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보험사 관계자가 각 사가 발표한 IFRS17 성적표 양상을 보고 한 말이다. 두세배로 뛰다보니 보험업계 종사자들은 IFRS17 전망치 신뢰성이 전혀 없는거 아니냐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각 보험사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IFRS4 당기순익이 5609억원에서 IFRS17에서는 1조1820억원으로 2배 가량이 뛰었다. 심지어 순위변동까지 나타났다.
DB손보가 발표한 IFRS17 적용 시 2022년 순익은 1조6703억원이다. 이는 삼성화재보다 높은 수치다. 삼성화재 IFRS17 적용 순익은 1조4764억원이다. 메리츠화재도 1조3103억원으로 현대해상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교보생명과 KB손해보험, 신한라이프는 오히려 순익이 줄어든 것으로 나왔다. KB손해보험은 5686억원에서 5538억원으로 신한라이프는 4636억원에서 4156억원으로 IFRS4 대비 적게 나타났다. 생보 빅3인 교보생명은 3952억원에서 3343억원으로 609억원이 줄어든다.
IFRS17에서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계약서비스마진(CSM)도 들쭉날쭉이다.
교보생명보다 자산 순위가 뒤인 신한라이프는 교보생명보다 높은 6조7468억원으로 공시됐다. 메리츠화재 CSM은 10조7294억원으로 한화생명(9조5586억원), 삼성생명(10조3744억원), 현대해상(8조8927억원)을 제친다.
IFRS17 에서는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IFRS4보다는 부채가 적어지게 된다. 게다가 저축성 상품은 부채로 잡히게 된다. 과거에 저축성 보험을 많이 판 보험사들은 부채가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낮아진다.
저축성 상품이 거의 없는 손보사들이 이익이 높아지는건 당연한지만 업계에서는 해도해도 너무한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저축성 상품 판매했던 생보사들 중에서 저축성 상품 비중이 높은 생보사들이 IFRS17에서 불리하고 저축성 상품 판매가 거의 없는 손보사들이 유리한건 모두 예상 가능했던 것"이라며 "그런데 손보사들은 순익에다가 순위까지 뒤흔들 정도로 변동폭이 심한걸 보면 정확한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보험사 고위 관계자는 지금 나오는 성적표는 엉터리라고 단언했다. 작년 투자수익이 좋지 않았는데 이를 반영하지 않아 지나치게 높게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사 고위 관계자는 "보험사들 재무제표를 살펴봤는데 다들 높게 나오게 하려고 좋지 않았던 투자 수익은 반영하지 않은 것 같다"라며 "KB손해보험만 투자수익을 반영한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현재 IFRS17이 제각각일 수 밖에 없는건 아직도 IFRS17 항목을 어떻게 처리할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부분이 많아서다. 투자수익과 관련해 투자수익도 아직 어떤 방식으로 반영할지 정해지지가 않은 상태다. 대부분 보험사들이 투자수익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항목들이 정해지면 이익이 후퇴할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보험사 수익성이 높아졌다기 보다 '계산놀이'로 수익이 늘었다 줄었다 한 셈이다. 보험사들이 웃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험업계는 초고령화 사회로 업계 전망이 어둡다. 이미 신규 고객 창출은 요원하다. 암보험은 이미 대부분 한국사람이면 가지고 있어 추가 가입 여력이 없다. 결혼을 하지 않아 종신보험 시장은 이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다음 세대로 보험 가입이 이어져야 하지만 MZ세대들은 보험에 관심이 없다.
보험사 옥석은 IFRS17 성적표가 아니라 위기를 슬기롭게 대응하느냐에 달렸을 지도 모른다. IFRS17으로 높아진 이익에 좋아할 때가 아니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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