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보험업계 과제는 ‘뒷전’으로 여겨진다. 특히 올해는 루나 사태, 잇따른 은행권 횡령 등 다른 업권에서 대형사고가 터지면서 보험업계는 올해는 더 조용한 국정감사가 될 것 같다며 안도의 목소리가 나왔다. 베일 벗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반전은 없었다. 증인으로 삼성생명 부사장이 나오면서 삼성생명법이 수면위로 오른 것 외에 보험업계에서 큰 이슈는 없었다.
보험업계 숙원과제는 바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14년째 실행되지 않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윤창현닫기윤창현기사 모아보기 의원이 1번 언급한게 전부다.
실손보험은 지난 3월 기준 가입자수가 4000만명에 육박한다. 사실상 국민 대부분이 가입한 국민보험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청구 불편함으로 타가지 못한 보험금만 8000억원에 육박한다.
실손보험금을 받기 위해서는 서류를 일일히 수기로 떼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병원에 직접 방문을 해서 증빙자료를 받아야하는 것은 물론 서류 작성도 해야 한다. 금융권 디지털화로 통장 개설도 스크래핑으로 하는 시대로 바뀌었지만 실손보험 청구만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들은 청구 불편함으로 실손보험금 청구를 포기하고 있다.
작년 4월 금융소비자연맹 등 소비자단체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47.2%가 실손보험금 청구를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보험업계 종사자들도 실손보험 청구가 불편해 보험금 청구를 안했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를 타고 놀러갔다가 사고가 나 병원에 들렸는데 경황이 없어 서류를 떼지 못했다”라며 “실손보험 청구하려면 지방까지 다시 내려가 서류를 받아야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워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나마 희망적인건 올해 정부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의지가 크다는 점이다. 표가 필요한 선거 시기가 지난 점도 고무적이다.
다만 여전히 정부부처, 의사협회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대한의사협회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관련 법 개정을 막기 위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대응 TF’를 구성했다.
보건복지부도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반대 입장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협회에서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최대 위기 사항으로 보며 강하게 반대 의사를 표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다음 국감에도 같은 얘기가 반복될지 모른다.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도입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시행되지 않아 국민 불편함이 상당하다”라며 “디지털 플랫폼 정부로서 관련 사항을 제고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하자 “국민 불편함에 공감한다”라며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를 통해절감한 비용을 인센티브로 내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유관기관과 논의해 빠르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정부의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도입 의지가 실제 정책으로 반영되길 바란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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