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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4(수)

손태승 vs 손병환, 금융지주 넘버4 격돌

기사입력 : 2021-08-09 00:00

(최종수정 2021-08-0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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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엎치락뒤치락…4위 자리 경쟁 치열
우리, 은행 이익 압도적…비은행 확충 관건
농협, 증권 강점…올디지털 구현·WM 강화

손태승 vs 손병환, 금융지주 넘버4 격돌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우리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가 금융지주 ‘넘버4’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농협금융에 밀렸던 우리금융은 올해 순이익을 끌어올리며 다시 4위로 올라섰다. 다만 농업지원사업비를 제외하면 농협금융이 앞서면서 향후 실적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우리은행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우리금융이 하반기 더 높은 호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협금융은 우리금융에 없는 증권사를 보유하고 있어 비이자이익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빅테크 진출 등 금융환경의 변화가 가속하는 가운데 금융지주들이 디지털 혁신과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는 만큼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 우리, 순익 4위 탈환…비결은 은행 고공 성장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114.9%였다. KB금융(44.6%), 농협금융(40.8%), 신한금융(35.4%), 하나금융(30.3%)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우리금융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1조419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썼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농협금융보다 2500억원 가량 적은 순이익을 내며 5위로 밀려났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농협금융보다 1200억원 앞서 4대 금융 타이틀을 되찾았다.

우리은행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그룹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우리은행의 상반기 순영업수익은 3조348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9% 증가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고르게 성장한 결과다. 우리은행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2조8260억원, 비이자이익은 5220억원으로 각각 7.7%, 42.6% 증가했다.

우리은행의 올 2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37%으로 전분기 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작년 말 1.29%로 최저점을 기록한 뒤 반등에 성공해 1년 전 수준에 근접했다. 핵심 저비용성예금을 늘려 조달비용을 줄인 영향이 컸다. 우리은행의 올 6월 말 기준 핵심저비용성예금은 137조153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10.6% 늘었다. 여신 리프라이싱에 따른 운용금리 개선 효과도 더해졌다.

대출 성장세도 이어졌다. 우리은행의 6월 말 대출자산은 276조222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4.4% 불었다. 국민은행의 대출자산 증가율(2.0%)과 비교하면 2배 높다. 특히 코로나19 금융지원에도 불구하고 우량자산 대출 비중이 88%로 목표치인 85%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88.1% 증가한 1조2830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1조2530억원)보다 300억원 많은 규모다.

우리금융은 전 그룹사가 강도 높은 경영 효율화에 나서 비용도 대폭 줄였다. 우리금융의 2분기 판매관리비용률은 45.9%로 전년 동기 대비 9.1%포인트 개선됐다.

◇ NH, 농지비 부담 전 순익 앞서…비은행 약진


농협금융도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40% 늘어난 1조281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농업지원사업비 부담 전 상반기 순이익은 1조4376억원으로 우리금융보다 180억원가량 많았다. 농협금융의 역대급 실적은 비이자이익이 견인했다.

농협금융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4조1652억원으로 1년 전보다 6.3%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의 경우 작년 상반기보다 81.6% 늘어 1조1780억원을 기록했다. 주식시장 호황으로 자회사 NH투자증권의 위탁중개수수료가 대폭 늘면서 수수료이익만 9837억원을 거둬들였다. 1년 전보다 28.5% 늘어난 규모다. 유가증권·외환파생 손익도 8981억원으로 114.7% 급증했다.

특히 증권사와 보험사 등 비은행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NH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5279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101.7% 늘었다. NH농협생명(982억원)과 농협캐피탈(583억원)도 각각 143.1%, 104.6% 증가한 순이익을 거두며 두 배 이상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반면 농협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년 전보다 17.8% 증가한 8563억원으로 우리은행에 한참 못미쳤다. 이자이익이 2조8537억원으로 8.4% 늘고 대손충당금 부담도 줄었지만 비이자이익은 1247억원으로 46% 감소했다.

◇ 하반기도 우리금융 4위 지킬 듯…기준금리 인상 수혜 예상

국내 금융지주 경쟁 구도는 ‘2강(KB·신한) 1중(하나) 2약(우리·NH)’으로 형성되고 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고 하나금융지주가 뒤를 쫓는 중이다. 4위 자리는 농협금융이 차지하고 있었지만 지난 2019년 우리금융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경쟁이 시작됐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전환 첫해 1조872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4위에 올랐다. 작년에는 2분기부터 농협금융이 역전하면서 연간 실적으로 4위를 수성했다. 우리금융이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2014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농협금융에 팔아버린 것이 결정적인 역전 허용 계기가 됐다.

이로 인해 우리금융은 증권사를 최우선 순위로 인수합병(M&A)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차후 우리금융이 증권사와 보험사 등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확충에 성공하면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도 우리금융이 더 높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은 단기금리 연동비중이 높은 대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예상되고, 대출성장 속도 조절을 통해 가산금리 확보 또한 병행될 것으로 보여 이자이익 증가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3분기 중에는 케이뱅크 관련 일회성 이익 인식과 함께 내부등급법 최종승인이 기대되며 은행 실적호조와 비은행 보강을 통해 확대된 경상이익력을 바탕으로 올해 연간 약 2조3000억원의 이익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금융과 농협금융의 4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지주들은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빅테크·핀테크에 맞설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고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글로벌 영역 확대 등을 통해 지속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 회장은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코로나 상황 속에서 디지털 혁신의 가속화로 모든 생활 양식이 급변하고 시장 예측이 불가능해졌다”며 “하반기 우리금융그룹이 모든 사업에서 최고의 속도를 내고, 획기적 전략으로 시장의 판을 흔드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병환닫기손병환기사 모아보기 농협금융 회장은 “지난 10년의 성장과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유례없이 빠른 경영환경 변화와 다양한 위기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와 세밀한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기”라며 “변화와 혁신을 통한 시장 경쟁력 제고로 농협금융 본연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고 국민과 농업·농촌에 기여하는 새로운 10년으로 거듭날 것”을 주문했다.

농협금융은 하반기 ▲고객 체감 올디지털(All-Digital) 구현 ▲신뢰받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체계 구축 ▲미래지향적 글로벌 네트워크 확보 ▲계열사 간 자산관리(WM)경쟁력 강화 ▲정교한 리스크 관리체계 구축 ▲가치중심 보험사업 정착 ▲내실 있는 시너지 추진 등 7대 중점과제에 전사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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