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업계가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새롭게 선임된 김문석 SBI저축은행 대표와 김정수 애큐온저축은행 대표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 마련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사 전환’ 미래 10년 준비하는 김문석 대표
김문석 대표는 지난 2010년 SBI저축은행에 합류해 경영지원본부장과 경영전략본부장, 전략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경영 전반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혁신을 주도해 조직의 역량을 극대화하고 수익 달성에 기여하는 등 SBI저축은행의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김문석 대표는 SBI저축은행에 합류하기에 앞서 삼성카드와 두산캐피탈 등 여신전문금회사에서 몸을 담았다. 김문석 대표는 삼성카드 인력개발팀과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두산캐피탈 인사기획팀, 변화혁신팀, 준법감시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경영지원팀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한 금융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2015년부터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도입해 개인금융은 정진문 전 대표가 담당하고 기업금융은 임진구 전 대표가 담당해 균형 성장을 이뤄왔다.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췄던 SBI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업권 영업환경에 한 발짝 빠르게 대응해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의사 결정 속도를 높이는 등 업무 효율성을 강화하고 유연한 조직 운영과 디지털 역량 강화 등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김문석 대표는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해야 한다”며 ▲건전하고 스마트한 경영환경 조성 ▲디지털 경쟁력 강화 ▲고객·주주·직원의 균형성장을 통한 시장지배력 향상 ▲업의 본질에 따른 핵심가치에 집중 등 4대 경영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SBI저축은행은 위기를 극복하고 향후 10년을 준비해 나가기 위해 자산운용사를 설립·인수하는 등 금융지주사 전환에 나설 방침이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2월 SBI홀딩스가 인수한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배당을 실시한 바 있으며 배당금을 자산운용사를 설립하거나 인수하는 등 국내 사업에 재투자 자금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SBI홀딩스는 국내에 SBI저축은행 뿐만 아니라 지난 2010년 한국기술투자를 인수해 SBI인베스트먼트를 출범했으며 지난 2021년에는 SBI캐피탈을 설립하는 등 국내 금융 계열사를 확대하고 있다. 향후 자산운용사를 확보해 중장기적으로 금융지주사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김문석 대표는 올해 저축은행 업황이 좋지 않아 수익 저하를 최소화하고 건전성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1분기 기준 자기자본 1조7387억원, 총자산 점유율 11% 수준으로 업계 1위의 자본력과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은 3284억원을 기록하며 6% 감소에 그쳤지만 지난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83.3% 감소한 37억원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됐다.
건전성 관리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1분기 연체율 3.36%로 전년 동기 대비 198bp 상승했으며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133bp 상승한 3.78%를 기록했다.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3.39%로 98bp 하락했다.
지난해 말 기준 SBI저축은행의 신용대출 비중은 55.6%로 업계 평균 34.1% 대비 21.5%p가량 높은 수준이다. 자기자본 규모와 대손충당금 적립규모 등을 고려하면 손실완충능력이 양호한 수준이지만 가계대출 연체율이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철저한 리스크관리와 심사 역량 강화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정수 대표 디지털 고도화 중심 실적 반등 발판 마련
김정수 대표는 디지털 전문가로 지난 2019년 애큐온저축은행 디지털혁신부문장으로 합류해 모바일 앱 전면 개편 작업을 주도했다. 지난 2021년에는 애큐온캐피탈 디지털혁신부문장으로 선임돼 전자금융시스템 고도화와 디지털 혁신 등을 주도했다.디지털혁신부문은 기존 경영관리부문 산하의 디지털혁신실을 확대 개편한 것으로 모바일 금융에 특화된 전자금융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대고객 서비스의 자동화 처리수준을 높여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며 신상품 개발, 원스톱 플랫폼 구축 등을 담당하고 있다.
김정수 대표는 애큐온에 합류하기에 앞서 신한카드 미래사업본부장과 디지털사업본부장, DT부문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신한카드에 재직하면서 모바일앱카드와 신한FAN플랫폼, URS브랜드, 블록체인을 활용한 서비스 등을 개발하고 페이팔(PayPal) 등 해외 업체와의 제휴를 주도했다.
이후 애큐온저축은행의 디지털혁신부문장을 맡아 모바일 앱 전면 개편 작업을 주도하고 기존 금융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디지털 금융 관련 외부 시상식에서 5차례나 대상을 받았다.
특히 김정수 대표가 애큐온저축은행과 애큐온캐피탈 두 계열사에서 모두 디지털혁신을 담당했던 만큼 저축은행과 캐피탈 간 시너지 효과가 더욱 발휘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애큐온캐피탈은 기업금융 부문에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전문성을 갖고 있으며 지난 2016년 애큐온저축은행(전 HK저축은행)을 인수한 후 협업을 통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IB와 커머셜금융 부문에서 저축은행과 캐피탈의 협업을 통해 8633억원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김정수 대표도 어려워진 저축은행 업황에 따라 수익성과 건전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 1분기 순손실 20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으며 수익성을 나타내는 ROA(총자산순이익률)는 0.44%로 전년 동기 대비 85bp 하락했으며 ROE(자기자본순이익률)는 1409bp 하락한 -3.56%를 기록했다.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비율도 4.77%로 전년 동기 대비 182%p 상승해 다소 악화됐지만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51bp 개선된 10.68%를 기록했다.
다만 애큐온저축은행은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하는 11% 수준보다 하락하면서 재무건전성 관리 차원으로 약 2년 만에 애큐온캐피탈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김정수 대표는 “과거의 틀과 방식을 미래지향적으로 전환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상품 다각화 ▲선제적 리스크관리 ▲효율적 자금조달 ▲디지털 가속 ▲지속가능경영(ESG경영) 실천 ▲애큐온캐피탈과의 시너지 창출 ▲소통과 신뢰에 기반한 문화 정착 등 방향성을 제시했다. 기존의 시각과 사고의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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