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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구원 "약관 해석 분쟁, 작성자 불이익 원칙 제한적으로 적용해야"

기사입력 : 2022-08-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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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이익 원칙 중심

자료 = 보험연구원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 보험연구원
[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보험약관 해석 분쟁에서는 작성자 불이익 원칙이 제한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황현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험약관 해석 기준 연구: 작성자 불이익 원칙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5일 발표했다. 황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작성자 불이익 원칙의 의의, 인정 근거 및 한계, 관련 사례 등에 대한 검토를 토대로, 작성자 불이익 원칙의 합리적 적용 방안을 제안했다.

작성자 불이익 원칙은 약관의 뜻이 불분명한 경우 작성자인 사업자에게 불리하게, 거래 상대방인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것으로, 보충적 해석 원칙에 해당한다.

황현아 연구위원은 작성자 불이익 원칙이 보충적 해석 원칙임에도 보험약관 해석 관련 분쟁에서 결론 방향을 정하는 중요 논거로 활용됐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위원은 "재해사망보험금 사건에서 법원은 ‘자살’도 재해사망보험금 지급 대상인 ‘재해사망’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해석하면서, 그와 같은 해석의 근거 중 하나로 작성자 불이익 원칙을 제시했다"라며 "특정 수술 대체 시술이 암보험 및 상해보험 약관상 ‘수술’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에서, 법원은 작성자 불이익 원칙을 근거로 수술의 범위를 넓게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성자 불이익 원칙이 보충이 아닌 바로 적용되면서 일부 사례에서 다른 해석 원칙을 충실히 적용하지 않은 사례가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황현아 연구위원은 보험 약관에서 작성자 불이익 원칙은 책임성, 형평성, 투명성, 효용성 4가지 근거로 적용되어야 한다. 4가지는 소비자 권리가 확대되는 방향으로 이뤄진다.

책임성은 약관은 사업자가 작성하므로, 약관의 의미가 불분명한 경우 그에 대한 책임도 사업자에게 귀속시키는 것이 책임 원칙이며 형평성은 사업자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약관 내용을 정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해석은 고객에게 유리하게 함으로써 계약의 형평성을 도모하는 것을 말한다.

투명성은 약관의 불명확성에 대한 불이익을 사업자에게 귀속시킴으로써 사업자로 하여금 약관 내용을 보다 명확하고 투명하게 작성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효용성은 가급적 보험금이 지급되는 방향으로 약관을 해석함으로써 보험의 보장대상 및 보장범위를 확대하여 보험계약의 효용을 높일 수 있다.

황 연구위원은 작성자 불이익 원칙 인정 근거가 한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책임성은 감독당국에서 약관 내용 변경을 요구하고 있어 사업자에게 귀속시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황현아 연구위원은 "감독당국이 표준약관을 제정하고 개별 약관의 내용에 대해서도 기초서류 변경 권고 등을 하는 상황"이라며 "약관의 불명확성(특히 표준약관 조항의 불명확성)에 대한 책임이 보험자에게 전적으로 귀속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형평성도 근거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약관규제법상 불공정약관 무효 조항, 금융소비자보호법상 각종 규제 등 형평성 제고를 위한 보다 직접적이고 강력한 규제가 마련되어있다.

투명성에서는 오히려 약관을 상세하게 정하는 과정에서 소비자 피해가, 효용성은 자동차보험 등 국민 대다수가 가입한 보험에는 오히려 보험금 지급 보다는 보험료 인상 방지로 작용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위원은 "작성자 불이익 원칙의 투명성 제고 효과는 크지 않은 반면, 오히려 약관을 상세하게 정하는 과정에서 가독성 저하, 보장범위 축소, 보험료 인상 등 소비자에게 불리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라며 "자동차보험, 실손의료보험 등 국민 대다수가 가입한 보험의 경우, 보장대상 및 보장범위를 확대하는 것 못지않게 보장범위를 적정하게 유지함으로써 보험료 인상을 방지하는 것도 보험의 효용성 제고에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그는 작성자 불이익 원칙 인정 근거와 한계를 고려하면 예외적인 경우에만 적용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예를 들어 자살면책제한조항과 같이 본래 면책 대상인 고의사고에 대해 예외적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조항의 경우 작성자 불이익 원칙에 의해 보장대상 및 보장범위를 확대하게 되면 보험의 선의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단체성도 고려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황현아 연구위원은 "작성자 불이익 원칙의 적용에 앞서 보험단체 전체의 이익을 고려한 해석을 거칠 필요가 있다"라며 "작성자 불이익 원칙의 의의를 존중하되, 오남용 되지 않도록 그 적용범위를 합리적으로 설정함으로써, 보험의 선의성 및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데 기여하는 방향으로 해석·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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