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배려하지 못한 언어는 오해를 불러와
말과 글이 필요한 이유는 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중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쓰는 사람이 아니라 듣고 보는 사람을 위해 쓰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말하는 사람이 자기만의 생각으로 이야기를 한다면 이해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지요. 특히 한자어는 한자를 모르는 사람에게 매우 어렵게 들립니다.
이해력 부족 탓하기 전에 상대에 대한 배려 아쉬워
지난 8월 누리꾼들 간에는 ‘심심한 사과’ 논란이 크게 화제가 됐습니다. 한 카페에서 행사 일정의 지연을 사과하는 사과문의 댓글 때문입니다.이번 논란의 핵심은 댓글 작성자가 ‘심심한 사과’의 뜻도 모르고 비난했다는 무책임에 무게가 실려 있습니다.
그러나 그 카페의 이용 대상이 누구인지를 잘 알고 있는 카페 운영자로서는 그 대상에 맞는 언어로 용서를 구하는 것이 더 적절한 방법이었을 것입니다.
카페 운영자가 동호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깊이 용서를 빕니다’라고만 했어도 익숙치 않은 사과의 글보다는 더욱 마음 깊이 와 닿았을 것이니까요. 이러한 논란이 생기는 이유도 모두 상대를 배려하는 기본에 충실치 못한 결과여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쉬운 우리말이라면 보다 많은 계층이 폭넓게 이해 할 수 있어
일상생활의 언어 중에는 한자어가 적지 않습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심심한 사과‘도 한자어 오해의 한 사례입니다. 문제는 한자어든 영어든 상대가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사용하면 문제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 언어를 마치 학식의 수준이나 나만의 전문성 표현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닙니다.
지금은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언어가 갈수록 외국어, 전문용어, 축약어 중심으로 사용빈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금융용어만 보더라도 전문용어가 적지 않게 사용되고 있으니까요.
TV홈쇼핑에서 설명하는 치아보험의 내용을 보면 가철성의치(틀니), 치주질환(잇몸질환), 치아우식증(충치), 고정성가공의치(브릿지) 등이 소개되는데 이 용어들은 전문용어이지만 일상용어를 함께 사용해 이해가 쉽습니다.
그러나 무치악보철치료나 치아교모증 또는 라미네이트 등은 전문가만이 알 수 있는 용어들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상대에게 쉽게 이해되어야 합니다.
특히 금융상품은 더욱 그렇습니다. 공공의 이익과 소비자를 보호하여야 하는 각 금융협회만이라도 전문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개선작업이 추진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 한국금융신문은 국어문화원연합회와 ‘쉬운 우리말 쓰기’ 운동을 함께 합니다.
허과현 기자 hk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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