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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경제 성장 동력될 것”

기사입력 : 2021-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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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관료에서 자본시장 책임지는 거래소 수장으로
사업 다각화 제고…경영혁신 통해 거래소 경쟁력 강화

▲사진: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미지 확대보기
▲사진: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한국금융신문 홍승빈 기자] “자본시장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육성하겠습니다. 우리 경제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어갈 혁신성장 기업 육성에 한국거래소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달 26일 온라인으로 열린 거래소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포부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손병두 이사장은 자본시장이 건전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경제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거래소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손 이사장은 이를 위해 취임 후 현재 자본시장의 현안을 파악하고 여러 과제들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자본시장의 환경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데 역점을 두고 거래소를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 자타 공인 금융정책 전문가…자본시장 과제 떠맡아

지난 1989년 33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총무처 행정사무관으로 관료 생활을 시작한 손 이사장은 과거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부, 세계은행 등을 거치며 경험을 쌓았다. 이후 대통령비서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요직을 거쳤다.

그의 화려한 경력만큼 손 이사장은 자본시장 현안과 금융정책 측면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이에 업계에서는 손 이사장이 금융당국과 시장의 가교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거래소 이사장으로서 그에게 주어진 과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3200포인트를 넘어서는 등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해 국내 증시 변동성은 재차 커지고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증시 건전성 강화와 함께 기술특례 상장제도, 파생상품시장 확대, 대체거래소 도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주식시장 내 많은 유동자금이 몰렸지만, 여전히 단기 테마성 종목에 편중돼있는 점도 개선해야 한다. 성장성이 유망한 혁신 벤처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코스닥뿐 아니라 코넥스 시장의 활성화 또한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당장 오는 3월부터 재개될 공매도 제도와 관련한 제도 정비와 기업 진입·퇴출심사 기능강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시장 규율 회복 등도 신속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손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취임사에서 “기업의 혁신과 도전을 지원하고 경제 성장에 필요한 동력을 공급하는 것은 거래소에 주어진 최우선 과제”라며 “초기 혁신기업의 디딤돌 시장인 코넥스의 기능을 강화하고, 유니콘 기업이 보다 쉽게 상장할 수 있도록 시장평가와 성장성 중심으로 증시 진입요건을 조속히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 미래 성장성 중심 진입요건 개편…ESG 정책도 확대

손 이사장은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불공정거래를 근절하고, 투자자에게 신뢰받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손 이사장은 지난달 26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임기 중 가장 중점을 둘 분야에 대해 △미래성장동력 육성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사업 다각화 등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거래소는 우선 한국판 뉴딜, 4차 산업 혁명 등 신(新)경제를 주도할 미래 성장기업들을 자본시장을 통해 적극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손 이사장은 “이를 위해 미래 성장성을 중심으로 진입요건을 개편할 것”이라며 “초기 성장기업들이 필요한 회계관리, 공시 컨설팅, 반값 공유오피스 등 맞춤형 지원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경제 회복의 핵심인 뉴딜정책 지원을 위해 뉴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파생상품을 제공할 것”이라며 “사회책임투자(SRI)채권 활성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불공정거래를 조기 적발을 위해서는 감시체계를 강화한다.

손 이사장은 “투자자의 정보 접근성 제고를 위한 제도·인프라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며 “공매도에 대한 사전 점검과 사후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시장의 의견을 수렴해 불합리한 제도 및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거래소의 사업 다각화를 위해 시장정보 데이터·인덱스 등 거래소가 보유한 자원을 활용해 사업영역 및 수익성을 확대할 것”이라며 “장외 중앙청산소(CCP), 정보저장소(TR) 등 청산결제 관련 서비스를 다양화해 주요 수익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정책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손 이사장은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의무공시를 현재 자산총액 2조원 이상에서 단계적으로 확대해 오는 2026년까지 모든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에게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경우 ESG 정보공개 가이던스 제정 등 자율공시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라며 “단계적 공시 의무화를 추진해 2030년까지 모든 유가증권 상장기업에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ESG 정보공개 필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국내외 ESG 정보를 집중한 ESG 정보 포털을 구축하고, 상장기업 대상 ESG 교육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50년 탄소 중립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저탄소 경제를 유도할 수 있는 ESG 지수도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손 이사장은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탄소 효율의 단계를 넘어, 저탄소 감축 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등 기후변화와 저탄소 시대에 부응하는 적극적인 ESG지수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코스피지수가 3000포인트를 돌파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다만 코로나19로 촉발된 증시환경 및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등을 고려할 때 현재로서는 적정 수준을 판단하기 곤란하다고 분석했다.

손 이사장은 “이는 우리 증시의 펀더멘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반영된 결과”라면서도 “투자자분들께서는 충분한 준비와 학습을 통해 신중하게 투자 판단을 내리실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 불법 공매도 적발 강화…시장감시 인력·조직 개편

손 이사장은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공매도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시장조성자의 공매도 관리 중심으로 공매도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또 불법공매도 근절을 위한 적발시스템을 신속히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에 맞춰 공매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의심거래 점검 주기를 단축하는 한편, 시장조성자의 의무 위반을 지속해서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신규 적발기법을 개발하고 시장감시 강화를 위한 인력·조직도 개편할 계획이다.

손 이사장은 “시장조성자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우려가 있다”라며 “시장조성자에 대한 공매도 호가의 업틱룰 폐지 등과 같은 조치를 신속히 시행해 공매도 시스템의 투명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이사장은 공매도를 향한 개인투자자들의 불편사항에 공감한다면서도 무분별한 공매도 참여 확대는 피해를 양산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기관, 외국인과 비교해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를 위해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라면서도 “다만 신용도, 정보력 및 위험 감수 능력 등이 낮은 개인투자자에게 공매도 기회를 무분별하게 확대 제공할 경우, 오히려 손실 발생 우려가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성자 제도 개편 발표가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답을 아꼈다.

거래소 등 금융당국은 앞서 작년 12월 시장조성자의 공매도에 대해서도 업틱룰을 적용하고 시장조성자의 내부통제시스템 고도화를 유도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시장조성자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손 이사장은 “이번에 발표한 방안은 다양한 시장참여자의 입장을 경청하고 고심해 마련한 것”이라며 “특히 개인투자자의 목소리를 고려함에 따라 시장에 유동성을 상시 공급하는 시장조성자 제도의 혜택 범위가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도 개선사항 시행 전에 추가 개편을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개편사항 시행 후 효과를 면밀히 분석한 다음 추가 개선사항이 있으면 금융당국과 협의해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시장조성자의 거래소 공매도 규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시장감시위원회의 회원징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시장조성자제도와 관련해 시장에서 제기되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개선방안도 착실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He is…

△1964년 8월 출생 /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 졸업 / 서울대 행정대학원 정책학과 졸업 / 1989년 제33회 행정고시 합격 / 1990년 총무처 행정사무관 / 2001년 종합정책과 서기관 / 2003년 세계은행 선임이코노미스트 / 2005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 2006년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 국제기구과장 / 2008년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 외화자금과장 / 2010년 국제금융국 국제금융과장 / 2011년 G20 기획조정단장 / 2013년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 2014년 금융서비스국장 / 2015년 금융정책국장 / 2016년 상임위원 / 2017년 금융위 사무처장 / 2019년 금융위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 / 2020년 12월 한국거래소 이사장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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