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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만 4.6조 적자…수요 회복은 언제쯤?

기사입력 : 2023-04-2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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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14년 만에 적자 기록…2분기부터 감산 효과 기대
갤럭시S23 글로벌 흥행 및 프리미엄 TV 판매로 수익성 일부 개선
설비투자는 1분기 최대 수준…“미래 준비 강화”

삼성전자 분기별 실적 추이. 자료=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분기별 실적 추이. 자료=삼성전자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글로벌 메모리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만 4조원대의 역대급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S23과 프리미엄 TV 판매가 일부 적자를 상쇄했지만, 역대급 손실에 전체 실적 감소는 막지 못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미래경쟁력 강화를 위해 1분기 최대 수준의 투자를 단행했다. 하반기 수요 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기술 역량을 확보해 주도권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대표 한종희닫기한종희기사 모아보기, 경계현닫기경계현기사 모아보기)는 올해 1분기 매출액 63조7500억원, 영업이익 6402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95% 감소한 수치다.

이번 실적은 시장 기대치에도 못 미치는 어닝쇼크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액 컨센서스(전망치)는 64조2012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1억원이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익이 1조원을 넘기지 못한 것은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암울한 실적에 상장사 실적 1위 자리도 사상 처음으로 현대차그룹에 내줬다. 전날(26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3조6000억원, 2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총 6조5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10배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실적에 대해 “DS(반도체)부문은 수요 감소 영향을 크게 받으며 매출이 감소했지만, DX부문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 호조로 매출이 증가했다”라며 “영업이익은 DX부문은 MX 중심으로 개선되었지만, 수요 부진으로 부품 사업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2분기도 수요 침체 예상…구형 제품 중심으로 감산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좌측부터) 정원철 상무, 구자흠 부사장, 강상범 상무가 화성캠퍼스 3나노 양산라인에서 3나노 웨이퍼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좌측부터) 정원철 상무, 구자흠 부사장, 강상범 상무가 화성캠퍼스 3나노 양산라인에서 3나노 웨이퍼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사업 부문별로 보면,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의 매출은 13조73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절반 수준(48.9%)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4조5800억원으로, 2009년 이후 14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1분기(8조4500억원)와 비교하면 약 13조원의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메모리 사업의 경우 D램은 고객사 재고가 높아 수요가 부진했다. 낸드는 서버 및 스토리지 수요는 여전히 약세를 보였지만, 고용량 제품에 대한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비트그로스는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시스템LSI 사업은 모바일과 TV 등의 수요 부진으로 ▲SoC(시스템 온 칩) ▲센서 ▲DDI(디스플레이 구동칩) 등 주요 제품의 수요가 급감했다. 파운드리 사업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가 위축됐고, 고객사 재고 증가로 주문이 감소하며 실적이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부터 메모리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메모리 가격 하락세도 진정될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잠정실적 발표에서 감산을 공식화 한 바 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지난해 말부터 감산에 돌입했다.

김재준 삼성전자는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감산 결정 배경에 대해 “중장기 관점에서 고객이 원하는 제품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력 확보를 기조로 미래 수요 확보 차원에서 생산을 운영했다”며 “특정 제품은 대응 가능한 물량을 이미 확보했다고 판단해 생산량 하향 조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반도체 생산 조정은 중장기적으로 수요에 대응할 만큼 재고가 충분한 레거시(범용) 제품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며 “1분기부터 시작된 라인 최적화 추가 대응으로 감산 규모는 훨씬 의미 있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안정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하반기에도 감산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부터 재고 수준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하반기에도 생산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재고 수준 정상화를 가속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까지 수요 약세가 지속되고, 하반기 들어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DDR5, LPDDR5x 등 하이엔드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시스템LSI는 수요 침체가 이어지겠지만 센서와 패널용 DDI 등은 고객사들의 재고 축적 수요가 이어지며 실적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봤다. 파운드리의 경우 고객사 재고 상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어 2분기부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나노 이하 선단공정에서 세계 최초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아키텍처를 도입했다”라며 “고객사는 모바일, HPC(고성능컴퓨터)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삼성 파운드리는 3나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며, 일부 고객사와 테스트 칩을 제작하고 있다”며 “2나노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서병훈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법 시행에 따른 국내 기업의 피해 우려에 대해선 “현재 미국 정부가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개별기업과 협상을 통해 구체화할 것이다. 당사도 이에 동참할 것”이라며 “다양한 가능성과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며, 가능한 지정학적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갤럭시S23 흥행에 수익성 일부 개선…폴더블 조기 출시 가능성도
갤럭시S23 시리즈. 사진 제공=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갤럭시S23 시리즈. 사진 제공=삼성전자
모바일 및 생활가전 등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 경험)부문은 1분기 매출 46조2200억원, 영업이익 4조21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네트워크 사업을 담당하는 MX(모바일 경험)사업부는 1분기 매출 31조8200억원, 영업이익 3조94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1% 증가했다. 올 초 출시한 갤럭시S23 시리즈가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을 거둔 것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다만, 2분기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판매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6000만대, 태블릿은 700만대로 집계됐다”며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은 325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분기는 스마트폰, 태블릿 모두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다. 2분기 스마트폰 ASP도 전 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폴더블폰의 조기 출시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전략기획팀 상무는 이날 2분기 전망에 대해 “시장 반응이 좋은 갤럭시S23 판매를 유지하는 가운데 기존 폴더블폰의 리부스트 마케팅과 함께 하반기 폴더블 신모델 출시를 미리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TV와 생활가전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6.3% 감소한 1900억원을 기록했다.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보단 나아졌지만, 수요 둔화에 따른 경쟁이 심화되면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물류 인프라 등 고정성 비용이 증가했고 인건비, 유틸리티 비용이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전년 대비 늘었다”며 “2분기 매출은 전년 수준을 유지하고 손익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인플레이션 지속 시 전망 대비 감소 리스크가 있으며 원자재 시황 턴어라운드 시점이 예상보다 빨리 와서 1분기 대비 재료비 인상 리스크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성수기에 진입하는 에어컨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비스포크 등 고부가 제품 중심 판매와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SDC)는 1분기 매출 6조 6100억원, 영업이익 78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 패널의 시장 위축으로 실적은 하락했지만, 대형 패널은 QD-OLED 신제품 출시로 적자 폭이 완화됐다. 디스플레이는 2분기에도 계절적 비수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실적 악화에도 투자는 역대 최고 수준…반도체만 9.8조 투자
사진 제공=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1분기 암울한 실적을 거뒀지만, 투자는 역대 1분기 가운데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설비투자(CAPEX)는 10조7000억원으로 역대 1분기 가운데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약 36% 늘었다.

사업별로는 반도체에 9조8000억원을 투자했다. 메모리는 중장기 공급성 확보를 위한 평택 3기, 첨단공정 수요 대응을 위한 4기 인프라 구축 등에 투자했다. 파운드리는 미국 텍사스 테일러 및 평택공장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했다. 디스플레이는 중소형 모듈 보완 및 인프라 투자에 3000억원을 집행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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