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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이사 “‘안전한’ 채권 주목해야…개인 국채 소액투자 인프라 중요”

기사입력 : 2022-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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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망할 회사’ 가려낼 신용위험 잘 살펴야
개인국채 美 '트레져리 다이렉트' 참고할만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이사 △ 1962년생 / 부산대 경제학과 졸업 / KDI School 자산운용경영학 석사 / CFA(국제공인재무분석사) / 1987년 LG상사 국제금융부 / 1988년 유화증권 / 1996년 조흥투신 채권운용팀장 / 2005년 동양투신 채권운용본부장 / 2006년 아이투신 채권운용본부장 / 2010년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이사 / 2021년~2022년 11월 현재 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이사 // 사진제공= 한국채권투자운용이미지 확대보기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이사 △ 1962년생 / 부산대 경제학과 졸업 / KDI School 자산운용경영학 석사 / CFA(국제공인재무분석사) / 1987년 LG상사 국제금융부 / 1988년 유화증권 / 1996년 조흥투신 채권운용팀장 / 2005년 동양투신 채권운용본부장 / 2006년 아이투신 채권운용본부장 / 2010년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이사 / 2021년~2022년 11월 현재 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이사 // 사진제공= 한국채권투자운용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채권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때는 지금입니다. 최근 1~2년 사이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기관은 큰 평가손이 나고 있지만, 개인들은 너무 좋을 수밖에 없죠. 일반채권시장에서 국채가 활발하게 장내 거래되고 있는 것은 정말 깜짝 놀랄 만한 일입니다.”

김형닫기김형기사 모아보기호 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이사(사진)는 27일 한국금융신문과 <CEO초대석> 인터뷰에서 30여 년 간 채권전문가로서 겪은 채권시장의 큰 변화로 최근 유례없는 금리 급등을 지목했다.

김형호 대표는 국내 최초 채권 전문 투자자문사인 한국채권투자자문을 세웠고 헤지펀드 시장까지 진출해 현재 운용사인 한국채권투자운용을 이끌고 있다.

내년 2023년 채권시장 전망에 대해서 김 대표는 “현 상황에 내년 매크로(거시경제) 변수를 더하면 되는데, 내년은 금리가 떨어지는 해가 될 것”이라며 “기존 기관들의 평가손은 줄어들고, 새로 들어오는 투자자의 수익률(yield)은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채권’
김 대표는 1988년 여의도 증권가로 들어와 채권과 인연을 맺었다. 유화증권, 조흥증권, 조흥투자신탁, 동양투자신탁, 아이투자신탁 등 증권사, 투신사를 거쳐 경력을 쌓고 독립했다.

30여년 한 우물을 판 ‘채권통’인 김 대표는 최근 증권사 소매(리테일)채권 부활을 주목했다.

이는 2021년 가을부터 채권금리가 오른 영향이 크다고 했다. 개인 채권투자 길이 열린 것은 지난 2000년대 초반인데,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를 비롯, 이후 국내 기업 중 웅진, STX, 동양, 동부, 한진해운, 현대상선, 대우조선해양 등 굵직한 신용사건이 이어지면서 소매채권 시장은 움츠린 바 있다.

김 대표는 최근 개인 채권투자에 대해 “장내에서 개인들끼리 주고받는 거래가 아주 활발한 게 특이하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국고채 19-6의 경우, 표면금리 1.125%의 20년짜리 국채인데, 장내시장인 일반채권시장에서 하루에 몇 십 억원 씩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채는 기관을 필두로 통상 국채전문유통시장에서 거래된다. 우리나라 국채 1000조원 가운데 개인 비중은 미미하다.

그런데 증권사들이 자산가들의 절세 수요에 맞춰 저쿠폰채 국채를 도매 기관시장에서 떼다가 개인에게 팔고, 이후 개인은 이것을 장내에서 또 사고파는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시 저쿠폰채 매력이 없어지게 되니까 세금 관심이 높은 투자자들이 발 빠르게 대응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개인 채권투자자인 ‘채권 개미’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채권 ETF(상장지수펀드)는 채권 투자의 접근성을 높여주고 있기도 하다. 장외시장 역시 활발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2022년 들어 장외 개인 채권투자 순매수 금액(11월 18일 기준)도 18조원에 달한다. 회사채, 기타금융채(카드·캐피탈사), 국채 순으로 순매수 비중이 컸다.

금리 급등이 핵심 요인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2022년 10월 최고 4.391%까지 찍었다. 이는 2019년 8월(1.142%) 대비하면 급등한 수치다.

김 대표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와 대우그룹 부도,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연도 별로 다 기억에 남지만, 최근 금리상승은 이렇게 될 줄 몰랐을 정도로 큰 사건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안전한 담보채권 ‘러브콜’
채권은 픽스드 인컴(Fixed income) 상품으로 고정된 절대 수익을 얻고자하는 수요에 부합하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채권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채권은 부도만 나지 않으면 예금과 똑같다”며 “결국 부도날 것을 좀 멀리하고, 아슬아슬한 것은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용위험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걱정할 필요 없는’, ‘망하지 않는’ 회사인 것을 알기 위해 김 대표는 첫째로 신용등급을 살펴봐야 하고, 둘째로 재무상태표를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예컨대 자산이 얼마인 지, 부채보다 자산 규모가 큰 지 체크하는 것이다.

또 그는 워크아웃, 기업회생정차(법정관리) 등 기업구조조정 제도까지 두루 살펴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일반 투자자가 놓치고 있는 게 담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담보는 1순위로 중요한다”며 “담보가 없다면 담보가 있는 것을 찾고, 담보가 있으면 안전한 담보채권을 찾아야한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에 대한 조언으로 김 대표는 투자 목표를 세우는 게 최우선이라고 꼽았다.

