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리포트에서 "연초 미국 연준(Fed)의 트리플 긴축 리스크 부각에도 선방하던 홍콩 및 중국 주식 시장에 불안이 다시 증폭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홍콩증시 불안이 두드러졌다. 홍콩항셍지수는 전거래일대비 4.97% 급락한 19,531로 지난 2016년 6월 이후 처음으로 2만선을 밑돌았다.
홍콩 H지수는 14일 종가 기준 7.15% 급락해서 더 가파른데, 2008년 11월 19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이점은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 금융시장 흐름의 급변이라고 꼽았다.
침공 이전까지 연초 대비 보합세를 보였던 홍콩H지수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21.2% 급락했다.
박 연구원은 "첫째, 중국 경제 역시 고유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라며 "중국은 여전히 원유 수입국이라는 점에서 유가 급등 및 원자재 가격 급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경제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둘째,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 부양 속도와 강도"라며 "베이징 동계 올림픽 및 전인대 전후로 추가 경기 부양책 실시가 기대됐지만, 중국 정부가 별다른 부양 정책은 발표하지 않았고, 강한 부양 의지도 보여주지 않으면서 시장에 실망감을 던져줬다"고 판단했다.
또 중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 여파를 꼽았다. '기술 허브'인 선진시에 대한 봉쇄 조치가 내려졌다.
박 연구원은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중국 정부가 방역 정책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차질 해소 지연과, 중국 경기의 추가 둔화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유럽 금융시장 및 경기 불안 여파로 유럽계 자금이 중국 증시에서 크게 이탈한 점도 급락 원인으로 지적됐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중국과 러시아 간 밀월 관계가 미-중 갈등을 더욱 확대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촉발시키고 있다고 판단됐다.
박 연구원은 "미국 등 서방의 강력한 대 러시아 제재 조치가 시행되고 있지만, 러시아가 중국과의 교역 등을 통해 제재를 회피하고 있다는 미국 측의 의심이 강해지면, 미-중 갈등을 더욱 증폭시키는 도화선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제시했다.
홍콩 증시를 중심으로 한 중국 금융시장 불안에는 이 같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박 연구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콩H지수가 2008년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현상은 중국 금융시장 및 경기 상황이 의외로 심각한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 혹은 공포 심리로 이어지고 있다"며 "미-중 패권 갈등, 중국 테크 규제에 이은 우크라이나 사태 발 신 냉전 분위기가 중국 경기와 금융시장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게 아닌 지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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