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지주의 올해 연간 지배지분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총 4조10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거둔 역대 최대 순이익(3조4552억원)을 18.7% 초과하는 규모다.
두 금융지주의 실제 실적이 컨센서스에 부합할 경우 KB금융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리딩금융’ 타이틀을 수성하게 된다. KB금융은 지난해 신한금융을 400억원 차이로 앞서며 3년 만에 순이익 1위를 탈환했다.
작년 1분기에는 신한금융이 2000억원 이상 앞섰지만 2분기부터 KB금융이 역전에 성공했다.
신한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1조191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9324억원) 대비 27.8%, 전분기(4644억원) 대비 156.7% 늘었다. 라임펀드 관련 1회성 비용(532억원)을 제외한 경상이익은 약 1조2000억원 규모이지만, KB금융보다는 소폭 뒤처졌다. 단 KB금융과 신한금융 모두 올 1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거두며 높아진 이익 체력을 입증했다. 공통적으로는 비은행 부문이 약진한 영향이 컸다.
그간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KB증권은 지난해 1분기 210억원 적자에서 올 1분기 2210억원 흑자로 전환한 동시에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해 그룹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주식 거래대금과 고객 수탁고 증가로 수탁수수료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KB국민카드도 비용절감을 통해 작년 1분기보다 72.4% 증가한 141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작년 1분기와 달리 푸르덴셜생명(1121억원) 실적이 반영된 점도 이익 개선에 기여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8월 KB금융에 편입된 이후 지난해 3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됐다.
국민은행은 프라삭, 부코핀은행 등 M&A 영향과 이자이익 및 수수료이익 증가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한 688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KB금융은 1분기 실적에 대해 “핵심사업 부문에 대한 경쟁력 강화 노력과 인수합병(M&A)을 통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결실로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시현했다”며 “순이자이익과 순수수료이익 중심으로 그룹의 핵심이익이 견조하게 증가하고 작년 1분기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성 확대로 부진했던 기타영업손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M&A 효과 가시화로 이제 KB금융의 분기 경상 체력은 1조2000억원대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향후 수수료이익이 다소 감소하고 대손비용이 늘어난다고 가정해도 이제 분기당 1조1000억원 이상의 순익 시현은 전혀 무리가 없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신한금융의 경우 비은행 부문 합산 순이익이 작년 1분기 3330억원에서 올 1분기 6130억원으로 84.1% 늘었고 이익기여도도 34.5%에서 48.1%로 13.6%포인트 확대됐다.
신한금융투자는 위탁수수료 수익과 상품매매수익을 중심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0.4% 늘어난 168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비용 절감 등을 통해 1681억원으로 32.8% 불었다.
지난해 초 편입을 완료한 오렌지라이프(1077억원)의 순이익 역시 81% 늘었다. 이외에도 최근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신한자산운용(112억원)과 2018년 지분 60%를 인수한 아시아신탁(167억원)도 같은 기간 각각 141.4%, 126.2% 수준으로 순이익이 확대됐다.
신한은행은 대출성장과 NIM 개선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656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신한금융은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기초체력을 기반으로 그룹의 경상 당기순이익이 한 단계 성장했다”며 “은행 부문은 조기 자산 성장 전략과 함께 2년 만에 개선된 순이자마진(NIM) 통해 실적이 증가했고, 지난 4년간 일관성 있게 추진한 비은행 중심 성장 전략의 결실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에 대해 “조달비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은행 순이자마진 추가개선이 예상되고 최근소비지표 회복과 자본시장 여건 개선 등 감안 시 비은행 부문 선전 또한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핵심이익 개선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금융지주는 앞으로도 비은행 부문 확장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초저금리 장기화와,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등 경쟁 심화로 은행 업황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리스크도 점점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추가 M&A를 예고했다.
박성현 신한금융 상무는 “그룹 포트폴리오에 없는 부문을 살펴보고 있는데 ROE(자기자본이익률),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 등 기준에 충족하면 자원을 투입할 준비가 돼있다”며 “핀테크나 고객기반을 가진 플랫폼 기업 중 전략 방향성이 맞는 기업들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환주 KB금융지주 부사장(CFO)은 중간배당 계획을 언급하며 “M&A를 위한 내부 유보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겠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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