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대표 한종희닫기한종희기사 모아보기, 경계현닫기경계현기사 모아보기)는 지난 2일부터 미국에서 최신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수리 부품과 설명서를 제공하는 ‘셀프 수리(Self-Repair)’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셀프 수리 프로그램을 적용 대상은 갤럭시S20, 갤럭시S21 시리즈, 갤럭시탭S7+ 등이다. 향후 적용 제품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갤럭시S21의 액정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부품, 수리 도구가 포함된 패키지를 167.99달러(약 22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미국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 액정 디스플레이를 교체하는 비용이 199달러(약 26만원)임을 고려하면 약 30달러(약 4만원) 저렴한 셈이다.
마크 윌리엄스 삼성전자 미국법인 고객관리 담당 부사장은 “소비자가 기기 사용을 확장하고, 순환 경제를 촉진해 전자 폐기물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더욱 편리한 옵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라며 “삼성의 셀프 수리 프로그램은 기기 수명 연장의 또 다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셀프 수리 시행에 나선 것은 지난해 7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소비자가 수리권을 보장받을 수 있게 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뉴욕에선 제조사가 인증한 수리업체에서만 수리하도록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또한 셀프 수리 제도로 기기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어 생활 쓰레기 감소 효과도 있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유럽환경국에 따르면, 유럽 내 모든 스마트폰의 수명을 1년 연장할 경우 2030년까지 매년 210만톤(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8600만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한 수준이며, 4분기 연속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제조사들이 구형 단말기에도 3~4년간 운영체제(OS) 업데이트를 지원하면서, 교체 주기가 길어졌다. 보증 기간 이후에도 수리해서 구형 단말기를 이용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글로벌 중고 스마트폰 시장의 경우 2018년부터 오는 2023년까지 연평균 13.6%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오는 2023년 예상 출하량도 3억329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셀프 수리 프로그램에 실효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수리 과정이 복잡하다 보니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쉽게 수리를 시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갤럭시S21의 디스플레이를 교체하려면 51단계를 거쳐야 한다. 애플의 경우 나사 모양이 제각각이다 보니, 4가지 드라이버를 갖춰야 한다.
또 자가 수리 이후 제품에 결함이 생기거나, 배터리 폭발 등의 사고 위험이 있을 가능성도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애플은 “셀프 수리 프로그램은 전자기기 수리에 관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며 “대부분의 고객은 애플 정품 부품을 이용하는 전문 수리 서비스 제공업체를 방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수리 방법”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애플 등 제조사들은 아직 한국 내 셀프 수리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 같이 한국에서도 셀프 수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규제 당국에선 관련 법안만 발의했을 뿐 구체적인 논의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20대 대통령선거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수리용 부품 보유 기간을 확대하고, 수리 매뉴얼 보급 등으로 제품을 편리하게 고쳐 쓸 수 있게 하겠다”며 전자·가전제품 수리권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도 지난해 ‘수리할 권리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발의안에는 △제품 사용 가능 기간 확대 ▲사설업체를 통한 수리 허가 ▲수리권 대상 제품에 대한 제조사의 설명서 작성 및 배포 의무 부여 ▲수리 부품 책임사업자의 부품 재고 확보 의무 부여 △수리 비용 및 부품 비용은 부품 출고가의 일정 비율 이상 초과 금지 등이 담겼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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