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종신보험 같은 보험 상품을 가입하기 위한 방법은 다양하다.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하나는 보험설계사를 대면하여 가입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다이렉트 채널 등을 통해 비대면으로 가입하는 것이다.
소비자 맞춤형 설계는 인공지능이 더욱 잘할 것이며, ChatGPT에 좋은 암보험 선택 기준을 질문하면 꽤나 유용한 답변이 나오는 시대에서 보험 설계사의 가치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기술 발전으로 인해 여러 모집 채널이 경쟁하는 상황에서 대체 불가능한 보험설계사의 역할은 ‘찾아가는 금융의 유일한 실행자’가 될 것이다. 연금저축으로 예를 들어 살펴보자. 22년 4월 금융감독원의 보도자료 ‘2021년 연금저축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연금저축의 총 적립금 160.1조 원 중 연금저축보험은 112조로 69.9%에 이른다. 2위인 연금저축펀드 24.3조 원(15.2%)와 비교 압도적으로 높다.
이를 위해서는 별도의 시간을 내 창구를 방문해야 하는데 매우 번거롭다. 물론 연금저축펀드를 비대면으로 가입하는 방법도 있지만 노후를 대비하는 상품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듣고 가입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반면 보험사에서 취급하는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설계사를 찾으면 된다. 퇴근 후 시간에도 심지어 주말에도 가입 희망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설계사는 찾아 간다. 이와 같은 설계사의 기동력 또는 소비자 침투력이 연금저축에서 보험이 펀드의 누적 적립액을 약5배나 압도하는 이유다. 또한 이는 향후에도 다양한 금융 상품의 모집 방법이 경쟁할 때 대체될 수 없는 보험설계사의 역할이 될 것이다.
이 때 주목되는 것이 전통적으로 고객을 쉽게 찾아가는 보험설계사의 존재다. 그들은 고객만 있다면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찾아가는데 익숙하다. 또한 만남을 지속하며 고객을 관리하기에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관계관리)에도 특화되어 있다. 따라서 고객 정보를 소유한 금융지주사는 찾아가는 금융의 첨병으로 설계사를 활용하면 쉽게 고객 접점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이를 통해 지주사 내 다양한 금융상품을 제안하고 필요시 각 분야의 전문가를 추가 연결하여 고객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장점이 금융지주사가 외자계 생명보험사를 인수한 이유며, 설계사가 향후에도 고객 점점의 최전선에서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증명하는 지점이 될 것이다.
살펴본 것처럼 보험설계사는 다른 모집 수단이 등장해도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찾아 가 대면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로 빛날 것이다. 모든 것을 스마트폰 클릭으로 구매할 수 있는 e커머스 시대를 지탱하는 뼈대는 화면 속 기술이 아니다. 주문한 상품을 소비자가 집에서 받아볼 수 있는 것은 3PL(Third Party Logistics, 제3자 물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쉽게 주문을 해도 택배가 없으면 배송이 불가능하다. 최근 만성 적자에서 탈출하여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쿠팡이 물류를 내재화한 대목은 금융 산업도 주목할 지점이다. 고객을 찾아가는 최전선을 소유함으로써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보험 설계사의 대체 불가능한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
또한 고객 접점에 있어 가장 효율적인 수단을 보험 상품만 연결하는데 활용하는 것은 아깝다. 따라서 향후 보험사는 얼마나 우수한 설계사를 보유했는지, 이들을 통해 보험뿐만 아니라 무엇을 연결할 수 있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설계사의 가치를 재고하여 보험 상품을 모집하는 존재라는 전통적 시각에서 벗어나 찾아가는 금융의 유일한 실행자로 새롭게 자리매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그들의 능력을 높이고 보험 이외 연결점을 고민할 때 보험 산업은 설계사를 통해 더욱 진화할 수 있을 것이다.
[김진수 파인베리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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