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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정호영, LCD 출구전략은?

기사입력 : 2023-03-27 00:00

(최종수정 2023-03-2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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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줄이고 ‘수주형 중심’ 사업구조 고도화
투명·게이밍 등 ‘시장 창출형’ 사업도 추진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진=LG디스플레이이미지 확대보기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진=LG디스플레이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디스플레이 산업이 대단히 어려운 시기에 있습니다. 안정적인 수익구조 회복을 위한 강도 높은 자구노력과 함께 사업구조 고도화를 위한 주요 과제들을 추진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사장)가 주주서한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조85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2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직전 사상 최대 영업손실은 2019년에 기록한 1조3593억원이었다. 특히 직전 연도인 지난 2021년 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둔 점을 고려하면, 실적이 빠르게 악화된 것이다.

LG디스플레이의 실적 부진엔 IT 기기 수요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디스플레이 특성상 시황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2020년과 2021년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서 영화, OTT를 즐기는 이들이 많아 늘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해 엔데믹이 본격화되며 야외 활동이 늘고, 글로벌 경기침체로 TV 수요가 이전 대비 크게 줄면서 LCD 패널 가격이 급락하자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됐다.

올해 LG디스플레이의 최우선 과제는 LCD를 벗어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것이다. 중국 패널 제조사들의 공격적인 투자로 LCD 패널의 저가 공세가 이어지면서 LCD는 팔면 팔수록 손해가 됐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월 국내 LCD TV 패널 생산라인인 파주 P7 가동을 중단했다. 중국 LCD 생산라인도 단계적으로 축소할 예정이다.

대신 주력 제품인 OLED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해 리더십을 키워간다는 방침이다.

정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사업구조를 고도화해 위기를 극복하고 역사적 전환점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열린 주총에서도 “2019년 11% 수준이었던 수주형 사업의 매출 비중은 올해 들어 40%대 초반까지 확대했고, 향후 2~3년 이내에 70%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상황에 민감한 수급형 사업 대신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수주형 사업’ 중심으로 고도화해 매출 비중을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것이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태블릿PC 등 중소형 패널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TV 등에 쓰이는 대형 패널의 경우 교체 수요가 길지만,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은 이보다 교체 수요가 짧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2년도 LG디스플레이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제품별 매출 가운데 전년 대비 유일하게 성장한 분야는 ‘모바일’이다. 지난해 모바일 매출은 8조1915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1.1%로, 처음으로 30%대를 넘어섰다. 이는 LG디스플레이가 핵심 고객사인 애플에 패널 공급을 늘렸기 때문이다. 회사는 아이폰14 프로맥스에 탑재되는 LTPO(저온다결정사화물) 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오는 2024년엔 OLED 아이패드 출시를 앞두고 있어, 이에 매출 성장세도 기대해볼 만하다.

가파른 성장세 때문인지 지난해 연구개발비도 모바일 부문에 집중 투자됐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의 연구개발비는 2조4315억원으로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 2조원을 투입했다.

이중 모바일 부문에 투자한 비용은 3245억 9200만원으로, 전년(약 1893억원) 대비 71.4% 급증했다. TV(약 1156억원)와 IT(1251억원) 부문과 비교하면 2배 이상 투자한 것이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수주도 늘었다. 지난해 오토 사업 부문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0% 성장했다. 사실상 차량용 OLED는 아직 상용화한 곳이 거의 없어 LG디스플레이의 독점 시장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OLED 부문에서 10여개의 신규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다.

올해 LG디스플레이는 2세대 탠덤 OLED(유기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는 형태) 양산을 준비 중이다. 또 올해 30인치대 P-OLED 상용화를 시작으로 향후 대시보드 전면을 모두 채울 수 있는 50인치대까지 크기를 확대하는 등 차량용 OLED 대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병구 LG디스플레이 오토사업그룹장(전무)은 “우리 강점이 OLED 기반 제품을 개발한다는 것이고, 양산도 우리가 먼저 하고 있어 경쟁사 대비 차별성이 있고 1등 포지션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LG디스플레이는 앞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명 OLED, 게이밍 디스플레이 등 향후 시장 잠재력이 큰 ‘시장 창출형’ 사업도 추진 중이다.

투명 OLED는 유리창과 디스플레이 기능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 현재 투과율 40% 이상의 기술로 투명 OLED를 양산하는 곳은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2020년 중국 주요 도시 지하철은 물론 일본 JR동일본 열차 등에 투명 OLED를 공급한 바 있다.

게이밍용 OLED 패널은 지난해 말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LG전자, 에이수스(Asus), 커세어(Cosair) 등 글로벌 IT기기 제조사 및 게이밍 기어 브랜드의 프리미엄급 게이밍 모니터에 탑재될 예정이다.

정 사장은 “앞으로 다양한 산업과의 협업과 개방형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라며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업 분야에서도 체계적인 사전 준비를 통해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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