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주 정례회의에서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대주주 지분 매각 명령을 의결했다.
금융위는 2019년 12월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 2곳에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상상인이 신용공여 의무비율을 유지하지 못하면서도 거짓으로 보고하고 대주주가 전환사채를 저가에 취득할 수 있도록 형식적으로 공매를 진행한 혐의 등이다.
금융위는 불법 대출 혐의에 따라 과징금 15억 2100만원을 부과했다. 대주주인 유 대표에게도 직무정지 3개월 처분했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금융위는 지난 8월 30일 두 저축은행에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을 내린 뒤 충족명령을 이행하지 못하자 매각 명령을 내렸다.
금융위는 상호저축은행법에 따라 대주주 적격성 충족명령을 이행하지 못하면 대주주가 보유 중인 의결권 있는 주식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처분할 것을 명령할 수 있다.
과거 유진그룹도 입찰담합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벌금을 부과받아 대주주 적격성 이슈가 불거져 유진저축은행(現다올저축은행)을 KTB투자증권(現다올투자증권)에 매각해야만 했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시장에 상상인그룹 저축은행들이 매물로 나오게 될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두 저축은행의 자산은 총 4조7994억원으로 업계 7위 수준이다. 상상인이 3조2867억원, 상상인플러스가 1조5637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금융당국이 더 이상 신규 인가를 내주지 않는 업권이라 라이선스가 귀한사업이다.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 2곳은 총자산이 업계 7위에 달하므로 덩치를 키우고자 하거나 영업 권역을 확대하려는 이들에게는 매력적인 매물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상상인저축은행은 경기·인천 등 수도권 기반으로 매물로서의 매력이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경기권 기반의 저축은행 15곳 가운데 세 번째로 자산 규모가 크고, 충청권에 기반을 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우리금융저축은행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최근 수신금리 인상에 따라 이자비용이 상승해 저축은행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 두 곳도 올해 실적이 악화되긴 했지만 두 저축은행 모두 연간 수백억원대 순이익을 내온 알짜배기라는 강점도 있다.
상상인저축은행 2곳의 거래 고객은 총 26만8007명으로 신규 고객을 대거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에 몇몇 업권에서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인수합병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우리금융지주, JB금융지주, OK금융 등 금융사나 사모펀드 등에서 인수에 나설 것이란 가능성을 제기한다.
특히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수도권 저축은행을 보유하지 않은 우리금융지주가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금융을 제외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NH농협) 저축은행 계열사는 모두 서울을 영업구역으로 하고 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이 충청도를 영업구역으로 하는 만큼 경기도를 영업구역으로 하는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한다면 지방과 비교해 고객 확보 등 영업이 더 수월한 수도권으로 영업망을 넓힐 수 있다.
최근 금융 당국이 저축은행 인수 규제를 완화하면서, 인수자는 적기 시정 조치를 받은 저축은행에 한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은행을 최대 4곳까지 소유할 수 있다.
다만 상상인이 이번에도 매각이 아닌 금융당국의 명령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행정소송을 진행한 뒤 최종 패소시에는 과징금 성격의 강제이행금을 내야 한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