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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 이재현 회장이 믿고 맡기는 기업가치 창조 달인

기사입력 : 2022-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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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사람보다 CJ를 더 잘아는 애널 출신으로 인연
깐깐한 재무전문가…핵심 계열사 대표로 승승장구

△ 1973년생, 서울대 경제학과 / ~2010년 삼성증권 / 2010년 8월 CJ그룹 기획팀 / 2011년 10월 CJ그룹 사업팀 / 2012년 5월 CJ GLS 사업담당 / 2013년 10월 CJ그룹 사업팀장 / CJ그룹 전략1실장 / 2017년 7월 CJ푸드빌 대표이사 / 2018년 7월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부문 대표이사 / 2019년 11월~현재 CJ올리브영 대표이사이미지 확대보기
△ 1973년생, 서울대 경제학과 / ~2010년 삼성증권 / 2010년 8월 CJ그룹 기획팀 / 2011년 10월 CJ그룹 사업팀 / 2012년 5월 CJ GLS 사업담당 / 2013년 10월 CJ그룹 사업팀장 / CJ그룹 전략1실장 / 2017년 7월 CJ푸드빌 대표이사 / 2018년 7월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부문 대표이사 / 2019년 11월~현재 CJ올리브영 대표이사
[한국금융신문 나선혜 기자] 구창근닫기구창근기사 모아보기 CJ올리브영 대표는 CJ그룹 내 최연소 CEO(최고경영자)다. 구 대표는 1973년생으로 올해 딱 50세다. 그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지난 2010년 CJ그룹에 합류했다. 애널리스트 활동 당시 CJ ENM, CJ제일제당 등을 담당했다.

그 때 구 대표가 CJ그룹 내부인보다 CJ그룹에 대해 ‘더 잘 아는’ 비판적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써 이재현닫기이재현기사 모아보기 CJ그룹 회장 눈에 띄었다고 전해진다.

이렇게 CJ그룹과 첫 인연을 맺은 구 대표는 CJ그룹으로 둥지를 옮겨 기획팀장, 전략 1실장을 거쳐 2016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업계에 따르면 구 대표는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깐깐한 성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17년 CJ푸드빌에서 처음 대표직을 맡았다. CJ푸드빌은 B2B(기업 간 거래), B2C(기업 대 소비자 간 거래) 등을 모두 경험할 수 있어 그룹 내 ‘CEO 사관학교’로도 불린다. 그는 CJ푸드빌을 거치며 일명 그룹 내 ‘엘리트 코스’를 밟은 대표이사다.

그룹 내 가장 젊은 구 대표이기에 트렌드에 민감하고 빠르게 변하는 뷰티 사업을 영위하는 CJ올리브영 대표를 맡은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구 대표는 CJ푸드빌로 옮긴지 1년도 채 안된 지난 2018년 6월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 부문 대표에 선임돼 현재까지 CJ올리브영을 이끌고 있다.

CJ푸드빌에서 CEO 첫발
구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후 동원경제연구소 애널리스트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에서 일했다. 그는 ‘숫자 경영’에 뛰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지난 2017년 CJ푸드빌에서 첫 대표이사를 맡았다.

당시 이재현 회장이 경영복귀 후 첫 인사로 구 대표의 CJ푸드빌행을 이야기하며 그에게 ‘CJ푸드빌 적자 탈출’이라는 특명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 때 CJ푸드빌은 ‘적자 기업’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었다. 비비고 해외 사업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CJ푸드빌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CJ푸드빌 영업손실 규모는 약 40억 원대였으며, 2016년도 약 20억 원대였다.

취임 직후 구 대표는 TF(태스크포스) 팀을 가동했다. TF팀를 통해 구 대표는 경영효율화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쳤다.

그는 그 해 10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비비고 매장을 폐점하기로 결정했다. 인도네시아 매장을 끝으로 CJ푸드빌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철수했다.

구 대표는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2위로 CJ푸드빌 내 가장 알짜 사업이었던 투썸플레이스를 물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그 때 투썸플레이스는 매출 약 2000억 원 대, 영업이익 300억 원 대를 기록하며 CJ푸드빌 적자를 상쇄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물적분할 이후 구 대표가 1800억 원 외부 투자 유치도 성공하자 업계가 비로소 구 대표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알짜 브랜드를 독립시켜 자금 조달 카드로 사용하겠다는 전략을 밀어붙였다.

일각에서는 CJ푸드빌 전체를 매각할 수 없으니 투썸플레이스만 매각하는 것 아니냐며 투썸플레이스 매각설을 제기했다. 실제 투썸플레이스 매각은 진행됐다. 2018년 2월 CJ푸드빌은 투썸플레이스 지분 40%를 사모펀트 앵쿼티에파트너스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약 710억원 이었다.

CJ 핵심 올리브영으로 이동
조용하게 CJ푸드빌 체질 개선을 진행한 그는 CJ푸드빌 대표직을 맡은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지난 2018년 6월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 부문 대표이사로 이동했다.

구 대표 이동에 여러 해석이 많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CJ올리브영(당시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 부문)이라는 회사에 주목했다. CJ올리브영은 향후 승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시각이 많았는데, 이런 중요한 회사로 이동하는 것이니만큼 중책을 맡았을 것이란 평가였다.

