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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 국민은행장, 신남방 선두겨냥 동남아 공들인다

기사입력 : 2021-11-15 00:00

(최종수정 2021-11-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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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투자로 고수익 기대…캄보디아법인 완전자회사 편입
오토론 비대면 신용대출 등 사업확장 현지고객 확보 전력

▲ 사진 : 허인 국민은행장이미지 확대보기
▲ 사진 : 허인 국민은행장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허인닫기허인기사 모아보기 KB국민은행장이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성장잠재력이 높은 아시아지역에서 리테일 네트워크를 구축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일환이다. 현지 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동남아 국가에 특화된 디지털뱅킹을 통한 차별화 전략도 펼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글로벌 사업 투트랙(Two-track) 전략에 따라 성장잠재력이 높은 아시아 지역에서는 리테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한편 선진금융시장에서는 기업투자금융(CIB)·자본시장 업무를 확대해 해외 포트폴리오의 지역적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경쟁 은행과 비교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후발주자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해외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해외 진출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해외 현지 사업을 적극적으로 강화했다.

국민은행은 현재 11개 국가에서 법인 소속 지점과 현지사무소를 포함해 총 50개의 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은행의 해외 사업 당기순이익은 2018년 643억원에서 2019년 512억원으로 줄었다가 지난해에는 1148억원으로 뛰었다. 올해도 3분기까지 100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국민은행은 최근 캄보디아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캄보디아 현지 자회사인 소액대출금융기관(MDI)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의 잔여지분 30% 인수를 완료했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해 4월 프라삭의 지분 70%를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랐다. 코로나19로 캄보디아 경제가 타격을 입자 최대주주인 국민은행과 프라삭 기존 경영진이 공동 경영 체제에 돌입해 대응해 왔다.

프라삭의 해외 자금조달과 리스크 관리 노하우를 지원한 결과 프라삭은 지난해 전년 대비 5% 증가한 1억900만달러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또 마이크로파이낸스(MFI) 시장점유율 44.6%로 대출 시장 1위, 전체 금융기관 기준 4위의 실적을 거뒀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당초 내년 진행될 예정이던 잔여지분 인수 결정이 앞당겨졌다는 설명이다.

국민은행은 프라삭을 상업은행으로 전환해 업무 영역을 확장하고 동남아 사업 확장 과정에서 전략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이번 캄보디아 프라삭 잔여 지분인수는 허 행장이 취임 후 줄곧 강조해온 글로벌 확장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허 행장은 지난 1일 창립 20주년 기념사를 통해 “이제는 국내 시장에서 눈을 돌려 세계 시장을 바라보아야 할 때”라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 국가들과 글로벌 투자은행(IB) 및 자본시장 분야 등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아 도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8월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의 경영권과 지분 67%를 확보하고 같은해 12월 미얀마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이번 캄보디아 프라삭 지분 100%를 확보해 ‘미얀마·캄보디아·인도네시아’로 이어지는 동남아시아 내 ‘KB 금융벨트’를 완성했다.

KB캄보디아은행에서는 자동차 구입자금 대출과 우량기업 직장인 신용대출 등을 출시해 현지고객 확보에 나선다. KB캄보디아은행은 최근 신차 구입 고객을 대상으로 자동차 금융을 지원하는 ‘드림카론(Dream Car Loan)’을 출시했다. 드림카론은 프놈펜, 깐달 지방에 거주하거나 소득 증빙 가능한 직장인을 대상으로 최장 7년 이내, 자동차 구입 가격의 80%까지 지원해주는 상품이다.

국민은행은 향후 ‘리브(Liiv) KB캄보디아’에 자동차 대출을 출시해 고객들이 평균 1주일 이상 소요되는 대출 가능 여부·한도, 금리 조회 업무를 모바일 앱으로 30분 이내로 단축시키는 등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2009년 5월 설립된 KB캄보디아은행은 작년 11월 영업기반 확대를 위해 프놈펜 내 신규 영업점 2개를 개점해 총 8개의 영업점을 운영 중이다. 자체 육성한 현지직원을 지점장으로 임명해 국민은행의 선진 금융기법과 현지 금융 관행을 접목시키고 있다. 금리경쟁력과 신속한 대출 프로세스에 기반한 중소기업(SME) 대출을 중심으로 영업 중이다.

KB캄보디아은행은 우량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무보증 신용대출 ‘KB스마트론(KB Smart Loan)’도 선보일 예정이다. 대출 한도는 최대 3만달러다. KB스마트론은 비대면 본인인증을 통해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셀프 카메라로 신용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지 금융권 최초로 디지털뱅킹 플랫폼 리브 KB캄보디아를 통해 비대면으로 대출 가능 여부, 한도 및 금리를 즉시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6년 글로벌 디지털뱅킹 플랫폼인 리브 KB캄보디아를 출시해 올 9월 말 현재 12만9000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리브 KB캄보디아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온·오프라인 채널을 동시 확장하고자 하는 전략의 일환”이라며 “오프라인과 연계한 리브 KB캄보디아 모델을 향후 주변 국가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에도 자금을 투입한다. 지난 8월 이사회에서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에 대한 4000억원 한도의 증자 참여를 결의했다. 증자대금은 국민은행의 KB부코핀은행 지분율 6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국민은행은 2018년 7월 KB부코핀은행의 지분 22%를 취득해 2대 주주가 된 데 이어 지난해 9월 67% 지분 확보를 통해 최대주주 지위와 경영권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국민은행 출신의 최창수 은행장 등 4명의 경영진 선임을 통해 KB부코핀은행에 대한 경영권을 더욱 강화했다. 또 2대 주주인 보소와 측에서 제기한 1조600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이 취하되면서 법적 불확실성 해소로 실질적인 경영권 행사가 가능한 기반이 구축됐다.

이번 증자 결정은 경영정상화 전략의 핵심축인 신규 고객군 확보, 자산 양질화, 정보기술(IT) 인프라 개선과 디지털 뱅크 전환 기반 마련을 위해 이뤄졌다. 국민은행은 이달 말 증자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KB부코핀은행은 인도네시아 총 115개 상업은행 중 자산규모 순위 19위다. 인도네시아 전역에 510개 네트워크와 832개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현재 적자와 건전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민간대출 부실이 발생하면서 지난 3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33.8%에 달한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확산세와 수출 부진을 고려하면 증자 효과가 가시화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용평가사 나이스신용평가는 국민은행의 신흥국 투자 확대에 따른 성과와 신용도에 미칠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국민은행의 동남아시아 투자 확대가 영업기반을 확보하는 데 중장기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단, 신흥국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 등에 따른 해외 법인의 수익성과 자본적정성 변동 여부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규휘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흥시장으로의 사업 다각화는 중장기 수익기반 확보에 긍정적인 요인”이라면서도 “열위한 수익성과 건전성 부담이 투자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면 손상차손 인식·추가 자금투입 등이 필요할 수 있어 위험 요인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국민은행은 연내 싱가포르 진출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4월 싱가포르통화청으로부터 지점 설립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싱가포르지점 개설 시 현지통화 기반 리테일 업무를 제외한 기업금융, 투자금융, 자본시장 관련 업무는 물론 증권업까지 포함한 모든 업무를 취급할 수 있게 된다.

국민은행은 글로벌금융 허브로 부각되고 있는 싱가포르를 글로벌 투자금융과 자금조달 거점으로 삼아 해외 네트워크를 지속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시아심사센터의 싱가포르 이전도 추진할 예정이다.

허인 국민은행장, 신남방 선두겨냥 동남아 공들인다이미지 확대보기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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