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줏대감인 신세계 경기점(수지)과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 판교점, 갤러리아 광교점, 롯데백화점 동탄점이 이미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 지역 탄탄한 소비력을 바탕으로 백화점 우위를 선점하면 전국구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어서다.
4대 백화점 중 선발 주자는 신세계다. 2007년 이 지역에 처음 발을 들였는데, 최근 리뉴얼을 단행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경기권 매출 1위 백화점은 현대백화점 판교점으로, 매출 1조4532억원을 기록하며 전국 백화점 매출 순위 5위에 올랐다. 반면 신세계 경기점은 지난해 매출 6442억원으로 전국 19위에 머물렀다.
신세계 경기점은 20위 갤러리아 광교점(매출 6191억원)과의 매출 차이가 불과 251억원 밖에 나지 않는다.
핵심은 체험 중심이다. 8층 아동, 골프, 아카데미와 9층 테이스티가든, CGV 영화관을 리뉴얼했다.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만큼 신세계는 지난해 10월 패션과 트렌드에 밝은 이상헌(50) 상무를 경기점장으로 선임했다. 이 상무는 2000년 신세계 공채로 입사한 뒤 2013년 남성의류팀 팀장, 2017년 신세계 자주MD팀 팀장, 2019년 신세계 파리법인 팀장, 2020년 신세계 의정부점장 등 여러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 상무 목표는 뚜렷하다. 경기 남부 랜드마크로 자리 잡는 것이다.
그는 이번 리뉴얼을 진행하고 “지속적인 공간 혁신과 차별화 콘텐츠를 앞세워 경기 남부 상권을 대표하는 백화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자신했다.
인근 경쟁 백화점들도 점포 리뉴얼과 명품 유치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기 남부 1위인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경기권 유일 ‘명품 특화 점포’다.
지난해 11월 경기권에서는 유일하게 에르메스 유치에 성공했고, 루이비통 매장은 이 지역에서 가장 크다.
여기에 MZ세대 유입을 위한 ‘신(新) 명품’도 대거 들이는 등 뛰어난 상품 경쟁력을 자랑한다.
특히 지난달에는 국내 최초 공식 디즈니 스토어 1호점을 오픈하며 관심을 받았다. 국내에 유통된 적 없는 공식 디즈니 상품과 프랜차이즈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공간을 조성하면서 경기도를 넘어 수도권 ‘디즈니 마니아’들을 공략했다. 이처럼 꾸준히 쇼핑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있는 판교점은 ‘매출 2조 클럽’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20년에 문을 연 갤러리아 광교점 기세도 무섭다. 오픈 다음해인 2021년 매출 6016억원으로, 신세계 경기점(5889억원)을 앞질렀다. 3대 명품(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루이비통을 가진 신세계 경기점을 넘어 섰다.
국내 ‘고급화 백화점’ 대표격인 갤러리아지만, 광교점에는 아직 3대 명품이 없다. 갤러리아 역시 대세를 따라 MZ세대를 유인할 수 있는 쇼핑 콘텐츠에 주력하고 있는데, ‘노티드’ ‘연리희재’ 등 유명 디저트 브랜드와 SPA브랜드인 ‘에잇세컨즈’를 입점 시킨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 외에도 세계에서 가장 큰 삼성전자 스토어와 남성·시계 명품 브랜드 등을 내세우고 있다. 연내에는 나이키 메가샵과 명품 시계 브랜드 론진을 오픈할 계획이다.
경기 남부권 ‘막내’인 롯데백화점 동탄점(2021년 개점)은 전략적이다. ‘영패밀리(young family)’와 인근 ‘동탄 테크노 밸리’를 주요 공략 대상으로 설정했다.
이 지역 맘카페 회원수는 40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활성화돼 있어 아동과 가족 관련 쇼핑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는 ‘동탄 테크노 밸리’ 기업에서 근무하는 임직원을 위해 ‘동탄 테크노 밸리 클럽’도 운영 중이다.
해당 앱에 회원가입만 하면 할인, F&B쿠폰 등 매달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이 가운데 동탄점이 특이한 건 F&B가 전체 영업 면적의 27.7%에 달한다는 점이다. 1만8900㎡(5710평) 규모로, 국내 백화점 식품관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집객효과를 누리기 위해서 ‘맛집’ 유치는 필수인 만큼 지역 맛집부터 SNS 유명 브랜드까지 100여개 F&B를 들였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경기남부지역은 근거리뿐만 아니라 원거리 수요도 높아 경쟁이 치열하다”며 “기업, 인구가 밀집돼 있어 상권을 주도하기 위한 상품 경쟁력과 체험형 콘텐츠 강화 등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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