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이미 지난해 약수역 주변부에 이어, 올해는 다산로변 최고 높이를 17층까지 올리는 등 과감한 규제완화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중구는 남산고도제한과 관련해 치밀한 근거를 준비해 서울시 등 관계기관을 설득해 나갈 예정이다.
그 첫 단계로 지난달 19일 구청 기획상황실에서 ‘남산 고도제한 완화방안 검토 및 기본구상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고 구체적인 완화안 마련에 들어갔다. 이 연구용역은 올해 8월까지 진행된다.
남산 고도제한은 30년 가까이 존속하면서 남산자락 주거지의 심각한 노후화를 불러왔다. 주변보다 턱없이 낮게 설정된 건축물 높이는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최소한의 개발까지 원천 봉쇄했다.
그러다 보니 고도지구 내 건물들은 대부분 준공된 지 20년이 넘었고(89%), 30년이 지난 건물도 60%에 달한다.
이는 고도제한이 남산 경관 보존에 기여한 점은 분명하나 이면에는 주민들의 기약 없는 희생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중구민의 70%가 사는 다산로 일대는 30년 넘은 주택 비율이 65%에 이른다. 원인은 노후화와의 원인은 중첩된 규제로 꼽힌다.
이에 중구는 이번 기본구상 용역을 통해 남산 경관을 유지하면서도 주민 재산권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합리적인 완화안을 준비한다. 김길성 구청장은 올해 이같은 상황을 타개할 전략으로 ‘소통’과 ‘규제완화’를 제시했다.
소통은 중구 개발을 앞당길 핵심 열쇠다. 과거 관내 재개발 사업에서 정확한 정보 부재로 주민 간 오해와 갈등이 크게 대두됐기 때문이다.
이에 김 구청장은 구청의 역할을 과감히 전환했다.
구는 단순 인허가를 넘어 구청이 직접 재개발 정보를 쉽고 투명하게 알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만든 게 ‘찾아가는 주민설명회’다. 설명회는 주민이 원할 때마다 지역에 어떤 개발사업이 논의되고 있는지, 장단점은 무엇인지를 찾아가 알리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밖에도 구는 국내외 사례조사를 토대로 면밀한 구역별 경관 분석과 시뮬레이션으로 적정 높이를 다시 도출해 획일화돼 있는 고도제한을 유연하게 개선할 예정이다.
특히 이미 철거된 고가도로를 고도제한 근거로 삼고 있다거나 역사문화특화경관지구에 자연경관지구까지 2~3중으로 묶여 있는 등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필요 이상의 규제를 찾아내 조정한다. 고도지구 내 시범지구를 선정해 다양한 주민지원 방안도 검토한다.
현재 서울시는 고도지구를 포함한 용도지구 재정비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구는 고도제한에 대한 시의 관점이 규제 일변도에서 효율적인 관리로 전환되길 기대하고 있다.
구는 불합리한 규제가 완화되도록 요청하면서, 재정비 결과에 따라 단계적 완화를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구는 연구용역과는 별도로 설문조사, 주민 토론회, 주민협의체 구성 지원 등 대대적인 주민 의견 수렴과 공론화에 나선다.
전면 완화가 아닌 지형 특성에 맞춘 합리적 부분 완화임을 명확히 해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면서 사회적 설득과 합의를 이끌어낸다.
구는 어느 때보다도 완화 가능성이 큰 만큼, 고도지구 내 주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아 완화의 마중물로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남산 주변이 슬럼화되면 결국엔 남산 가치도 하락하는 것”이라며 “고도제한의 전체적인 완화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완화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최대한 발굴해 실효성 있고 누구나 공감할 완화안으로 오랜 시간 쌓인 주민 불편을 해결하면서 남산과 더욱 어우러진 중구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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