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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서민들이 원하는 진정한 부동산 정책이 필요하다

기사입력 : 2021-08-2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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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기 건설부동산부 부장이미지 확대보기
▲권혁기 건설부동산부 부장
[한국금융신문 권혁기 기자] 정부가 부동산 중개 보수 개편안을 내놓았다. 현재 6억~9억원 미만 주택에 대한 중개 보수는 0.5%인데, 이를 0.4%로 낮추고 9억원 이상 주택에 대해서는 현행 0.9%를 0.5~0.7%로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부동산 중개수수료는 과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공인중개사무소를 끼고 서울에서 9억원짜리 아파트를 거래하면 중개보수는 810만원이다. 매수인과 매도인, 양쪽에서 다 받으면 1620만원이다.

임금직무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대한민국 전체 평균연봉은 4328만원, 중위값은 3398만원이다. 한 달에 9억원짜리 아파트 세 번만 중개하면 평균연봉 이상을 벌게 되는 것이다.

중개수수료를 손보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 중개수수료가 비싸진 현상은 정부가 집값을 잡지 못해 폭등하면서 벌어진 것이라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집값이 비싸지면서 수수료도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집값 안정이다. 작금의 부동산 대란을 경험한 무주택자들은 지금 사면 상투를 잡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아니라 지금 사지 못하면 평생 내 집은 없다고 믿고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손해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래서 집값 하락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집값이 떨어지면 고점에 내 집을 마련한 사람들의 반발이 거셀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본전 생각’에 싼값에 집을 내놓기도 어렵다.

그렇기에 정부는 어떻게든 집값 안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러면서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도모해야 하는데 지금 정부의 정책들은 오히려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방해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3일 시중은행과 회의에서 개인의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수준으로 제한할 것을 요청했다. 연봉이 5000만원이면 최대 대출이 5000만원으로 제한되는 것이다.

대형 공모주 청약과 부동산 구매에 따른 가계대출 증가를 막겠다는 취지였지만 내 집 마련을 꿈꾸던 개룡이’(개천에서 용 나듯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전문직이나 대기업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은어)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부부합산 연봉이 6000만원(2자녀 신혼부부는 7000만원)이 넘으면 생애최초 주택구입이라고 할지라도 저리인 주택도시기금 구입 자금 대출(디딤돌 대출)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주택 가격 5억원 이하여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받더라도 모자란 부분은 신용대출로 메꿔야 하는데, 이를 막으니 주택 구입 잔금을 치르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은행에서 까다롭게 판단해 빌려주는 건데 왜 이것도 줄이려고 하냐. 부동산 가격 올리고 경제 망가진 게 대출 받은 사람 잘못이냐고 성토했다.

정부의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정책도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시장에 매물이 많아야 집값이 떨어질 수 있는데, 각종 부동산세 과세가 치솟자 다주택자들이 매매 대신 증여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5월 대비 16.6% 축소됐다. 지난 6월 각종 부동산세 과세 대상자 확정 이후 매물이 감소한 것인데 한국부동산원 집계 결과 6월 서울 아파트 증여건수는 1698건으로 전월(1261) 대비 1.3배 증가했다.

다주택자들에 대한 과세와 함께 시장에 매물을 내놓을 수 있게 출구를 마련해줘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셈이다. 세금으로 손해를 볼 바에는 증여를 선택한 것이다.

과도한 공공개발도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되질 못하고 있다.

대중은 공공개발이 아닌 민간개발을 원하고 있다. 공공개발은 개발이익의 상당 부분을 공공이익으로 환수하기 때문에 해당 지역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정부 계획대로 13만호 이상이 공급될지는 미지수다.

사전청약도입은 당장 집값 안정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실질적 공급이 이뤄져야 하는데 사전청약은 무주택자들의 심리적 안정정도의 효과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사전청약 신청 지역의 입주는 빨라야 2025년인데 이마저도 확정이 아니다. 변수가 발생할 경우 계획은 틀어질 수 있다.

집값 안정을 위해 정부는 공공개발을 주거취약계층에 대해 집중하고, 민간에서 충분히 공급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주택수요자들이 원하는 주택의 형태, 지역 등 시장조사를 실시해 대중이 원하는 정책을 제시하고 적재적소에 공급할 필요가 있다. 시장을 지배하려는 정책은 반발심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또 조정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로 구분해 대출과 세금 규제를 하는 것은 후행적이고 합리적이지 않다. 일부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에 매물이 나올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래저래 서민들은 희망고문에 가까운 정부 정책들로 고통을 받고 있다.

권혁기 기자 khk0204@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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