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은 1949년 고 장병희 창업주와 고 최기호 창업주가 공동 창업한 영풍그룹에서 핵심 계열사인 고려아연을 이끌고 있다.
고려아연은 세계 1위 아연 생산 기업으로, 영풍그룹을 대표하는 주요 계열사다. 경영은 최윤범닫기최윤범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하고 있지만 지분은 장씨 일가가 더 많은 묘한 구조다.
최 회장이 수장으로 취임한 2019년부터 영업이익 1조클럽에 가입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최 회장이 적극 육성한 이차전지소재 등 신사업 성과 덕분이다.
2022년 3분기 고려아연 누적 영업이익은 8166억원으로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클럽이 기대된다. 사실상 그룹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최씨 일가와 장씨 일가 모두 고려아연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반세기 동안 두 집안 동업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고려아연이 돌연 계열 분리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최 회장 일가가 고려아연 지분 확대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고려아연 자사주 6.02%를 LG화학, ㈜한화 등과 맞교환(2023년 2월 23일 완료 예정)하며 일명 ‘백기사’를 확보했다. 최 회장(1.72%) 우호지분까지 포함하면 고려아연의 최씨 일가 지분은 약 27%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 일가 지분은 31%대로 아직은 최씨 일가보다 약 4% 정도 더 많다.
특히 최근 본격화하고 있는 영풍정밀 지분경쟁은 최 회장의 ‘독립’ 선언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주요 주주로 코스닥에 상장돼 있다.
고려아연 지분 경쟁이 벌어질 경우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최 회장 일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풍정밀 지분 매입을 시작했다. 최 회장 셋째 작은 아버지인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이 최근까지 약 4억 8000만원을 투입해 영풍정밀 보통주 4만 957주를 매입, 지분율을 4.85%로 높였다. 숙모인 정지혜 씨도 지난달말 영풍정밀 주식 3만 2451주를 매입했고, 사촌 동생이자 최창규 회장 아들인 최정상 씨도 지난해 7~8월 영풍정밀 주식 5만 1606주를 사들였다.
이를 통해 최윤범 회장 일가의 영풍정밀 지분은 31%로 장형진 영풍 회장 일가 지분(23%) 보다 8% 가량 많아졌다.
업계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주목한다.
지난해 최 회장 일가의 고려아연 지분 확보 행보에 따라 최 회장과 장 회장 일가 지분률 격차가 줄어든 만큼 올해 정기 주총이 ‘계열 분리’를 비롯한 두 집안 지분 경쟁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첫 라운드이기 때문이다. 관전 포인트는 정기 주총에 상정될 ‘이사 선임’ 안건 통과 여부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모두 11명인데 이 가운데 최 회장에게 우호적인 이사 6명의 임기가 3월 만료된다. 어떤 이사진이 포진되느냐에 따라 최 회장의 독립 선언 여부가 보다 분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최 회장은 올해 신재생·그린수소 에너지, 이차전지 소재산업, 리사이클링 자원순환 등 3대 성장동력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지난해 우리 성장을 이끌 친환경 신사업을 제시했다”며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 한 사업에 대해 신년사에 언급하는 것이 어울리지 않을 수 있지만 올해 비전·전략인 3대 성장동력을 통해 새로운 새로운 고려아연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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