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차에서 금소법 계도 기간 종료를 앞둔 보험업계의 현 상황을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이번에는 MZ 세대(밀레니얼 세대+Z 세대) 신입 사원들에게 이색 이벤트를 진행한 보험회사가 있다고 해서, 그 비하인드스토리를 들어보고 기자도 직접 체험한 후기를 재미나게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화손해보험은 여의도에 위치해 있는데 을지로까지 방문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을지로에는 MZ 세대 사이에서 유행이라는 '컬러 증명사진'을 찍어주는 사진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 촬영 전, 촬영 중간에 사진작가와 고객이 대화를 나누며 고객이 사진에 담고 싶은 이야기와, 본인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뒷배경 컬러를 직접 선택하는 곳입니다. 촬영이 끝난 후 보정 또한 고객과 작가가 함께 진행합니다. '고객 맞춤화'를 위해서죠.
일률적인 흰색 배경, 파란색 배경이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색상을 통해 딱딱한 증명사진보다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을 수 있게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학생 같은 모습보다는 전문적인 직장인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게 촬영했습니다.
촬영을 마친 신입사원들은 "프로필 사진을 찍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과, 함께 사진을 촬영하는 시간이 입사 동기들 간의 즐거운 추억이 됐다"라고 후기를 전했습니다. 촬영 후 개인 SNS 프로필 사진으로 활용했다는 이야기도 있네요.
이어 "가장 기억에 남는 대화는 인턴 생활에 관한 얘기였는데, 인턴과 관련했던 에피소드를 추억하시면서 첫 출근을 기다리시는 모습이 너무 인상 깊었다"라며 "처음은 특히 설레는 법인데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고, 인턴 생활하시면서 최종적으로 뽑히신 것이다 보니 본인의 가치를 더욱 잘 아시는 것 같아 뿌듯했다"라고 후기를 전했습니다.
한화손해보험 신입사원들이 그동안 준비했던 과정들과 앞으로를 기대하는 마음을 담아 사진 촬영에 적극적으로 임한 덕분에, 사진작가 또한 '인생 사진'을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습니다.
촬영한 사진은 신입사원의 로망 중 하나인 사원증과 사내 메신저 이미지로 활용됐습니다.
한화손해보험은 이와 같이, 신입 사원을 위한 이번 웰컴 기프트(Welcome Gift)를 상품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MZ 세대의 특징을 고려해 구성했습니다.
기존에 제공했던 웰컴 키트의 경우 개별 상품 단가 대비 패키징 비용이 많이 발생하고, 각 상품별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맞춤화'와 '경험'을 통해 이를 보완했습니다.
컬러 증명사진 이외에 '맞춤셔츠'도 선물했는데요. 면접 때마다 돌려 입던 면접용 정장이 아닌 개인 취향을 반영한 개인만의 셔츠(정장+비즈니스 캐주얼)입니다. 부모님들께는 신입사원들의 마음을 담은 손 편지가 동봉된 입사 축하 꽃바구니와 정관장 선물세트를 배송했습니다.
이런 일화를 듣다가 사진 촬영이 어떻게 이뤄지길래 MZ 세대 신입사원들이 만족했는지 궁금해진 기자는 해당 사진관을 직접 방문했습니다. 대가성이 전혀 없는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체험입니다.
네이버 예약을 통해 9월 13일, 오후 7시로 예약했습니다. 다행히 회사 근처라 퇴근하고 바로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지도를 보니 을지로 3번 출구 근처라고 나오는데 생각보다 찾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건물 2층에 위치해 있는데, 간판이 없었기 때문일까요?
결국 인스타그램에 사진관을 검색해서 '길 안내'를 보고 찾았습니다. '간판 없는 사진관이라... 이게 바로 '힙지로(힙한 을지로)'인가?' 라고 생각하며 들어갔습니다.
사실 건물이 조금 낡아 보였지만, 사진관 안으로 들어가니 이른바 '감성 카페' 같은 느낌이 물씬 났습니다. 포근하고 아늑한 분위기였습니다.
