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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나서는 재계 4세, 퀀텀 점프 기로에 섰다

기사입력 : 2021-11-22 00:00

1·2세 다른 성장환경…남다른 능력 요구
‘선택과 집중’으로 위기 극복하고 도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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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영생은 진시황만의 꿈은 아니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모르긴 몰라도 가능하기만 하다면 갖고 있는 권력과 돈을 모두 바쳐서 영생을 구하려 할 것이다.

실제 첨단 현대 의학의 발전은 인간의 수명을 꾸준히 늘리고 있고 지금은 판타지 소설에서나 가능한 ‘15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의 모습도 언젠가 가능해질 것이다.

그러나 신은 사람에게 영생까지 부여하지는 않았다. 오래 이어지든, 짧게 끝나든 주어진 수명을 다 하면 흙으로 돌아가는 게 사람의 운명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다른 의미에서 영생을 추구한다. 외형적으로 그것은 왕조, 혹은 가문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자신의 DNA를 갖고 있는 자손을 통해 창업 정신을 이어가고자 한다. 자본주의의 꽃, 기업도 마찬가지다. 어떤 기업이든 한번 태어난 이후엔 부단한 사업 성공을 통해 영속(永續) 기업으로 생존하고자 한다. 이런 생존 본능은 진화와 변화를 거듭한다.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맞아 역설적으로 창업자의 철학과 성공 방정식을 파괴하는 혁신적 변화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찾는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직후 폐허만 남은 최빈국 한국을 선진 부국의 반열로 끌어올린 우리 기업들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낸 창업 1세와 이를 양적, 질적으로 확장시킨 2세에 이어 글로벌 무대에서 쟁쟁한 기업들과 살벌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3, 4세들이 이제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재계 3, 4세는 선대와 달리 물질적 풍요 속에서 차별화한 교육을 받고 자라났다. 성장 환경 자체가 다르다.

그들은 참고 버티며 기업을 일으킨 1, 2세와 달리 이미 성공의 발판을 딛고 기업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능력과 인사이트가 요구된다.

이들이야말로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위기를 결정하는 기로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의 홀로서기 이후 굳건한 영속 기업이 될 지, 찰나의 영광에 만족하게 될 지가 결정된다.

◇ 두산 박정원닫기박정원기사 모아보기 구조조정 결단

100년 기업 두산을 이끌고 있는 박정원(59) 두산그룹 회장은 대표적인 재계 4세 경영인이다.

박 회장은 지난 2016년 두산 3세 경영의 마지막 주자인 박용만닫기박용만기사 모아보기 전 회장으로부터 그룹 총수직을 물려받아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섰다. 박용만 전 회장이 지난 10일 그룹을 완전히 떠난다고 선언하면서 두산은 박정원 4세 체제를 완벽하게 구축한 셈이 됐다.

두산은 3세 경영 시절, 식음료·소비재 위주 기업에서 중공업 중심 그룹으로 변신에 성공했으나 정부의 탈원전 정책 여파와 두산건설 사업 부진으로 그룹이 전체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재무구조가 나빠졌다. 위기의 순간, 박정원 회장의 과감한 결단과 구조조정이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9월 건설기계 계열사 두산인프라코어를 현대중공업그룹에 매각한데 이어 건설 부문 매각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재무구조도 빠른 속도로 좋아지고 있다. 3분기 두산(주) 연결 부채비율은 238.4%로, 지난해 대비 52.3%포인트 낮췄다. 연결 순차입금도 5조 8435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34.6% 급감했다.

박 회장의 이 같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두산은 이르면 내년에 채권관 관리체제를 졸업할 것으로 기대된다. M&A를 통해 위기 극복에 성공 행보를 걷고 있는 박 회장은 수소 사업을 통해 도약을 꾀하고 있다.

지난 4월 두산중공업, 두산퓨얼셀 등 계열사 전문인력을 모아 수소 테스크포스팀(TFT)을 출범시켰다. 해당 TFT를 통해 박 회장은 수소 ‘생산’ 저장, 운반 등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시장을 찾고 비즈니스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두산(주)는 수소사업 구조개편을 통해 해당 사업 가치를 9800억 원으로 높이는 등 그룹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LG 구광모닫기구광모기사 모아보기 단독체제 구축

구광모(43) LG그룹 회장은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서는 4세 경영인이다. 지난 2018년 6월 그룹 회장에 오른 그는 올해 취임 3년차를 맞았다.