당시 이 회장 장남 이선호닫기이선호기사 모아보기 CJ제일제당 부장이 CJ올리브영 지분 17.97%를, 이경후 CJ ENM 상무가 6.9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회장은 구 대표에게 CJ올리브영 대표이사를 맡기며 다시 한 번 “견고한 업계 1위를 구축하고 CJ올리브영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것”을 주문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올리브영의 헬스앤뷰티스토어(H&B스토어) 점유율은 약 65%로 시장의 절반을 넘은 상태였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GS리테일이 자사 브랜드 ‘랄라블라’의 공격적 점포 확장을 예고했으며 H&B스토어 마지막 주자였던 롯데쇼핑도 매장 수를 50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GS리테일과 롯데쇼핑 추격으로 H&B스토어 시장이 격화하는 가운데 구 대표는 ‘내실 경영’을 결정했다. 구 대표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까닭은 이미 규모의 경제가 달성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구 대표 취임 이후 CJ올리브영은 ‘상권별 맞춤 성장전략’을 강화했다. 예를 들어 명동 CJ올리브영 매장은 외국인 관광객 상권을 고려해 소비자 눈을 사로잡는 색조 대신 스킨케어와 마스크팩을 1층에 배치하는 등 맞춤 구성을 진행했다. 강남에 위치한 매장은 1층에 프리미엄 브랜드와 색조 제품을 넣어 국내 소비자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도 강화했다. 2018년 구 대표는 업계 최초로 ‘오늘드림’ 서비스를 론칭하며 화장품 즉시 배송을 선보였다.

지난 2019년 구 대표는 CJ올리브영 비즈니스 자체를 다시 정의했다.

2011년 규정했던 ‘트렌드 리딩 쇼퍼의 놀이터(The playground of Trend leading shopper)’에서 구 대표는 ‘건강한 아름다움을 큐레이팅하는 곳’이라고 명확하게 재정립했다. 이에 발맞춰 올리브영 로고, 매장 디자인, 유니폼도 새롭게 바꿨다.

구 대표는 매장도 세분화했다. 표준 올리브영, 타운 올리브영, 플래그십 올리브영 총 3단계로 나눴다. 매장 형태에 따라 상품뿐 아니라 마감재, 조명 등 인테리어도 다르게 만들며 내실 경영을 진행했다.

“올리브영은 전혀 새로운 플랫폼”
“우리는 CJ올리브영을 헬스앤뷰티 스토어라고 하지 않습니다. ‘옴니 채널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라고 정의하고 혁신 성장을 이뤄낼 것입니다.”

지난해 12월 구 대표는 처음으로 미디어데이를 개최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그는 올해 전략 키워드를 ‘혁신 성장’이라고 밝혔다.

이날 구 대표는 CJ올리브영 연간 실적을 직접 발표했다. 지난해 CJ올리브영 실적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2조 40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 대표는 “채널 별로 살펴보면 오프라인과 온라인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고르게 성장했다”며 “3분기 기준 전년 대비 각각 13%, 58% 증가했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이런 성과를 기반으로 올해 기존 헬스앤뷰티 플랫폼에서 진화한 ‘건강한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옴니채널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대표는 올리브영 매장 기능도 ▲판매 ▲보관 ▲디스플레이로 정의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그는 “판매 기능만 보면 온라인이 있어 우리가 아무리 잘해도 힘들다”며 “우리는 이 부분을 ‘오늘드림’ 서비스로 커버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서울, 인천 지역 온라인 주문 건수 중 ‘오늘드림’ 서비스 커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9%에 달한다.

구 대표는 구체적 경영 전략도 설명했다. ▲디지털 투자 지속 ▲오프라인 매장 진화 ▲트렌드 리딩 및 생태계 기여 등 주요 전략 방향을 공개했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디지털 투자를 위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 디지털 인력 채용에 나선 바 있다. 디지털 기획과 개발 역량 내재화 비중을 올해 8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오프라인 매장 진화 측면에서는 차별화한 큐레이션 경험과 매장 디스플레이를 제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플래그십과 타운 등 대형 매장 250여 개 점을 리뉴얼한다.

트렌드 리딩 및 생태계 기여 측면에서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발하고 웰니스(Wellness) 트렌드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코스피 입성 목표
구 대표가 이끄는 CJ올리브영은 올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 대표는 지난해 미디어데이에서 “내년(2022년) 구체적 실적 목표에 대해서는 상장을 앞두고 있어 수치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어렵다”며 “IPO의 경우 주관사를 선정했고 일정과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지난해 11월 상장 절자를 본격화했다. 미래에셋증권과 모건스탠리가 대표 주관사, KB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가 공동 주관사를 맡았다.

당시 CJ올리브영이 예상 기업가치를 4조 원으로 평가받자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책정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3월 CJ올리브영이 진행한 프리IPO에서 사모펀드 글랜우드PE로 4100억 원 투자받을 때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약 1조 8000억 원대였다. 4조 원 기업가치는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맞먹는 수준이며 롯데쇼핑 시가 총액보다도 1조 원 이상 많은 규모다.

CJ올리브영이 정말로 이마트 시가 총액과 맞먹는 4조 원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H&B스토어 시장점유율을 약 85%나 차지하고 있는 CJ올리브영이지만 시장 자체가 포화상태이고 추가 성장 동력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 대표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이야기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 성과는 미미하다.

지난 2019년 론칭 이후 멤버십 회원은 30만 명이다. 또 글로벌 매출의 80%가 북미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이중 교민 고객이 50%를 차지한다.

이에 CJ올리브영 측은 글로벌몰 내 현지 외국인 고객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린다고 밝혔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글로벌 몰’은 현지 외국인에게 한국 화장품을 소개하는 동시에 중소기업 수출을 지원하는 ‘K뷰티 게이트웨이’ 역할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몰 뿐 아니라 다양한 채널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화장품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나선혜 기자 hisunny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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