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차별화된 상품 등을 선보이며 시장을 공략해 온 한국투자신탁운용(대표 배재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14일 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으로 한투운용의 ETF 시장점유율은 4.9%다.
한투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5조9750억원으로 7거래일 만에 지난해 말(5조9179억원)대비 약 1%(571억원) 늘었다. 급기야, 국내 ETF 시장을 양분해 온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투톱’ 체제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동안 ETF 마케팅을 전담한 ‘디지털ETF마케팅본부’를 ‘ETF컨설팅본부’로 명칭을 바꿨다. 본부 산하에 있던 ‘ETF마케팅부’는 2개 부서로 확대 개편했다. 타깃면에 있어서 1부는 기관 투자자, 2부는 개인투자자로 세분화해 집중운영에 들어갔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최근 들어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ETF에 투자하는 고객들이 늘고 시중은행도 신탁을 통해 ETF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투운용도 이에 발맞춰 다양한 상품 라인업 구성을 모색중이다”며 “특히, 올해는 기관 투자자 확보에 마케팅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기준 한투운용의 ETF 브랜드인 ACE ETF의 순자산총액 규모는 5조9179억원이다.이는 연초(2조9087억원) 대비 103% 이상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ETF 시장 내 점유율은 3.68%에서 4.89%로 1.21%포인트(p) 늘었다.
한투운용 측은 ACE ETF가 가파른 성장세를 거둔 배경에 특색 있는 신규 상품 출시가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급변하는 시장의 흐름 속에서 투자자의 니즈에 부합한 상품을 시기적절하게 공급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실제, 한투운용은 지난해 16개의 신규 상품을 출시했다.
기존 국내에선 볼 수 없었던 유형의 상품들이 주가 됐다. 국내 처음으로 현물형 미국 장기채 ETF인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와 ▲ACE 포스코그룹포커스 ETF ▲ACE 11월만기자동연장회사채AA-이상액티브 ETF 등을 선보였다.
특히 지난해 3월 상장한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의 경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812개의 전체 ETF 중 개인투자자 순매수부문에서 2위였다. 채권형 ETF 129개 중에선 1위도 달성했다. 상장 이후 해당 ETF로 유입된 개인투자자 자금만 3097억원에 달했다.
해당 상품은 잔존만기 20년 이상 미국 초장기 국채 현물에 투자하는 첫 ETF이다. 채권의 듀레이션이 길어 금리 하락 시 채권가격 상승에 따른 높은 수준의 자본차익 실현도 가능하다. 블룸버그의 ‘Bloomberg US Treasury 20+ Year Total Return Index’를 비교지수로 삼으며 퇴직연금 계좌에서 100% 한도로 투자할 수 있다.
10일 기준 자산구성내역(PDF)를 살피면 ▲ISHARES 20+ YEAR TREASURY BO(16.39%) ▲FX스왑 USD 231211-03(14.74%) ▲FX스왑 USD 231205-32(12.5%) 등으로 구성돼 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지난 한해 ACE ETF는 업무 효율화와 리서치 역량 강화, 본부간 협업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공급할 수 있었고 큰 폭의 성장세도 시현했다"며 "올해 역시 투자자에게 필요한 상품을 시의적절하게 공급해 투자수단으로서 ACE ETF 존재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풍년’을 맞은 국내 ETF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ETF 역량 강화에 나선 한투운용이 KB자산운용의 점유율 3위 자리를 넘어설 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22년 말 78조원 규모인 국내 ETF 시장은 지난해 말 121조원을 넘기며 약 53% 성장했다. 상품 개수도 666개에서 812개로 22%가량 늘었다. 특히 채권형 ETF 종목군은 접근 편의성과 금리 인하 전망, 고금리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금의 유입 집중으로 시총 규모가 지난해 대비 약 140.6% 나 성장했다.
시장에선 올해 글로벌 ETF 시장이 테마형을 중심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고있다.
통화정책이 정점을 통과했다는 인식 아래 성장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인공지능(AI) 산업을 발판으로 반도체, 로봇 테마 ETF들이 다수 상장했다면 올해에는 더욱 다양한 테마 ETF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만기매칭형 채권 ETF, 커버드콜 ETF, 테마 인버스 ETF 등 ETF 종목들의 구조가 자산 가격을 추종하는 전통적 형태에서 벗어난 점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난 한 해 국내 ETF 시장은 꾸준한 자금 유입속에서 외형 성장을 하면서 시장의 질도 향상시켜 왔다”며 “새로운 공급사들이 진입할 경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만큼 ETF 시장의 성장 가속화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액티브 ETF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여 온 국내 ETF 시장은 올해에도 다양한 투자 테마 ETF, 액티브 ETF 등이 중심이 돼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한신 한국금융신문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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