최근 일종의 후견인 역할을 맡고 있던 권영수닫기권영수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을 LG에너지솔루션 대표로 보내면서 지주사 단독 대표체제를 구축했다. 전문 경영인의 가이드 없이 그룹의 비전을 제시하고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사실 구 회장은 이전부터 과감한 결단과 실행으로 LG그룹의 의사결정과 문화를 혁신해 왔다.

LG전자 휴대폰 사업 철수가 대표적이다. 지난 26년간 지속해온 휴대폰 사업을 지난 7월 전격 철수했다. 23분기 연속 영업적자 등 실적 부진이 계속되자 내린 결단이었다. 휴대폰 사업 외에도 수소 연료전지 회사 LG퓨얼시스템즈 청산, LG화학 LCD(액정표시장치) 편광판·유리기판 사업 매각, LG유플러스 전자결제 사업 매각 등 사업구조 다이어트를 진행했다.

지난해 12월에는 LG화학 배터리 사업 부문을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키는 등 ‘선택과 집중’ 경영을 펼쳤다. 사업구조 재편에 나선 구 회장은 OLED, 배터리, 전장 사업을 중심으로 미래 도약을 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예정된 기업공개(IPO)를 통해 공격적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IPO 이후 오는 2025년까지 미국 테니시주에 GM과 35GWh 규모 제2합작공장을 설립하는 등 6조 원이 넘는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구 회장의 또 다른 미래 사업인 전장 분야는 M&A와 합작법인 설립 등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월 LG전자와 마그나 인터내셔널이 함께 설립한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 성과물이다.

◇ GS 허세홍닫기허세홍기사 모아보기·허윤홍 실적 주목

허세홍(52) GS칼텍스 사장과 허윤홍(42) GS건설 사장은 아직 그룹 총수는 아니지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4세 경영인이다.

2019년 GS칼텍스 수장에 오른 허세홍 사장은 GS 4세 중에서 돋보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7년 GS글로벌 대표 취임을 시작으로 경영 일선에 뛰어든 그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악재를 차분히 극복하고 있다. 이는 지난 3분기 실적에서 잘 드러난다.

GS칼텍스는 올해 3분기 3979억 원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2971억원보다 33.9% 늘었다. 정유 부문 역시 코로나19 대유행 시대 이전을 회복했다. 허세홍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화두로 떠오른 ‘친환경’ 역량 강화에도 나섰다.

지난해 11월 미래사업 브랜드 ‘에너지플러스’를 론칭하며 수소를 비롯한 미래형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미래형 주유소인 ‘에너지플러스 허브’를 비롯해 전기차 전용 윤활유 브랜드 ‘Kixx EV’ 출시, 여수시와 손잡고 ‘수소 밸류체인 구축’ 등의 행보를 보였다. 허창수닫기허창수기사 모아보기 GS건설 회장 장남인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해 GS건설 신사업 부문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특히 GS건설은 ‘스마트팜‘ 등 신성장 확대에 탄력을 받게 됐다. 이 사업은 지난 2019년 GS건설 정관변경을 통해 추가됐다.

당시 정관 변경을 통해 농업시설물 설치, 농작물 생산·유통, 스마트팜 설치·운영 등이 GS건설 신사업이 됐다. 건설업뿐만 아니라 ICT를 접목한 농산업에도 진출하겠다는 뜻이다. 신사업부문 매출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삼은 그는 올해 상반기 에너지, e커머스, M&A 등 전문 인력을 영입하기도 했다.

◇ 코오롱 이규호 경영능력 기대

1984년생인 이규호(37) 코오롱글로벌 부사장도 주목받는 4세 경영인이다. 지난해 11월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승진한 그는 코오롱그룹 미래 산업인 수소 사업을 지휘, 먹거래 확보에 나서고 있다. 2018년 이웅열 전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후 이 부사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미래 먹거리인 수소사업 성공으로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할 과제가 주어졌다.

실제 이 부사장은 지난 9월 열린 ‘코리아 H2비즈니스서밋’ 창립총회에 참석해 처음으로 대외활동을 시작했다. 코리아 H2비즈니스서밋은 국내 수소경제를 주도하기 위해 코오롱, 현대차, SK, 포스코, 롯데 등 15개 기업이 뭉친 협의체다.

이 자리에 코오롱을 대표해 참석한 이 부사장은 “코오롱은 2000년대 초부터 대한민국 수소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핵심소재 개발과 수소경제 저변 확대를 위해 꾸준히 준비해왔다”며 “수소경제 전반의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원앤온니 소재 기술력으로 수소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되기 위한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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