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스퀘어 분할 “2025년 기업가치 75조”
이번 분할로 SK텔레콤 산하에는 유·무선 통신사업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SK브로드밴드, SK텔링크, 피에스앤마케팅, F&U신용정보, 서비스탑, 서비스에이스, SK오앤에스 등이 위치한다. SK스퀘어에는 주요 자회사인 SK하이닉스, SK쉴더스(옛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콘텐츠웨이브 등 16개 기업이 편입됐다.
박 부회장은 자회사인 원스토어, SK쉴더스, 11번가, 콘텐츠웨이브, 티맵모빌리티 등 자회사 상장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 공격적 M&A 나서나 “과감한 파운드리 투자”
재계에서 M&A 달인으로 평가받는 박 부회장은 SK스퀘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공격적 M&A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SK스퀘어 주요 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지난 10월 8인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키파운드리’를 인수한 것도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일환이다.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 파운드리 사업부문이 주목받자, 파운드리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인수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 부회장은 올해 초부터 파운드리 생산 능력 확대 의지를 내보였다.
그는 지난 4월 “국내 팹리스 업체들이 대만 TSMC 기술 수준의 파운드리 서비스를 해주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었고 이에 공감한다”며 “파운드리에 투자를 많이 할 생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에서 “8인치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2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키파운드리 인수는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두 배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8인치 파운드리 역량을 보강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키우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와 국내 팹리스 생태계 지원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 자회사 IPO 줄줄이 계획…첫 타자는 ‘원스토어’
SK스퀘어는 자회사 IPO(기업공개) 첫 타자로 토종 앱 마켓 ‘원스토어’를 낙점했다. 원스토어는 당초 연내 상장을 목표로 했지만, SK텔레콤 인적분할이 승인되면서 IPO 일정은 뒤로 미뤄졌다.
원스토어는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 예비 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회사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IPO를 준비할 계획이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이며, SK증권이 공동 주관사를 맡는다.
2016년 출범한 원스토어는 게임·앱·스토리 콘텐츠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앱 마켓이다. 구글플레이·애플 앱스토어와 함께 글로벌 앱 마켓 시장에서 경쟁 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원스토어 내 입점 앱이 증가하고 있고, 이용자 기반 확대로 기업가치 성장 잠재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스토어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568억 원이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9억 5600만 원이지만,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7.8% 성장한 전체 거래액을 달성하는 등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SK스퀘어가 원스토어를 첫 IPO 타자로 꼽은 이유는 무엇일까? 원스토어는 지난 2019년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3년 내 IPO를 성사시킨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마감 기한이 다가가오는 만큼 내년까지 IPO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증권사에서는 원스토어 기업가치를 1조 5000억~2조 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했다. 현재 원스토어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SK스퀘어(47.5%), 네이버(25.1%), KT(2.9%), LG유플러스(0.7%), 마이크로소프트(1.3%), 도이치텔레콤(0.6%) 순이다.
관건은 원스토어 IPO 흥행 여부다. 원스토어 IPO 흥행이 SK스퀘어의 첫 성적표인 셈이다. SK스퀘어는 내년 상반기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자회사 IPO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SK쉴더스가 다음 타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최근 프리 IPO와 투자 유치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SK쉴더스는 클라우드·융합보안·무인화 등 신성장 사업을 육성하는 ‘라이프케어 플랫폼’이라는 사업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이외에도 티맵모빌리티, 11번가, 콘텐츠웨이브 등 IPO도 조만간 착수할 전망이다.
박 부회장은 CEO 메시지를 통해 “SK스퀘어는 검증된 투자 역량을 기반으로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액티브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컴퍼니(Active Portfolio Management Company)’를 지향한다”며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여러 회사 가치가 모여 시너지를 낼 장을 만들고 한발 앞선 투자로 현재 가치를 더 큰 미래 가치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 SK표 메타버스 생태계 첫 투자처는?
박 부회장은 SK스퀘어 분할 후 첫 투자처로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을 꼽았다. 미래를 이끌 ICT 산업으로 꼽히는 메타버스 관련 사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새로운 경쟁력을 가진 ‘SK표 메타버스 생태계’를 조성할 방침이다.
SK스퀘어는 지난달 29일 코빗에 900억 원을 투자해 지분 약 35%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넥슨 지주사인 NXC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코빗은 국내 4대 가상자산거래소 중 하나로, 지난 2017년 넥슨 지주사인 NXC에 인수된 바 있다.
2013년 국내 최초로 비트코인-원화 구매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 ICT 업계에서 화두가 되는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거래 마켓과 메타버스 가상자산거래소 ‘코빗타운’을 운영 중이다.
SK스퀘어는 코빗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와 콘텐츠 플랫폼 플로(FLO), 웨이브, 원스토어 등과 연계해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프랜드에서는 가상재화를 거래하고, 플로·웨이브 등 각종 IP는 코빗의 NFT 마켓에서 거래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앞서 박 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SK ICT 테크 서밋’ 오프닝에서 “비대면 사회가 가속화된 후 메타버스 체류 시간이 유튜브에 육박할 수 있을 정도로 변화를 보이고 있다”며 “모바일 인터넷이 지난 10년간 진화해 우리 일상이 되었듯 메타버스라는 공간은 미래의 일하는 공간, 소통하는 공간으로 진화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SK텔레콤 분할 후 SK텔레콤에서 메타버스를 만들고 SK스퀘어에서 이 생태계에 기술과 혁신 투자를 하는 것을 중요한 테마로 준비하고 있다”라며 차세대 플랫폼인 메타버스 분야 내 M&A를 암시하기도 했다.
SK스퀘어는 또 80억 원을 투자해 3D 디지털휴먼 제작사 온마인드 지분 40%를 인수했다. 온마인드는 2020년 4월 설립된 회사로, 카카오게임즈 산하 넵튠의 비상장 자회사다.
디지털휴먼은 사진과 동영상을 위주로 하는 각종 소셜 플랫폼을 비롯해 광고업계, 음반 업계 등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메타버스가 화두에 오르며 그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SK스퀘어는 이프랜드 내 3D 아바타를 온마인드의 디지털 휴먼 기술과 협력해 더욱 실감 나는 아바타를 구현해 가상 인플루언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플로·웨이브와 함께 디지털휴먼 셀럽 또는 가상 휴먼 아티스트를 육성하는 사업을 펼쳐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He is…
△1963년 경남 마산생 / 1988년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 2000년 조지워싱턴대학 경영대학원 석사 / 1989년 선경 입사 / 1995년 SK텔레콤 해외사업본부 뉴욕사무소 지사장 / 2001년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 팀장 / 2004년 SK그룹 투자회사관리실 CR지원팀장(상무) / 2007년 SK커뮤니케이션즈 사업개발부문장 / 2009년 SK텔레콤 사업개발실장(전무) / 2012년 SK텔레콤 사업개발부문장(부사장) / 2013년 SK C&C Corporate Development장 / 2015년 SK C&C 대표이사 사장 / 2015년 SK 대표이사 사장 / 2017년~ SK텔레콤 사장 / 2020~ SK하이닉스 부회장/ 2021.11~ SK스퀘어 부회장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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