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구본성 전 부회장은 지난 5일 구지은 현 부회장과 언니인 사내이사 구명진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아워홈은 앞서 지난 2021년 11월 구 전 부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구 전 부회장은 2017년 7월부터 2021년까지 회삿돈으로 상품권을 구매해 현금화하고, 이를 개인적으로 쓴 혐의를 받는다. 여기에 그는 경영 실적과 무관하게 성과급 등 자신의 급여를 올려 보수 한도보다 많이 챙긴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구 전 부회장이 회삿돈 약 3억원을 횡령하고, 31억원의 피해를 준 것으로 보고 불구속 기소했다. 아워홈 역시 자체 감사로 파악한 구 전 부회장의 배임·횡령 액수가 60억원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워홈의 남매 갈등은 그즈음 시작됐다. 아워홈은 창립자 고(故) 구자학 회장의 1남3녀가 전체 주식의 98%를 보유한 가족 회사다. 구 전 부회장은 지분 38.5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현 대표인 구지은 부회장은 20.67%, 차녀 구명진 이사는 19.6%, 장녀 구미현씨는 19.28%를 갖고 있다.
범LG가인 아워홈은 장자 승계 원칙으로 구본성 전 부회장이 2016년 6월부터 2세 경영을 시작했다. 이보다 앞서 2015년에는 구지은 부회장이 부사장으로 재직했다. 당시 구 전 부회장은 현 구지은 부회장을 보직 해임했다. 남매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온 때였다. 그러다 2021년 구 전 부회장이 보복운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오너 리스크'가 불거졌다. 그는 이후 재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에 구지은 현 부회장과 미현·명진 등 세 자매는 이를 비판하며, 주총에서 구 전 부회장을 끌어내렸다. 그러자 구 전 부회장은 즉각 임시 주총을 열어 세 자매가 선임한 이사진을 해임시키려 했다. 그러나 임시 주총에서 그가 요구한 안건이 과반수 이상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에도 구 전 부회장은 지난해 배당금 2966억원을 요구하며, 구지은 현 부회장 체제에 어깃장을 놓았다. 2022년 아워홈의 순이익은 250억원이었는데, 구 전 부회장이 요구한 배당금은 회사 순이익의 10배가 넘었다. 구 전 부회장이 터무니없는 배당을 요구하자 아워홈 노조도 공개 비판했다. 구지은 현 부회장은 당시 배당을 30억원으로 제시했고, 해당 안은 통과됐다. 그는 이전 2021년에도 무배당을 선언한 만큼 아워홈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지난해 2월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모두 매각하고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이렇다 할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는다. 구 전 부회장의 이번 구지은 현 부회장 고소도 경영권을 흔들려는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아워홈은 구 전 부회장의 주장에 사실관계가 불분명하다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먼저 구 전 부회장이 '이사 보수 한도를 정하는 데 있어 이사인 주주가 이해관계에 있다'라고 한 주장에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워홈은 구 전 부회장이 재직한 시절에도 똑같이 적용된 조항이라고 반박했다.
아워홈은 “구본성 전 부회장이 이사 보수 관련 내용으로 회사에 소송을 당한 것은 이사 보수 한도를 초과해서 보수를 수령했기 때문”이라며 “현 경영진은 총 보수 한도는 물론 이사회가 정한 개별 보수 한도를 초과한 적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 경영진의 보수 실수령액은 전 경영진보다 낮다”면서 “당사는 구 전 부회장의 횡령, 배임 혐의 공판이 이어지자 이에 따른 조치로 고소 및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으로 본다”라고 관련 주장을 일축했다.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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