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임유진 기자]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이 6년 연속 수조원대 적자에 허덕이는 가운데, 가입자 실손보험금 수령은 극과 극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하게 보험금을 타가는 소수 가입자의 진료비때문에 전체 가입자에게 보험료 부담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1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 가입자 3496만명 가운데 1000만원이 넘는 고액 수령자는 7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체 가입자의 2.2%에 해당한다.
보험금 지급액이 5000만원을 초과하는 가입자는 9만명이다. 보험금을 한 번이라도 받은 가입자는 1313만명으로 전체의 37.6%에 해당한다. 이들이 받은 보험료는 전체의 58.4%를 차지했다.
반면 실손보험 가입자 10명 중 6명은(연간 단위) 실손보험을 한 번도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개인 실손보험의 적자(보험료 수입에서 보험금과 사업비를 뺀 것)는 2조5000억 원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소수 가입자의 과도한 보험금 수령이 실손보험의 적자 수렁을 야기하고, 이는 곧 전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다초점 백내장 수술, 도수치료, 비타민·영양주사 같은 건강보험 미적용 진료, 즉 비급여 진료를 대규모 적자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백내장 수술 악용 문제가 날로 커지고 있다. 올해 백내장 수술로 청구되는 보험금이 1조1528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5년 전인 2016년 779억원에서 무려 15배가량 급증한 셈이다. 손해보험사 전체 실손보험금에서 백내장 수술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1.4%에서 2020년 6.8%로 4년동안 4.8배 증가했다.
이에 보험사들은 연초 1, 2세대 실손보험 보험료를 6.8~21.2% 인상한 데 이어 7월엔 개인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할증되는 구조의 ‘4세대 실손보험’을 도입했다. 그러나 실손보험의 적자 상황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적자가 가중되자 실손보험을 판매하던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 30곳 중 13곳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이미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올 6월 말 기준, 손해보험사들의 실손보험 보험 손익은 1조4128억원 적자로, 이 같은 추세라면 연간 적자 규모는 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임유진 기자 uj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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