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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섭 SK온 대표이사 사장, 총알 탄 사나이…배터리 업계를 깜짝 놀래키다

기사입력 : 2023-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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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후발주자 SK온 5위 약진
헝가리·중국 등 해외확장 진두지휘
2030년엔 글로벌 ‘넘버 원’ 도약

△1963년생 / 서울대 물리학 학사 / 서울대 경제학 석사 / SK텔레콤 기업전략팀장 / SK주식회사 사업지원2실장 /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 / SK수펙스추구협의회 통합사무국장 / SK루브리컨츠 대표이사 사장 /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 / SK온 대표이사이미지 확대보기
△1963년생 / 서울대 물리학 학사 / 서울대 경제학 석사 / SK텔레콤 기업전략팀장 / SK주식회사 사업지원2실장 /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 / SK수펙스추구협의회 통합사무국장 / SK루브리컨츠 대표이사 사장 /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 / SK온 대표이사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가장 안전하고, 가장 경제적이며, 최고 성능을 내는 배터리를 만들어 2030년 글로벌 넘버 원에 도전하겠다.”

지동섭 SK온 대표이사 사장이 내건 포부다. SK그룹 각 계열사는 최태원닫기최태원광고보고 기사보기 회장 지시 아래 고객·투자자·시장 등 모든 이해관계자를 설득할 수 있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공개하고 있다. 지 사장은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배터리 업계에서 10년 안에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대담한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미래전략 책임진 33년 ‘SK맨’
지 사장은 SK그룹 내 글로벌 전략통으로 꼽힌다. 그는 1990년 유공(현 SK이노베이션)에 입사해 2003년 SK텔레콤 기업전략팀장으로 임원 자리에 올랐다. SK주식회사 사업지원2실장,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 SK 수펙스추구협의회 통합사무국장 등 주요 계열사에서 미래성장 전략을 그리는 요직을 두루 거친 뒤 2017년 SK루브리컨츠 대표이사에 임명됐다.

SK루브리컨츠는 SK이노베이션 윤활유 자회사로 당시 자산효율화를 위한 매각설이 끊이지 않았다. 안정적 경영실적을 올리고 있으나 장기성장에 한계가 있는 사업이라는 이유에서다. 지 사장은 루브리컨츠를 이끌며 고급 제품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적극 개척했다. 고유가 시기와 맞물려 수익성도 크게 끌어올렸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은 지 사장은 2019년말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로 임명됐다. 배터리와 마찬가지로 완성차 기업과 협업이 필수인 윤활유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사업 연속성도 고려한 인사였다. 이후 지 사장은 2021년 10월 배터리 사업을 분사해 설립한 SK온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돼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확장 선봉에
SK온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배터리 회사’로 명성이 높다. 이는 지 사장 공이다. SK온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게 지난 2018년이다. 첫 배터리 생산기지인 서산공장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0.2GWh에서 5GWh로 끌어올려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2019년초 처음으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톱10에 진입했다. 다만 시장 점유율은 1%대에 불과했다. 그 시기 각각 4%, 8% 점유율을 확보한 국내 전기차 배터리 기업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와의 격차는 상당했다.

지 사장은 배터리 대표로 부임한 이후 해외 생산기지 확장을 진두지휘했다. 2020년 첫 해외기지인 헝가리 코마롬 1공장(7.5GWh), 중국 창저우 공장(7GWh)·후이저우 공장(10GWh)을 본격 가동한 데 이어, 2021년 총 27GWh 규모 중국 옌청 1공장 부분 가동을 시작했다.

이에 힘입어 SK온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14%대, 순위는 5위까지 치솟았다. 처음으로 삼성SDI를 6위로 밀어내는 쾌거도 올렸다.

이 과정에서 선제적 R&D로 차세대를 준비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현재 SK온은 파우치 형태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배터리만 만들고 있지만, 앞으로 각형·LFP(리튬인산철) 등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지 사장은 2021년말 언론 인터뷰에서 “LFP 배터리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온은 최근 대전연구소에서 전기차용 LFP 시제품을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 양산은 2025년께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등 유럽 기업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각형 배터리는 개발을 완료하고 “수주만 확보하면 생산할 수 있는” 단계다.

지 사장은 배터리를 핵심 먹거리로 삼으려는 SK그룹 지원을 받아 계속해서 해외 확장을 이끌고 있다. 특히 세계 1·2위 전기차 시장인 중국·유럽에 비해 성장이 더뎠던 미국에서 선제적 투자를 단행했다. 미국 사업을 확장하려는 폭스바겐으로부터 대규모 수주를 따낸 것을 바탕으로 2022년 조지아 1공장 가동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것이다.

이어 SK온은 포드와 함께 총 13조원을 투입하는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SK 설립에도 합의했다. SK온 미국 배터리 생산능력은 조지아 1공장 9.8GWh, 조지아 2공장 11.7GWh, 블루오벌SK 129GWh 등 2025년까지 총 150GWh를 갖추게 된다.

이는 비슷한 시기 유럽과 중국 생산거점 생산능력 보다 2~3배 많은 규모다.

지 사장은 “글로벌 기업과 성공적 파트너십을 통한 수요처 확보는 글로벌 넘버 원으로 가기 위한 중요한 한 축”이라고 강조했다.

작년말 기준 SK온 누적 수주액은 290조원이다. 이는 글로벌 생산능력을 작년말 77GWh에서 2025년 220GWh로 3배 가까이 확대할 수 있는 근거다. 여기에 2030년 500GWh까지 다시 2배 이상 확대한다는 목표다. 지 사장이 “글로벌 ‘넘버 원’은 먼 꿈이 아닌 준비된 미래”라고 자신하는 이유다.

적자해소·IPO 과제도 산적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뒤늦게 진출하고도 공격적 투자로 단숨에 주목받는 SK온에도 아쉬움은 있다. 오랜 적자로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 하고 있다는 점이다.

SK온은 배터리 사업을 시작한 이래 올해까지 7년 연속 적자가 유력하다. 해외 배터리 공장이 대규모 가동을 시작한 2021년에도 영업손실 6880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흑자전환을 자신했던 2022년엔 영업손실 1조726억원으로 오히려 적자폭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SK온이 대규모 적자가 난 이유 가운데 하나로 예상 보다 저조한 해외공장 수율 문제를 꼽았다. 수율은 제조한 배터리 가운데 성능 테스트를 통과해 실제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의 비율이다. 이 기간 SK온 해외 공장 수율은 50~60%대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 사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수주·매출 규모에 걸맞는 시스템 프로세스 구축과 고도화를 통해 경영을 내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지지부진한 수율을 지적한 말이다.

SK온에 따르면 상반기말 기준 중국 공장 수율은 90%, 미국 공장은 80% 이상을 달성했다. 수율 안정화에 따라 하반기 흑자전환 가능성도 높아졌다. 하나투자증권은 SK온이 오는 4분기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SK온 관계자는 “올해 EBITDA(상각전영업이익) 기준 흑자를 달성하고,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영업이익 플러스(+)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적 턴어라운드’를 증명한다면 이르면 2025년 추진할 SK온 기업공개(IPO)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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