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세타2' 호실적 행진 발목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조5518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1조6067억원) 보다 3.4% 감소하고, 올해 2분기(2조9798억원)와 비교하면 47.9% 줄어든 실적이다.세타2는 2010년부터 2019년경까지 제작된 쏘나타·그랜저·싼타페 등 핵심 판매차종에 장착된 엔진이다. 일부 차량에서 주행중 시동꺼짐이나 화재가 한국, 미국 등 글로벌 각지에서 발생했다. 2015년부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규모 품질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을 역사상 처음 도입하는 과정에서 오는 시행착오로 올해 3분기에도 대규모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미국 소비자들이 한국의 경우 보다 중고차 운행 연수가 많아 예측 보다 많은 엔진 교환이 이뤄졌다는 게 주된 이유다.
품질비용 빼면 3조원대 이익
품질비용만 빼면 현대차는 호실적을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다.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제네시스·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비중으로 인한 이익 증대 효과가 4420억원이 났다. 3분기 현대차의 제네시스·SUV 판매 비중은 55.5%로 작년 3분기 53.2%에서 2%포인트 증가했다.
현대차는 "싼타페, 투싼 등 SUV가 부품 수급 완화에 따라 판매가 확대됐고, 제네시스 판매량도 전년동기대비 8.7% 증가했다"고 밝혔다.
여기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해소에 따른 판매 물량 증가가 5990억원이 추가됐다.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이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해 4740억원의 추가 이익을 냈다.
4분기 이유 있는 자신감 '7세대 그랜저'
현대차는 3분기 악재에도 불구하고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특히 4분기에는 핵심 판매 차종이 본격적으로 출격한다.
지난 3분기 국내 출시한 전용전기차 아이오닉6는 사전계약 첫날에만 3만7446대가 계약됐다. 하루만에 연간 물량이 모두 나간 것이다. 아이오닉6의 지난 3분기 출고대수는 2660대로, 대기물량 4만대가 4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출고된다.
국내 최다 판매 차종인 그랜저 7세대 신형 모델도 다음달 중순경 출시된다. 업계에 따르면 신형 그랜저는 차량 정보가 제대로 공개되기 전부터 딜러 등을 통해 이미 8만대가 계약되는 '흥행 태풍'을 예고하고 있다.
서강현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자동차 시장이 다소 침체된 상황이나 올해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반도체 상황이 호전되며 당사 판매가 늘고 있고 고수익 차종 중심으로 수익성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 1월 설정했던 2022년 실적 목표를 이번에 상향 조정했다.
작년 대비 매출은 13~14% 성장할 것으로 제시했던 것에서 19~20% 증가로 크게 올려잡았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도 5.5~6.5%에서 6.5~7.5%로 상향했다.
판매량은 432만대에서 401만대로 줄였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생산차질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판매량이 적더라도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 우호적인 환율 등이 실질적인 이익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개선된 현금흐름...배당 확대 청신호?
올해 배당금은 "전년 동등 수준 이상" 시행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중간·기말배당을 통해 보통주 1주당 4050원의 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배당의 기반이 되는 잉여현금흐름(FCF)은 상당히 좋은 상황이다. 현대차는 지난 1월엔 올해 최대 1조원의 FCF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올해 실적이 계속해서 호조를 보임에 따라 최대 4.5조원을 확보할 전망이다.
서 부사장은 "경상이익이 예상을 크게 상회하고 있고, 대외변수에 따른 적극적인 유동성 확보 노력도 하고 있다"며 "4분기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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