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9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10원 오른 1,140.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1,140원선을 훌쩍 넘어서며, 장중 한때 원빅(10원)이 넘는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미 채권 금리 급등에 아시아 거래에서도 달러가 강세를 이어간 데다, 코스피지수도 2% 이상 급락하면서 시장 전반에 롱마인드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달러/원의 상승세를 정오를 기점으로 한풀 꺾이기도 했다. 코스피지수가 낙폭을 줄인 데다, 달러 강세 흐름도 둔화되면서 달러/원은 1,130원대로 잠시지만 내려서기도 했 했다.
하지만 장 후반 외국인 주식 순매도 확대에 따른 시장에 달러 수요에 기대 시장참가들이 롱포지션 재구축에 나서면서 달러/원은 재차 1,140원대에 진입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6천422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903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한편,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장 대비 0.84% 높은(위안화 가치 절하) 6.5338위안으로 고시했다.
■ 경상수지 흑자·수출 호조에도 롱마인드 굳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세가 9개월 연속 이어지고, 수출 호조 소식 등이 전해졌지만 달러/원의 상승 흐름을 꺾진 못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경상수지는 70억6천만달러(약 8조343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째 흑자일 뿐 아니라 지난해 같은 달(5억8천만달러)보다 64억8천만달러나 늘어난 것이다.
특히 수출 호조에 따라 상품수지 흑자폭이 커진 것이 눈에 띈다.
상품수지 흑자는 57억3천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6억6천만달러나 증가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통상 경상수지 흑자나 수출 호조 소식은 달러/원 하락 요인으로 부각되고, 역외의 달러 매도의 빌미를 제공하곤 했으나, 워낙 미 금리 급등에 대한 시장 불안감이 크다 보니 오늘 서울환시에는 이렇다 할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상수지 흑자뿐 아니라 미 주가지수선물도 장중 상승 흐름을 이어갔지만, 역내외 참가자들은 롱마인드를 유지하며 달러/원 상승에 베팅했다"고 덧붙였다.
■ 10일 전망…美 채권 금리 향방 '촉각'
오는 10일 달러/원 환율은 달러 강세 지속시 1,140원대 안착 시도와 함께 추가 상승에 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달러 강세 여부는 미 채권 금리 움직임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채권 금리 움직임은 미 주식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주식 시장 등락과도 직결될 수밖에 없다.
결국, 미 채권 금리 추이가 서울환시 주변 대외 가격 변수의 모든 움직임을 또 한 번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아울러 코스피지수가 3,000선 붕괴 이후 곧바로 회복하지 못하고 연일 하락 움직임을 이어갈 경우도 서울환시 참가자들 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미 채권 금리 상승 움직임이 계속되고, 외국인 주식 순매도세가 멈추지 않는다면 달러/원은 1,140원대에서도 추가 상승을 엿볼 것"이라며 "특히 코스피지수의 3,000선 회복이 오랫동안 이뤄지지 않는다면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롱마인드 또한 쉽사리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달러/원이 1,150원선 주변까지 올라서면 가격메리트와 당국의 시장 개입 경계심도 시장 전반에 확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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