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새로운 수장이 된 오 사장은 해외사업 현장을 방문해 직접 낙찰통지서를 받는 등 적극적인 행보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삼성물산이 해외 수주액 1위를 차지한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5년 만이다. 삼성물산은 2016년 51억1184만달러(6조1163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삼성물산은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가 지난해 목표로 세운 해외건설 수주액 2년 연속 300억달러(35조8950억원) 달성에 큰 공을 세웠다.
지난해 12월을 앞두고 업계에서는 목표치를 돌파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해외 수주 텃밭인 중동 지역에서 발주가 지연되며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막판까지 뒷심을 발휘했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거머쥐며 연말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아부다비 인근의 육상 지역 2곳과 해양유전시설이 있는 해상 섬 2곳에 전력변환소(교류/직류 변환설비) 건설과 함께 약 1000MW, 600MW 규모 해저 송전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송전망은 육상으로부터 각각 137km, 122km에 달한다.
삼성물산은 벨기에 건설업체인 얀데눌(Jan De Nul)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EPC를 수행할 예정이며, 총 공사금액은 30억달러(3조5000억원)며, 이 중 삼성물산의 공사금액은 22억7000만달러(2조7000억원)다.
삼성물산은 UAE에서 원자력발전 등 다양한 발전 프로젝트와 변전소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입찰 제안을 통해 이번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
앞서 삼성물산은 UAE에서 알슈웨이핫(Al Shuweihat) S2 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에말(Emal) 2단계 복합화력발전, 푸자이라(Fujairah) F3 복합화력발전 등 총 4개 발전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다. 특히 UAE 현지 고객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고, UAE 전력망의 특수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수주를 통해 발전소, 변전소 공사와 연계한 초고압 직류송전망(HVDC) 분야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게 됐다”며 “향후 신재생 발전사업 등과 연계된 송전 프로젝트와 국가 간 전력망 연결 사업에도 참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3월 1조8500억원 규모 카타르 LNG 수출기지를 시작으로 대만공항 제3터미널 공사(1조2400억원), 싱가포르 지하철 공사(5000억원) 등을 해외에서 수주했다. 올해 누계 수주금액은 12조5000억원 규모로 연간 수주 목표(10조6000억원)를 초과 달성했다.
특히 카타르 LNG 수출기지 건설 공사는 오세철 사장이 취임한 후 첫 번째 해외 플랜트 수주다. 당시 오 사장은 낙찰통지서를 직접 받으러 카타르에 가기도 했다.
오 사장은 1985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후 말레이시아 KLCC현장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두바이 등 현장을 경험했다. 이어 2008년 중동총괄 중동지원팀 팀장 상무와 두바이 현장소장으로 활동했다.
2013년에는 글로벌조달실장 전무를 역임했고 2014년부터 플랜트PM본부에서 지내며 삼성물산의 플랜트사업부를 이끌어 온 현장 전문가다.
최근 오 사장은 중동지역에서 확대되는 그린에너지 관련 인프라 투자에 맞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삼성물산은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MISA)와 포괄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삼성물산은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와 함께 사우디에서 대규모 그린에너지 사업을 선도 중인 현지 기관, 기업과 사업 협력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은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추진 경험과 함께 그린에너지 저장 운송을 위한 저온 탱크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대형 엔터테인먼트 시티인 키디야 프로젝트 등 대규모 도시 개발 사업도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강화한다. 사우디 도로와 항만, 발전 등 인프라 확장 프로젝트에도 금융조달까지 연계한 포괄적 사업 협력에 나설 계획이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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