산비율)을 활용해 기업가치를 책정한다. 과거 유진기업의 대주주적격성 문제로 매각된 유진저축은행(현 다올저축은행)의 경우 PBR 0.9배가 적용됐으며, 스마트저축은행은 약 1.2배, 대한저축은행은 약 1.4배 등이 적용돼 가격이 책정됐다.

과거 PBR 0.9~1.4배로 저축은행이 매각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애큐온저축은행의 기업가치는 2023년 3분기 자본총계(4836억원)를 최소 4352억원에서 6770억원으로 계산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단순히 PBR뿐만 아니라 업계 내 지위, 수익성, 건전성 등을 고려해 가치를 판단한다.

2016년 베어링PEA가 JC플라워로부터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을 인수한 가격은 약 7000억원 수준이다.

2022년 베어링PEA가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의 인수금융에 대한 리캡(자본재조정)을 진행할 당시 두 회사의 기업가치는 순자산의 1.25배 수준인 약 1조2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현금흐름할인(DCF) 방식으로 책정한 기업가치는 1조4000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기업가치가 2배 가량 늘어난 것이지만 매각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저축은행들의 건전성 악화가 대손비용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한동안 수익성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M&A 시장이 침체한 상황이라는 점도 매각 확률을 낮추고 있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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