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글로벌로 발돋움한 2010년대 들어선 본격적으로 자동차 기술자들을 CEO로 내세웠다. 전호석 전 사장, 전명철 전 사장, 임영득 전 사장, 박정국 전 사장, 조성환 고문 등 전임 현대모비스 CEO들은 부품·생산·엔진 등 전문 분야는 다르지만 자동차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시작한 기술자 출신이다.
현대차그룹은 '이규석 사장은 공급망 위기 상황에서 중요 전략 자재를 적시 확보해 그룹 실적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코로나19 사태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 등을 헤치고 역대 최대 실적을 세운 공신이라는 의미다. 눈에 띄는 실적을 낸 인물에게 파격 인사로 보상해 조직내 긴장감을 불어넣는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인사 스타일을 읽을 수 있다.
실제 이규석 사장도 2018년 8월 공식적으로 시작된 정의선 체제 이후 빠르게 승진했다. 2014년 임원(이사)으로 승진한 이 사장은 2017년 상무, 2020년 전무, 2021년 부사장, 2023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사장 승진과 동시에 그룹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현대모비스 대표 자리가 주어졌다.
이에 앞서 이 사장은 주주서한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를 향해 거침없는 도약을 준비하겠다"고 선언했다. 전동화, HW·SW 기술융합 등은 글로벌 자동차부품사 공통 화두로 전임 CEO들이 내건 비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무래도 이 사장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는 양질의 수주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일 것이다.
현대모비스 영업이익률은 2019년 6.2%에서 2020년 5.0%, 2021년 4.9%, 2022년 3.9%로 하락 추세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생산중단, 해외운임 증가 등 이슈가 사라진 올해 1~3분기에도 3.9%에 머물렀다. 모듈·핵심부품부문이 완성차(현대차·기아) 판매 호조에도 원재료비, 인건비 상승 영향 등으로 손익분기점 수준의 이익률을 내고 있는 점이 원인이다.
이 사장은 "전동화, 전장, SW 등 미래 성장에 대한 투자 결실을 수익성 개선으로 수확하겠다"고 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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