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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구매한도 43년만에 폐지…업계 미치는 실효성은 '글쎄'

기사입력 : 2021-12-2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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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한도는 현행 600달러 유지

▲ 올해 상반기 서울 시내 면세점 모습. 사진 = 본사취재이미지 확대보기
▲ 올해 상반기 서울 시내 면세점 모습. 사진 = 본사취재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면세점 구매한도 제도가 폐지된다. 앞으로 내국인도 면세점에서 5000달러(약 590만원)가 넘는 상품 등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면세한도가 유지되면서 오랜 불황을 겪고 있는 면세업계에 미치는 도움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20일 ‘2022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새해 3월부터 내국인의 면세점 구매한도 제한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장기화된 팬데믹으로 타격을 입은 면세업계를 지원하고 해외여행 정상화 과정에서 늘어날 해외 소비를 국내 소비로 전환하려는 취지다.

면세점 구매 한도는 1979년 외화 유출 방지를 목적으로 500달러 한도로 신설됐다. 이후 1985년 1000달러, 1995년 2000달러, 2006년 3000달러, 2019년 5000달러로 꾸준히 상향하다 이번에 폐지하기로 했다.

고광효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지난 17일 '2022년 경제정책방향' 사전브리핑에서 "면세점 구매한도 제한은 세계적으로 한국만 운영하고 있는 제도"라며 "한국의 외환 보유량,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과소비 억제와 외화 유출 방지라는 당초 제도의 설립 취지가 많이 퇴색해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낮은 구매한도 때문에 고가 제품을 해외에서 구매할 수밖에 없었던 문제가 개선되고 해외 소비가 국내로 전환돼 면세업계 운영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면세점 구매한도는 폐지하지만 면세한도는 현행 600달러를 유지한다. 면세 한도를 초과하는 구매액에 대해서는 기존대로 세금 납부가 이뤄지게 된다. 아울러 정부는 입국장 면세점 구매한도 600달러도 유지하기로 했다.

면세한도가 유지되면서 면세업계에 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구매한도를 올린 것은 긍정적이지만 면세한도가 올라간다면 면세 산업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의 면세 한도는 외국과 비교했을 때 매우 낮은 수준이다. 미국은 800달러 (한화 약 95만원), 일본은 20만엔(한화 약 205만원)이다. 옆나라 중국은 면세한도가 5000위안(약 92만원)이지만 면세 특구인 하이난에서는 한도가 10만위안(약 1850만원)까지 큰폭으로 늘어난다.

2019년 연간 매출액 24조 8600억원, 연간 방문객 4800만명에 달하던 한국 면세산업은 팬데믹 시작과 함께 끊임 없는 불황에 놓여 있다. 지난 9월 팬데믹 이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잠시 회복 흐름을 보였으나 한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면세점 매출이 1조6235억원으로 지난 9월(1조7657억원)보다 8.1% 줄어들었다. 내국인 매출액은 6234억원에서 8856억원으로 전월대비 40% 증가했지만 외국인 매출은 1조7025억원에서 1조5349억원으로 10.9% 줄어들었다. 외국인 매출 비중도 지난 9월 96.4%에서 10월 94.5%로 감소했다. 국내 면세점을 방문한 외국인은 4만7921명에서 5만1503명으로 전월 대비 7.4% 증가했지만 객단가가 낮아진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면세산업 지원이 강화됨에 따라 팬데믹 이후 중국 보따리상(다이공)에 매출 80~90%를 의존하고 있는 국내 면세업계는 더욱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다시 좋아지는가 싶었는데 오미크론이 심화되면서 업계는 다시 한치 앞을 모르는 상황이 됐다”며 “정부의 정책이 나오고는 있지만 막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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