그는 “채권 기대수익률은 정기예금에 1~2%의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되는데, 이렇게 목표를 정하고 나면 맞는 채권을 찾아야 한다”며 “실력과 시장 상황에 따라 목표를 가감해야 하지만, 일반적으로 회사채 투자는 현재 연 5%, 국채 투자는 연 3.5~4% 정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의할 점은 투자 목표를 예컨대 10%처럼 무리하게 잡아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피셔방정식 상 인플레이션(2%), 실질 GDP 성장률(2%)을 감안하면 4%가 기준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채는 이보다 좀 높게, 국채는 좀 낮게 잡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초보’ 개인투자자에게 “정기예금과 채권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찾아보면 채권을 쉽게 공부할 수 있다”며 “공부하지 않고 투자하는 것은 눈 감고 투자하는 것과 같으므로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채권을 전문으로 하는 한국채권투자운용은 절대 수익률 추구, 레버리지 이용 두 축의 특징을 지닌 헤지펀드에서도 다양한 전략을 가동할 수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채권 자체가 픽스드 인컴이어서 변동성을 줄이면서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채권 중에서도 저평가된 게 있어서 이를 넣어서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해외채권 투자에 대해서는 전 세계 채권의 4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시장을 일단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채권이 매크로 요인(factor)에 영향을 받는 만큼 “한국에서 전 세계를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수수료 등을 고려할 때 미국, 유럽 등 해외채권의 경우 “현재 한국에 많이 상장돼 있는 채권 ETF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채권은 듀레이션(duration, 투자자금 평균 회수기간)과 크레딧(credit, 신용)으로 구성돼 있는데, 듀레이션 베팅 방법으로 3배 레버리지/인버스 ETF 등이 주목을 끌고 있다고 예시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미국 지방채(muni bond)도 ETF로 접근할 수 있다”며 “미국 국영 및 공영 모기지업체 ‘Agency(에이전시) MBS(주택담보부채권)’도 관심을 둘 만하다”고 제시했다.

채권시장 ‘흔들’? “시간 걸릴 뿐, 안정”
한국경제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 위기’에 처한 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구조적이지 않고, 일시적 현상”이라며 위기감을 경계했다.

일단 고환율로 과거 같은 외환위기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해 김 대표는 “경상수지 흑자 국가에서 외환위기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또 김 대표는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비로 측정하는데, 국제유가, 곡물가 영향으로 올해 물가가 7월 정점(peak)을 찍고 내년 여름 7월이 되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수입물가가 오르고, 원/달러 환율이 뛰면서 물가상승률이 높아졌지만, 내년 2023년 기저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얘기다.

물가 안정 차원에서 급등한 금리에 대해서도 그는 “이미 성장률도 많이 떨어져 있고 고령화도 상당 폭 진행돼 구조적 현상이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채권시장, 특히 단기자금시장 ‘돈맥경화’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시간이 걸릴 뿐, 안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른바 ‘레고랜드 PF(프로젝트파이낸싱)-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사태’가 결정타로 여겨지는 데 대해서도 고개를 저었다.

이미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당국에서 부동산 PF 경고등을 켰고, 코로나 대출 만기 연장 등도 겹치며 두 달여 전부터 2금융권 등에서 조달이 어려워지고 유동성이 말라가고 있던 터였다고 했다.

김 대표는 “기관들이 이미 큰 평가손으로 살 여력이 없고, 연말에 북클로징(회계연도 장부결산)을 해놓아서 시장이 옅어져 있었다”며 “그러니 누구 하나 내놓기만 해도 금리가 올라가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결국 정부는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50조원+알파(α)’의 대규모 자금시장 대책을 발표했다. 한은도 추가 대책을 더했다. 김 대표는 당국이 신호(시그널)를 준 만큼 시장 참가자들이 “떨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막혔던 돈의 흐름이 한 번에 뚫리지는 않는 것이며, 증권사 지급보증 ABCP가 많이 쌓여 있어서 소화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시스템 위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올해 금리가 올라서 채권 값이 떨어졌지만, 내년에는 금리가 반락하고 채권 가격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내년 채권시장은 현 상황에서 매크로 변수를 더해 보면 되는데, 채권시장 강세가 예상돼 전망이 좋다”고 제시했다.

한국채권투자운용, 채권시장 ‘휘슬’ 역할
채권시장 법/제도/인프라 측면에서 보강될 만한 제안을 묻자 김 대표는 개인투자자의 소액 국채 투자 인프라 구축 필요성을 제언했다. 미국의 경우 ‘트레져리 다이렉트(TreasuryDirect)’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개인들이 직접 살 수 있다.

실제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물가연동 채권 ‘I 본드(I-bond)’를 사기 위해 최근 개인 투자자 운집이 나타나기도 했다. I 본드 금리는 6개월마다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연동돼 재산정되는데, 2022년 10월 말까지 가입하면 투자자들이 받을 금리가 9.62%에 달하는 역대급 고금리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기관이 살 수 있는 국채전문유통시장에 개인들이 들어와서 살 수 있거나, 아니면 시장을 통합해서 개인들도 원하는 국채를 소액으로 살 수 있게 제도가 마련됐으면 한다”며 “개인들이 장내에서 국채를 매입하기 어려운데 안전하게 국채를 살 수 있게 인프라가 개선되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한국채권투자운용이 투자 고객들에게 좋은 수익률을 내줘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특히 자본시장 전문가로서 채권시장에서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터무니없는 곳에 자금이 몰린다고 하면 우리가 안 사거나 해서 채권시장에 신호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경험을 쌓은 전문가들을 많이 배출해서 자본시장을 튼튼하게 하는 게 장기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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