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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중 ‘G’ 혁신하는 금융권 (3)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두 팔 걷어

기사입력 : 2021-08-17 00:00

(최종수정 2021-08-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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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 내부통제 강화
불완전 판매 근절, 혁신으로 고객신뢰 제고

▲사진: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미지 확대보기
▲사진: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전 세계에 ESG(환경·사회 공헌·지배구조) 바람이 불고 있다. 금융권도 이사회 내 ESG 경영 전담 기구를 만들고, 자체 평가 체계를 수립하는 등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본 기획기사에서는 5대 금융그룹의 거버넌스(G) 확충 현황과 계획을 살펴본다. 〈 편집자주 〉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금융’을 올해 경영목표로 제시한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소비자보호 강화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손님의(Of the Customer), 손님에 의한(By the Customer), 손님을 위한(For the Customer)’ 리스크 관리로 신뢰를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발간한 ‘2020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ESG 경영 의지를 밝혔다. 김 회장은 보고서를 통해 “이사회 내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통해 ESG 관련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가치를 높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경영위원회는 올해 3월, ESG 경영을 포함한 지속가능경영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기 위해 신설된 하나금융 이사회 내에 있는 위원회다. 같은 달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도 금융권 최초로 이사회 내에 설치했다.

자회사들도 연이어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를 설치하며 소비자 보호 강화에 나서는 중이다.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불완전 판매 근절을 위해 투자 상품 내부통제 프로세스도 개선했다.

소비자 보호 강화 배경에는 은행과 증권업을 중심으로 일어난 사모펀드 사태 등 불완전판매 사고가 있다.

특히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금융감독원 심의를 받고 있는 하나은행의 그룹사로서 하나금융이 가진 책임은 무겁다.

◇ 경영진이 나서 ‘소비자보호’ 역량 강화

금융은 개인의 일생에 걸쳐 모든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 때문에 기본적으로 리스크(risk·위험)을 내포한다.

거래에 있어 금융상품의 공급자인 금융회사가 수요자인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금융 사기 등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금융회사보다 정보나 자본, 교섭력 등에서 열등한 지위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리스크에 민감하게 신경 쓰며 규제를 두거나, 피해자 구제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금융소비자 보호’ 행위다. 금융소비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금융회사에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금융산업 전체와 국가 경제 위기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금융소비자 보호는 정부뿐 아니라 금융회사 자체 노력이 대단히 중요하다.

하나금융은 올해 3월 그룹사가 나서서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를 신설했다.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 관련 위원회를 설치한 것은 금융권 최초 사례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에 따라 소비자보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처다. 그룹과 자회사 경영진이 함께 발맞춰 ‘소비자보호’ 역량 강화에 나섰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는 그룹 소비자 리스크 관리 정책을 결의하고 자회사 소비자리스크관리 활동 현황 등을 점검한다. ‘손님 중심의 리스크 관리를 통한 신뢰 강화’가 목표다.

하나금융은 그룹 전체의 효율적 소비자 리스크 관리를 위한 지배구조 체계를 구축하고, 계열사에서는 금융상품의 선정부터 판매,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에 걸쳐 위험요인을 분석하고 대응한다.

하나금융은 이러한 프로세스 구축을 통해 그룹 내 소비자 보호 체계 완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회사들도 연이어 소비자보호 강화에 동참 중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국내 은행 최초로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을 신설하고 조직개편을 단행한 데 이어 지난 6월 이사회 내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를 새로 만들었다.

재무 상황 점검 등 제한된 업무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 정책과 체계를 수립하도록 역할을 확장한 것이다.

최근에는 신임 사외이사로 금융소비자보호 전문가 최현자 서울대학교 소비자 학과 교수를 선임하기도 했다. 최 이사는 현재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하나금융투자도 지난달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소비자보호 부문 내에 있던 ‘상품감리팀’을 ‘소비자리스크관리팀’으로 변경하고 인원을 충원했다. 해당 팀은 상품 제조부터 사후 관리까지 전 단계를 소비자 관점에서 살피는 역할을 맡는다. 이사회 산하에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도 설치할 계획이다.

하나카드 역시 이달 초 준법 감시인 겸직이던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를 소비자보호업무를 독립해서 수행하도록 임원 역할을 조정했다. 지난해 소비자 중심 경영(CCM) 신규 인증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된 뒤 소비자 권리에 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보호를 위한 손님 중심의 리스크 관리가 강조되고 있다”며 “하나금융은 앞으로 보다 선제적이고 능동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 그룹 소비자 리스크 관리 정책을 수립하는 등 소비자 중심 문화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완전판매’ 위한 제도 운용 나서

하나금융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상품 판매 준칙을 준수하고 다양한 완전판매 관련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주 계열사 하나은행은 먼저 투자 상품 불완전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고자 투자 상품 내부통제 프로세스를 개선했다. 상품 도입 전 사전 검토 회의 절차를 신설하고, 판매 전부터 판매 이후까지의 점검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강화했다.

아울러 영업점 성과평가지표(KPI)에 ‘손님 만족’과 ‘불완전판매’ 항목을 신설하고, 전행을 대상으로 연수를 실시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투자 상품 가입 15일 내 고객이 리콜을 신청하면 불완전판매로 판정될 경우 투자 상품 원금을 배상하는 ‘투자 상품 리콜 서비스 제도’ ▲전화로 영업점 완전 판매 여부를 재확인하는 ‘해피콜 제도’(원금손실 안내 여부 확인, 사전 안내 문자 발송 등) ▲각 영업점 스스로 완전판매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소비자 민원사례를 공유하는 ‘건강한 금융, 검진의 날’ 행사 등을 추진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상품 판매 준칙도 만들었다. 금융상품 등에 관한 중요한 사항을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알기 쉬운 용어로 충분하게 설명할 것을 명시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과 같이 취약한 소비자에 관해서는 소비자 불이익 사항을 우선적으로 설명하고 그 이해 여부를 확인할 것을 의무로 규정했다.

이어 ▲신의성실의 원칙 ▲권한 남용 금지의 원칙 ▲적합성의 원칙 ▲정보보호의 원칙 등 4가지 원칙을 표기해 불완전 판매를 근절하고자 노력 중이다.

계열사의 불완전 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지주 책임으로까지 번지는 것을 막고자 그룹 차원에서 리스크 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은행, 보험회사, 카드회사 등의 개인신용 정보를 모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을 앞두고 소비자 보호 중요성은 더 커졌다”며 “소비자 편의를 높이는 것과 함께 개인 정보보호, 사생활 침해 방지, 불완전 판매 근절 등에 더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보고서를 통해 “올해도 금융산업을 둘러싼 어려운 환경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불확실성 증대와 금융 패러다임 전환 속 하나금융은 사전적인 준비와 철저한 관리로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 회장이 ‘G(지배구조)’ 혁신으로 고객과의 신뢰를 높일 수 있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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