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발전심의회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글로벌 긴축시계가 앞당겨지면서 과열된 자산시장의 조정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금융시장과 자산시장 여건은 더욱 녹록치 않다”며 “전세계적으로 금융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잠재적인 위험요인이 누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러한 정책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융안정 ▲금융발전 ▲경제성장 견인 ▲포용성·공정성 확산 등 네 가지 기조로 올해 금융정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글로벌 정책기조 전환에 따른 충격에 대비해 단기자금시장과 자산시장 안정성을 점검하겠다”며 “위기의 진폭을 키워온 비은행권 취약점에도 대비하면서 필요하다면 선제적으로 대처하겠다”고 설명했다.
금융발전 차원에선 금융업권별 규제를 혁신하기로 했다. 고 위원장은 “디지털 기반 금융이 한층 더 가속화되도록 AI·빅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고 마이플랫폼도 구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10조원대 규모의 정책서민금융을 공급하고, 금융시스템 전반을 소비자 친화적으로 개선해 금융부문 내 포용성과 공정성을 확산시킬 방침이다.
고 위원장은 특히 “자본시장에서의 공정한 금융질서 확립에 주력하겠다”며 최근 신라젠 상장폐지와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등을 간접적으로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연초부터 코스닥 상장법인에서 발생한 여러 사건들로 국민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데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자본시장과 우리 경제의 발전도 요원해질 것”이라며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안정성이 제고될 수 있도록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필요하다면 제도개선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작년에는 '코로나19 파고 극복'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잠재위기 대응과 금융질서 재구성'이 금융정책의 화두”라며 “넓게 보면서 균형있는 정책이 긴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코스피 지수가 2700대까지 떨어진 가운데 고 위원장은 주식시장 모니터링 단계를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금융위원회에서 만들어 놓은 시스템에 따라 판단해보면 어제부로 주식시장은 '주의' 단계에 진입했다”며 “앞으로 모니터링 단계를 좀 더 강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만들어 놓은 컨틴전시 플랜에 주의·경계·심각 단계가 되면 주식, 채권, 외환, 기업신용 부문별로 어떤 대응을 할지에 대한 매뉴얼이 있다”며 “이에 따라 대응을 해 나갈 것이고 일단은 앞으로 모니터링을 더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의 주식시장 급락세에 대해선 “추세를 조금 더 봐야 하지만 며칠 사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과 관련된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일단 25~2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봐야 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또 어떻게 해야 할지, 시장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 모니터링을 잘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가계대출 시장에 대해선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 위원장은 “LG에너지솔루션과 관련해 신용대출이 늘었던 것이 있는데 대부분 환입이 됐다”며 “일부 대출이 늘고 있는데 예년보다 적게 늘고 있고, 앞으로 훨씬 더 안정적인 추세로 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늘더라도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갈 것으로 본다”며 “가계대출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고 불안 요인이 보인다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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