화장대에 앉아 화장과 머리를 손질하며 사진작가와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예정 시간보다 일찍 방문한 덕분에 다양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요. 사진관에 방문한 계기, 담고 싶은 이야기뿐만 아니라 하루 동안 있었던 일, 기자의 꿈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며 사진을 어떻게 찍을지 자연스럽게 정할 수 있었습니다.
대화 끝에 기자는 뒷배경 색상을 분홍색으로 골랐습니다. 사실 이유는 단순합니다. 기자가 가장 좋아하는 색깔이기 때문입니다. 사진 작가는 고객에게 배경 색깔을 추천할 순 있지만, 고객의 '맞춤화'를 통해 최대한 의견 개입 없이 고객의 생각을 이끌어낸다고 합니다.
사진 촬영이 시작됐는데, 처음에는 기자 스스로가 생각해도 로봇이었습니다. 자세를 고쳐 앉을 때마다, 웃을 때마다 삐걱삐걱 소리가 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셔터를 누르면서 계속 고객의 예쁜 모습을 발견해 주고, 칭찬해 주는 사진작가 덕분에 점점 긴장을 풀고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저 마다의 예쁜 모습을 기록해 주고자 하는 사진작가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이래서 신입사원들이 본인 인턴생활 얘기도 스스럼없이 꺼내고, 웃으면서 촬영할 수 있었구나'를 몸소 체험한 순간이었습니다.
사진 촬영이 끝나고 컴퓨터 앞에 앉아 사진 보정을 함께 했습니다. 분홍색 배경의 채도와 명도를 기자가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다 예쁜 것 같아서 고민이 됐는데, 이야기를 나누며 기자가 가진 이미지에 맞게 채도와 명도를 조절했습니다. '개인 맞춤화'라는 메시지가 명확히 전달됐습니다.
보정이 완료됐습니다. 보정이 끝나면 사진을 인화해 포토카드와 함께 봉투에 동봉해 줍니다. 봉투에는 '사진으로 기록되는 오늘의 타임캡슐'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렇게 보험사가 진행한 MZ 세대 신입사원 맞춤 이벤트 체험을 마쳤는데요. 직접 체험해 보니, 신입사원에게 사원증 촬영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MZ 세대의 니즈를 충족하는 이벤트였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MZ 세대로부터 '보험사는 왠지 고리타분할 것 같아'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이렇게 보험사가 MZ 세대의 특성을 고려해 직원들과 소통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향후 더 다양한 활동으로 직원 및 고객들과 소통하는 보험사들의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여러분, 요즘 유행하고 있는 '짠테크(짜다+재테크)'라는 말 아시죠? 다음 회차에서는 보험으로 짠테크할 수 있는 꿀팁에 대해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래는 사진 작가와 진행한 미니 인터뷰입니다.
Q.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A. 원래 친구들 사진 찍어주는 일을 좋아했고, 중학생 때부터 포토샵 하는 일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내가 좋아하는 일 두 개를 모두 할 수 있는 일이겠다 싶어서 직접 사진관을 오픈하게 됐습니다.
Q. 이 일을 하며 가장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인가요?
A. 요즘은 본인 외모를 마음에 들어 하시는 경우가 거의 없고 다들 못났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거든요. 제가 보정을 많이 해드린 것도 아니고 자연스럽게 해드렸는데도 사진을 받고서 엄청 좋아하시고 자존감 올라가는 것 같다고 하시거나, 하루 종일 사진이 마음에 들어 들여다보신다고 하실 때 그렇게 뿌듯하고 기분 좋을 수가 없습니다. 내가 이래서 이 일을 재밌어하는 거구나 싶어요.
Q. 앞으로는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A. 사실 올해 당장 사진관을 오픈할 계획은 아니었지만 열심히 하는 만큼, 생각했던 것보다 손님들께서 알아봐 주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내년쯤부터는 사진관을 점점 크게 넓혀 좀 더 쾌적한 공간에서 가족사진도 촬영하고 싶네요.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알 수 없듯이 앞으로 이 사진관이 어떻게 변해갈지는 알 수 없겠지만, 그저 묵묵히 당장 눈앞의 계획들을 실천해가며 성장해 나갈 생각입니다.
임유진 기자 uj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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